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캠퍼스에서 지난 4일 개최된 ‘동방경제포럼’의 한 세션에서 ‘북극과 극동의 통합 개발을 위한 책임 있는 파트너십’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캠퍼스에서 지난 4일 개최된 ‘동방경제포럼’의 한 세션에서 ‘북극과 극동의 통합 개발을 위한 책임 있는 파트너십’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북극항로(NSR)는 항로의 거리적 이점으로 매력적이지만, 그 가치가 최종적으로 평가되는 기준은 무엇보다도 선박의 운항일정 신뢰성(schedule reliability)이다.”

이재명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 사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한국에서도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북극항로’ 의제가 ‘동방경제포럼’에서도 다뤄졌다. 지난 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캠퍼스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의 한 세션에서 ‘북극과 극동의 통합 개발을 위한 책임 있는 파트너십’ 주제발표가 채택된 것이다

이날 포럼에 한국측 발표자로 참석한 최수범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은 북극항로와 관련 이같이 ‘신뢰성’을 강조했다.

한국측 발표자로 참석한 최수범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한국측 발표자로 참석한 최수범 한국북극항로협회 사무총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최 사무총장은 “만약 북극항로가 범북극 운송 회랑(Trans-Arctic Transport Corridor, TATC)의 핵심 구성 요소로서 확실한 운영 창구를 공표하고, 더 나아가 이를 꾸준히 지켜낼 수 있다면, 선주는 계획을 세우고, 보험사는 가격을 책정하며, 항만은 운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마디로, “지도는 관심을 끌지만, 신뢰할 수 있는 선박운항 일정표는 화물을 끌어온다”는 것이다.

최 사무총장은 그 신뢰성의 요소로, △운영성과(operational performance), △보증 체계(assurance frameworks), △데이터와 인적 자원(data and people) 등 세 가지를 들었다.

특히, 최 사무총장은 이 세 가지 진행과정에서 “북극 원주민 공동체와의 의미 있는 협력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즉, “협의, 지역 고용, 환경 모니터링을 초기부터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사무총장은 “북극에서 통하는 것은, 어디서든 통한다”면서, 향후 실천 가능한 조치들 중의 하나로 한–러 공동 작업반(working group)의 역할을 제안했다. “선주, 항만, 선급협회, 보험사,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러시아–한국 NSR 공동 작업반’을 분기별로 개최해 운영 문제 해결, 기준 업데이트, 결과 모니터링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 사무총장은 “모든 협력은 국제법과 관련 제재를 준수해야 한다”면서 “초기 프로젝트는 허용된 화물, 안전성 강화, 환경 기초선 수립 및 모니터링 시스템(예: 블랙 카본 배출, 수중 소음)을 우선해야 하며, 교육과 훈련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최 사무총장은 “만약 우리가 예측 가능성, 안전성,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면, 북극항로(NSR)는 지도 위의 유망한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신뢰할 수 있는 운항 일정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안전장치 속에서, 한국은 북극에서 실질적이고, 개방적이며, 책임 있는 방식으로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최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의 대표가 아니라, 북극해운학자이자 산업전문가로서 개인 자격으로 말씀드린다”면서도 “한국은 북극과 극동을 바라보는 데 있어 세 가지 핵심 관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예측 가능성, 안전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다”고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이날 미하일 쿠즈네초프 동부국가계획센터(FANU) 이사가 진행한 포럼에는 발표자로 예브게니 암브로소프 PJSC "NOVATEK" 관리위원회 부회장, 블라디슬라프 마슬렌니코프 러시아연방 외무부 유럽문제국 국장, 일다르 네베로프 국가신탁 "아르크티쿠골" 총책임자, 알렉산더 포시바이 러시아연방 교통부 차관 등이 나섰다.

이날 포럼에는 포항시 항만과 성원들이 참가해 발제자들과 참석자들에게 포항시의 북극항로 개척 의지를 전달하는 홍보를 펼쳤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이날 포럼에는 포항시 항만과 성원들이 참가해 발제자들과 참석자들에게 포항시의 북극항로 개척 의지를 전달하는 홍보를 펼쳤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이재명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 사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각 해안지역에서 이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부산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계기로 북극항로 개척의 주도적 역할을 자임하며 북극항로 개척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으며, 경북, 울산, 전남, 강원 등 바다를 낀 지자체들도 북극항로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날 포럼에는 포항시 천만석 항만과장과 전상희 항만정책팀장이 참가해 포럼 후 발제자들에게 여러 질문과 함께 포항시의 북극항로 개척 의지를 전달하는 홍보를 펼쳐 이채를 띄었다.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극동연방대학교 건물 내부 모습.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극동연방대학교 건물 내부 모습.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극동연방대학 건물.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동방경제포럼이 열린 극동연방대학 건물.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동방경제포럼 개최를 알리는 홍보물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동방경제포럼 개최를 알리는 홍보물들. [사진-통일뉴스 이계환 기자]

한편, 9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린 제10차 동방경제포럼 (Eastern Economic Forum, EEF)은 슬로건이 ‘극동-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이며,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손사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곰보자빈 잔단샤타르 몽골 총리,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70개국 이상 대표단과 베트남, 인도, 중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태국을 중심으로 해외 기업 대표단이 참석했으며, 포럼의 비즈니스 프로그램은 100개 이상의 행사로 구성됐다.

푸틴 대통령은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2025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9월 2일부터 4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5일 동방경제포럼에 합류해 본회의(Plenary Session)에서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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