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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1일 화요일

중국의 금융굴기

강태호 2015. 07. 21
조회수 81 추천수 0
  중국은 부동의 세계 1위 수출국이다. 이미 2009년부터다. 2012년부터는 무역 규모에서도 미국을 누르고 세계 제1위의 무역국가가 됐다. 2012년 미국의 수출입 규모는 3조 8200억 달러인 반면 중국은 3조 8,700억 달러로 앞서기 시작했다. 각국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이미 최대의 수출국이 된 중국이 수입 규모에서도 빠른속도로 미국을 따라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수입규모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1위다. (서비스 교역을 제외한 상품 기준으로 )미국은 2012년 2조 2,800억 달러를 수입했고, 중국의 수입은 1조 8,200억 달러였다.
 그러나 중국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역거래를 달러화에 의존한다. 달러에 대해서 적어도 금융적으로는 종속 상태에 있다.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은 기축 통화 달러, 그에 기초한 금융패권에서 압도적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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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최대의 무역국 외완보유국 채권국
   
 중국은 이처럼 세계최대 무역국이자 4조 달러에 가까운 세계최대의 외환보유국이며 세계최대 채권국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런민)은행>이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달러를 받으면 이를 위안화로 바꿔 보유하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달러가 너무 많아지면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를 해외로 방출하려 한다. 이 때문에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산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 됐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15년 5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1조2703억 달러로 지난 3개월 연속 늘어나면서 1위의 채권국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일본의 미국채 보유액은 5월에 10억 달러 감소해 1조2149억 달러로 내려 앉았다. 5월 말 시점에 주요 외국이 보유한 미국채 총액은 6조1348억 달러였다.
 이 때문에 세계 모든 나라들도 마찬가지만 중국은 달러화 가치 변동과 미국의 이자율 등 재정 금융 정책에 따른 리스크를 그만큼 더 크게 떠안고 있다. 예컨대 시중의 위안화를 줄이기 위해 발행한 중국 국채의 수익률은 연 3%가량이지만 달러 방출을 위해 사들인 미국 국채는 0.5% 안팎이기 때문에 수익률 차에 따른 역마진이 발생한다. 손실을 줄이려면 미국 금리에 맞춰 중국 금리를 조절해야 한다. 결국 수출 중심의 중국 경제규모가 커지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날수록 통화정책의 자율성은 줄어드는 것이다. 채권국임에도 달러의 기축 통화지위가 존재하는 한 채무국 미국의 정책에 따라 재정 금융 등의 정책이 좌지우지 되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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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9일 베이징에서의 AIIB 협정 체결식

 위안화 국제화에서 '금융굴기'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본격 나선 것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부터다. 그리고 이제 중국은 일대일로(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계기로 스스로 주도하는 금융기관마저 설립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중국 주도의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비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지난 6월29일 설립협정을 통해 올해 내 발족할 예정이며, 지난해 7월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현지에서 ‘브릭스판 세계은행’인 ‘신개발은행’(NDB) 설립 협정에 서명했다. 또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상하이협력기구(SCO)개발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과정에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의 금융굴기’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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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결제에서 위안화 비중 세계 5위 2015년엔 아시아 1위

  중국 정부 고문으로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딩이판 세계발전연구소 부소장에 따르면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중국 외환보유고의 외화를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그 여세를 몰아 인민폐(런민빼)의 국제화를 추진하기 위한 여러 조치가 공공연히 시행되었다. 그로부터 5년여 위안화는 세계 5번째 교역 통화가 됐다. 그리고 2014년 위안화 통화 대외무역량은 전체 26조 4330억 위안의 약 20%에 해당하는 6조5500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의 1조6000억 위안에 비해 4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 2014년 10월 말 위안화는 50여 개 이상의 나라와 지역의 준비통화가 되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 면에서 보면 2014년 12월 기준 위안화는 캐나다 달러와 오스트레일리아 달러를 제쳤으며, 미국 달러(국제 교역 통화 중 87%), 유로(6.6%), 파운드화, 엔화(2.69%)를 2.17%의 점유율로 바짝 뒤쫓고 있었다. 그리고 2015년 5월 아시아시장에서는 일본을 추월했다.  물론 5위라 하지만 달러에 비한다면 그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그러나 그 속도는 놀랍다. 2013년 1월만 해도 위안화의 국제교역 결제수단 점유율은 0.63%로 세계 13위였다. 불과 2년만에 5위 자리로 올라선 것이며, 2015년 아시아에서는 엔화를 누르고 최대결제 통화가 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월 27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아시아국가들의 중국(홍콩 포함)과의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31%로 늘어났으며 이는 3년 전의 7%에서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SWIFT는 아시아국가들 가운데 위안화 결제 비중이 10%를 밑도는 국가는 9개국에 불과하다면서 싱가포르, 대만, 한국, 필리핀 등 이들 국가의 대중국 위안화 결제 비중은 이미 5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2012년만 해도 아시아 26개국 중 19개국의 경우 중국(홍콩 포함)과의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10% 미만에 그쳤다.이는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홍콩과의 직접 교역을 확대하면서 위안화의 결제 비중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은 영국,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 유럽의 주요 금융권과  한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카타르국립은행 등 2015년 현재 32개 국가 및 지역과 양자간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지난해에만 서울을 비롯해 호주 시드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타이 방콕 등 11개 도시에 위안화 청산은행도 지정했다.

 결제통화의 지위로 변모

 위안화 국제화의 또 다른 지표는 중국의 대외채무에서 위안화 채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안화 대외채무는 계속 증가해 2015년 4조9000억위안(907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경제매체인 <제일재경>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7월17일 발표한 통계를 인용, 2015년 3월 말 기준 중국의 위안화 외채 잔액은 4조 9424억위안으로 전체 외채(10조2768억위안)의 48.1%를 차지했다. 중국이 위안화 외채를 따로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컨대 무역관련 외채를 보면 위안화 비중이 커지고 있는 데 이는 글로벌 무역시장에서 위안화 결제비중이 높아진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 위안화 외채는 외화 표시 외채와 달리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작고 외환보유고를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외채가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위안화의 사용 비중과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윔 레이메커즈 스위프트 은행시장 부대표는 “인민폐 위안화는 신흥국 통화의 지위에서 결제통화의 지위로 변모하는 중이다”라고 평가했다. 주요 국제 기구 보고서들은 위안화가 앞으로 2년 내에 일본 엔화를 제치고 세계4대 통화 지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구하는 것은 중앙은행이나 중국기업들의 외환거래 위험성이 줄어들고,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가치 변동에 따른 불안정성 등 역기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수출시 거의 대부분의 경우 달러로 거래한 다음 환율에 따라 어느 시점에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는데. 이 경우 수출 기업들의 가격 및 이윤 산정은 최종적으로 환율 변동에 좌우된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이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 이때 달러환율의 하락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달러를 구입하고 위안화를 파는 상황이어서 통화가 너무 많이 풀리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야기될 수 있다. 이 경우 달러는 평가절상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위안화의 가치가 지나치게 하락한다. 두 경우 모두 시장에 또 다른 여러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달러에 의존하는 이상 중국 또는 각국은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취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교역에서의 자국 통화결제는 통화가치 변동에 따른 환전의 위험을 줄이고 환율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불가피한 개입을 줄여준다.
 또한 중국 수입업자들이 위안화로 구매를 하면 국제시장으로의 자국 통화 유출을 용이하게 만들게 되고, 반대로 중국 수출업자들이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면 국내시장으로의 위안화 유입이 용이하게 된다. 이러한 위안화 국제 거래의 증가는 위안화가 결제통화 지위에서 중앙은행들의 준비통화 지위로 탈바꿈하는 데 필수적인 단계이기도 하다.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또 다른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에 위안화가 포함될 것인가다. 지난 5월 26일 국제통화기금은 중국 경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해 위안화 가치가 더 이상 평가절하돼 있지 않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비난해 온 IMF가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 노력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도 위안의 환율은 점진적으로 완화되었다. 1994년 0.3%에 불과했던 변동 폭은 2007년 0.5%가 되었고 2012년에는 1%, 2014년에는 2%가 되었다. 중국 정부는 향후 2~3년 내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위안화의 가치가 자유롭게 변동하도록 할 것이며 2018~2020년까지는 완전한 자본계정 태환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를 배경으로 5월 29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폐막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로 추가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IMF에 의해 발동된 준비자산인 특별인출권은 다른 통화나 금으로 태환이 가능하다. 이 통화 바스켓에 포함되면 해당 통화는 자동적으로 220개국 이상에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현재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는 모두 SDR 통화다. 2010년 국제통화기금은 위안화가 무역과 금융에서 자유롭게 쓰일 수 없다며 SDR 편입을 거부한 바 있다. IMF는 5년마다 한 번씩 SDR 바스켓 통화를 결정하며, 올 11월 IMF 연차 총회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이 공식 발표될 것이다.
 딩이판 세계발전연구소 부소장에 따르면 위안화의 국제화를 본격화하기 위한, 조금 더 정확히 말해 국내외 시장 간에 통화의 상호운용성의 확보는 다음 네 가지 경로를 통해 실현된다. 하나는 무역, 다른 하나는 직접투자, 그리고 중국 인민은행의 승인을 받은 금융시장 채권 구입, 마지막으로 중국 중앙(인민)은행과 다른 나라의 중앙은행 간의 통화 스와프다. 따라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서는 무역 뿐만이 아니라 주식 채권 직접투자 등 금융시스템이 아주 빠르고 심도 있게 개혁돼야 한다. 
 무역결제의 위안화와 함께 중국 중앙은행은 28개 국가 및 지역과 3조 위안 이상에 달하는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그 규모는 중국의 월간 국제 무역량보다 많은 수준이다. 또한 2014년 10월 중국 개발은행은 영국 재무부와 런던에서 30억 위안 상당의 채권을 발행했다. 외국에서 거의 처음으로 발행된 위안화 외국 정부채권이었다. 채권발행 이익은 영국 외환보유고에 귀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준비통화로서의 위안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성과였다. 미국이 반대했음에도 영국이 유럽국가중 가장 먼저 아시아 인프라투자 은행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런 금융부문의 협력이라는 배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본시장의 개방이 관건 

  물론 중국은 아직까지 자본계정의 완전한 자유화, 다시 말해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 및 유출, 출자, 특허 등 여전히 일정한 조건 금융흐름의 자유화에 못미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과 3년전까지만해도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수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일반적이었다. 무역결제 통화로서 위안화가 확대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위안화 국제화는 요원한 과제’LG경제연구원 2012년 10월)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무역결제 통화가 투자 통화로 진화하고 그 다음단계에서 준비통화가 되는 것인데 그러려면 역내 금융시장이 자유화하고 국외 위안화 투자상품이 많아져야 하는데 현재 중국 자본시장 개방 정도는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딩이판 부소장은 중국이 그런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1년 10월 13일부터 기업, 경제기관 그리고 외국인 개인투자자에게까지 현지 통화로 투자하는 것을 허가하였다고 밝혔다. 위안화 적격 외국인기관투자가(RQFII) 제도인데 이전에는 별도의 허가가 필요했다. 이제는 이들이 직접 은행과 거래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2011년 12월 홍콩에 RQFII 한도를 처음 배정한 뒤 대만 런던 파리 싱가포르에 이어 2014년 6월 시진핑 주석의 한국방문 당시 한국에도 800억 위안을 허용했다.
  딩이판에 따르면 2014년 외국계 비금융기관에 의한 중국 내 직접투자 중 위안화 투자는 37%를 차지했다. 외국계 금융기관은 이미 3년 반 전부터 200억 위안 한도 내에서 중국 금융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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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홍콩 증시를 연결한 후강퉁-대외개방의 큰 걸음

 무엇보다도 2014년 11월 17일, 중국 본토 A주 시장과 홍콩 증시를 연결한 후강퉁이 공식 개통되면서 위안화 직접투자는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를 “금융개방이고 금융 개혁이다”라고 평가했다. 상하이증권 애널리스트인 왕펀(王芬)은 “앞으로 A주 시장은 미국 자본시장처럼 전세계 자본에 흡인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대로 이런 흡인력은 시장의 위안화 수요를 계속 왕성하게 할 것이고, 화폐가치의 안정과 국제화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후강퉁이란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투자자들이 규정된 범위 내에서 현지 증권회사(또는 에이전트)를 통한 상대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매매를 하는 상하이와 홍콩 증권시장 거래를 상호 연결한 메커니즘이다. 이로써 상하이와 홍콩 증시간에 전혀 새로운 협력 메커니즘이 구축되어 역내외 주식시장의 상호연결이 실현됐다. 후강퉁이 개통됨에 따라 2개의 증시를 합한 규모는 시가로 계산하면 뉴욕거래소의 뒤를 이은 세계 2위의 주식시장이다. 거래량으로 보면 세계 3위로 뉴욕거래소와 나스닥의 다음이었다.
  후강퉁의 의미는 중국이 자본 항목의 대외개방에 실질적인 큰 걸음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이전 중국의 주식시장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벗어나 있었다. QFII(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 RQFII (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 역외 상장한 중국 ETF(주식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거래 목적의 투자신탁 또는 펀드)  등 투자 루트가 몇몇 있었지만 거래한도액은 중국의 경제규모와 A주 시가총액에 비하면 너무 적은 규모였다. 중국 인민화보사가 발간하는 잡지 <중국>은 “기존 중국의 QFII와 RQFII는 대외에 창문을 연 것이었다면 후강퉁은 문을 연 것이다”라고 비유했다.                  
 그럼에도 딩이판 부소장은 “위안화가 세계적 통화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장기적으로 위안화 채권시장의 규모에 의해 판가름이 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국제기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지난 6월 22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애틀란틱 카운슬은 시티 오브 런던, 톰슨 로이터, 스탠더드 차타드 은행등 주요 금융기관의 후원을 받아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국제적인 위안화 거래 증가가 세계 경제의 건전성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위안화 국제화가 중국뿐만 아니라 대서양 간, 태평양 간 협력 관계에서도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적절히 대응하지 않으면 통화전쟁을 불러 금융시장에 시스템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중국 정부가 정책과 자본계정 개정 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할 수 있는 조직상 규칙상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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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 이어 대규모 투자 펀드 설립

  6월 29일 베이징에서 설립 협정을 체결한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의 자본금은 1000억 달러다. 중국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일대일로(신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위해 400억달러의 실크로드 기금을 설치했다. 그리고 2105년 6월 이번엔 세 번째로 아시아 광역 인프라 투자 건설을 겨냥해 총액 3000억 위안(약 54조원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설정하기로 했다. 실크로드 기금에 이어 3번째 투자 자금원을 설립한 것이다.
 새로 설립하는 투자펀드는 보험 관리 당국이 중국 보험사에서 자금을 조성해 국내외 인프라 건설에 투입할 방침이다. 이 투자펀드 자금은 위안화로 투입할 가능성이 크기에 위안화 국제화 전략과도 연계될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은 국제 통화시스템 내에서 위안화 사용을 늘려가며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6개월 만에 57개 국가의 참여아래 중국이 출범시킨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 프로젝트의 성공은 위안화 국제화를 반영함과 동시에 국제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의 방향 설정과 발전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이 신규 투자은행의 지원을 받는 아시아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위안화 사용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대일로와 자본수입국에서 자본수출국으로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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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일대일로에 맞춰‘3종5횡(3縱5橫)’의 교통간선망 구축과 100대 유통 핵심도시를 선정하고  대대적 인프라 재정비에 나섰다

  그런 점에서 2014년부터 중국이 자본 순수출국으로 바뀐 것은 우연이 아니다. 리다웨이(李大偉)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전체 기업의 대외직접투자 규모는 116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다. 여기에 제3국 융자와 재투자를 더하면 규모는 1400억 달러 정도로 늘어난다. 이는 2014년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 규모인 1196억 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해마다 중국에 투자되는 외국인직접투자는 약 1200억 달러로 23년 연속 개도국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자본 순수출국이 된 것은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무역에서 수출 1위국이 된 뒤 수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무역규모 1위로 올라서고 이런 추세가 계속돼 수입규모에서도 미국을 제치고 셰계 제1위의 시장이 되어가는 흐름과 같은 것이다.
 리다웨이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중국 경제발전 단계가 변화한 결과이며, 경제발전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은 자본이 상대적으로 풍족해졌고, 국내 투하자본 수익율이 다소 낮아져 국내 자본이 외국으로 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이를 중국 기업의 ‘독점적 우위(Ownership advantages)’가 뚜렷하게 높아지면서 대외 투자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거래 비용을 낮추며, 에너지 자원과 선진기술을 획득하려는 시도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가 해외투자 확대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는 막대한 외환보유고, 강력한 정책 지원을 배경으로 인프라 건설, 통신설비 등의 분야에서 비교적 강한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해외투자 확대는 다름아닌 일대일로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자본수출은 동전의 양면에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 추세는 더욱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장샹천(張尙晨)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7월16일 올해 상반기 중국 비금융기관의 해외직접투자는 560억 달러로 전년도 동기 대비 29.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제조업의 해외투자는  50억 9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3.1%나 증가했다. 장 부대표는 특히 “중국의 완성품 설비의 지속적인 수출 성장은 중국이 기존의 주요 소비품 수출국에서 투자품 수출국으로 전환되었음을 다시금 증명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장 부대표는 이 가운데 중국기업은 해외에 68개의 해외경제 무역협력 구역을 건설해 95억 9천만 달러의 투자를 했고, 14만 8천 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다고 덧붙였다.

강태호 선임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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