[아침신문 솎아보기]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647개 정부 주요 시스템 마비
정부, 2022년 카톡 먹통 당시 데이터센터 이원화 지시
15년 만에 대규모 개편한 카톡… 중앙·동아 “이용자들 혹평에 개선”

지난 26일 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해 647개의 정부 주요 시스템이 일제히 마비됐다. 그중 96개 시스템은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 정부24, 모바일 신분증, 우체국 우편·택배·금융 서비스, 범칙금 납부 등 정부의 온라인 행정이 멈췄다. 2022년 10월 카카오톡이 입주한 경기도 성남 판교의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불이 난 지 3년여만이다. 당시 5000만 국민이 가입한 카카오톡을 포함해 국민 생활에 스며든 카카오 계열 플랫폼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화재는 지난 27일 오후 6시쯤 진화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하다. 중요 민생 시스템은 밤을 세워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3년 전 카카오톡이 먹통 됐을 당시 정부는 카카오톡에 똑같은 기능의 서버 2대를 데이터센터 간 동시에 가동할 수 있게 이원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손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자 아침종합신문들 1면은 일제히 ‘정부판 카카오톡 먹통’ 사태 소식을 다뤘다.
카톡 먹통 사태처럼 배터리 불이 원인, 데이터센터 이원화 미비도 유사
이번 정부 시스템 마비 사태는 3년 전 카카오톡 먹통 때와 유사하다. 카카오톡 역시 데이터센터 전기실 내부의 배터리에서 불이나 전체 전원이 차단돼 서비스가 멈췄다.

당시 시총 22조 기업인 카카오는 다른 곳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등 비상복구 대책 마련에 소홀했다고 지적받았다. 2022년 10월17일 조선일보는 4면 기사에서 “10년 전인 2012년 4월에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끊겨 카카오톡이 4시간가량 먹통이 됐는데, 카카오의 데이터센터가 단 한 개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됐다. 당시 카카오는 사과문에서 ‘어서 돈 많이 벌어서 대륙별로 초절전 데이터센터를 분산 가동해 안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카카오는 매출 6조1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수도권에 4곳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버 3만2000대를 둔 판교가 ‘메인 데이터센터’다. 카카오는 비용 문제를 이유로 판교 센터의 트래픽을 소화할 만큼 충분한 공간을 다른 데이터센터 3곳에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소 메인 데이터센터가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재난 복구 훈련도 제대로 이루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29일 한겨레는 3면 <2년 전 행정망 마비 겪고도…정부, 전산망 이중화 손놓고 있었다> 기사에서 “3년 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를 계기로 기업에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를 요구했던 정부가 정작 재해복구(DR·Disaster Recovery)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 12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개선책으로 ‘데이터센터 간 이중화’를 요구한 바 있다.
한겨레는 “정부는 동작(액티브) 중인 서버가 화재 등으로 멈췄을 때 대국민 서비스가 차질 없이 제공되도록 대기(스탠바이) 서버를 외부 데이터센터로 분산할 것을 주문했다. 나아가 똑같은 기능의 서버 2대를 데이터센터 간 동시에 가동할 수 있게 ‘동작-동작’ 형태로 이중화할 것도 요구했다. 실제 정부는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서비스가 일시에 중단될 경우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방송통신발전기본법상 ‘재난관리 의무 대상 기업’을 기존 이동통신사에서 부가통신사업자 및 데이터센터 사업자까지 크게 확대했다. 네이버, 카카오, 삼성전자, 구글, 쿠팡 등의 기업에 재난관리 책임이 부여된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작 정부는 데이터센터 이원화를 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한겨레는 “하지만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도 민간 사업자가 아닌 정부 전산망의 이중화에 대해선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는 탓에 행안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의 허술한 관리 체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민간 기업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조선·한겨레 “카카오톡에 보완책 지시한 정부, 정작 자신들은 손 놓아”
조선일보는 <국가 전산망 마비, 재생에너지 무분별 확대에 보내는 경고음> 사설에서 “2022년 카카오톡이 화재로 마비됐을 때 전 국민이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국가 전산망은 카카오톡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당시 카카오톡에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해 놓고 정작 정부는 2년여간 손 놓고 있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정부 디지털 심장부’ 마비, 정보기술 강국 맞나> 사설에서 “정보기술(IT) 강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이 무슨 황당한 일인가. 2022년 ‘카카오 먹통’ 사태 때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던 정부가 정작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국정자원’ 화재로 국가전산망 올스톱… 이게 대한민국 맞나> 사설에서 “ 3년 전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서버 분산, 실시간 백업 체계 구축 등의 대책을 강도 높게 요구해 놓고는 정작 국가 전산망 관리는 손놓고 있었던 셈이다. 국정자원의 자동 백업 시스템은 시험 가동 중이고 충남 공주의 백업서버센터 개소는 예산 문제로 연기됐다고 한다”라고 지적한 뒤 “2년 전에도 국정자원의 네트워크 장비 이상으로 행정 전산망이 마비된 적이 있는데, 땜질 처방만 하다가 사태를 키운 꼴이 됐다. 정부는 국가 전산망 실태를 전면 재점검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포함한 위기 대비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국정자원 한 층이 불났다고 대한민국 행정이 올스톱되는 현실에선 ‘디지털 정부’ ‘IT 강국’을 운운하는 것조차 낯뜨거운 일”이라고 했다.
15년 만에 대규모 개편한 카톡… 중앙·동아 “이용자들 혹평에 개선”
15년 만에 카카오톡 메신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자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이용자들의 주된 불만은 카톡 메뉴 가장 왼쪽에 위치한 친구탭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피드형으로 전환한 것이다. 직장동료 등 지인들의 사생활이 자꾸 보인다는 점이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이에 따라 카카오 측은 28일 “이용자들 반응 및 피드백을 면밀히 듣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개선 방안을 적극 논의 중이다. 친구탭 개선 방안도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경제 1면 <15년 만에 개편한 카톡…이용자 악평 쇄도하자 5일 만에 “개선안 낼 것”> 기사에서 “하지만 개편 이후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속출했다. 23일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카톡 앱 후기에는 1점 평가가 줄을 이으며 ‘불편하다’ ‘본연의 메신저 기능에 집중하라’ 등의 악평이 쏟아졌다. 업데이트 이전 4점 대였던 플레이스토어 평점도 28일 기준 2.8점으로 떨어졌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용자들의 주된 불만은 카톡 메뉴 가장 왼쪽에 위치한 친구탭을 피드형으로 전환한 데에서 나왔다. 카톡 친구가 프로필 사진을 바꿀 때마다 피드에 크게 뜨게 돼 직장 동료 등 지인들의 사생활을 의도치 않게 자꾸 보게 된다는 것이다. 사적인 사진이 카톡 친구들에게 노출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경제 1면 <카톡 개편 혹평 쏟아지자 “친구-숏폼탭 개선”> 기사에서 “카카오톡 개편 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28일 소프트웨어 기업 피엑스디가 카카오톡 개편이 있었던 2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앱스토어에 달린 카카오톡 리뷰 1000개를 분석한 결과 업데이트 전반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리뷰가 42%를 차지했다. 앱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별점 평가’에서도 업데이트 이후 5점 만점에서 1점으로 평가한 리뷰가 크게 늘었다”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특히 이번 업데이트로 목록형에서 격자형으로 바뀐 ‘친구탭’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격자형으로 바뀌며 마치 인스타그램처럼 원하지 않는 친구의 소식과 광고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숏폼탭을 두고도 미성년자가 숏폼에 무제한 노출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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