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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일 목요일

‘친박’ 손도 못댄 ‘성완종 리스트’수사 초라하게 종료


野 “권력 실세 깃털도 못뽑은 초유의 수사”…특검 도입 주장
강주희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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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03  10:20:09
수정 2015.07.03  10: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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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일 경남기업 특별수사팀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 룸에서 ‘성완종 리스트’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82일간의 수사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2일 ‘성완종 리스트’ 관련 수사결과 발표에서 “진인사는 했다는 얘길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 했다는 뜻이다.
지난 4월 9일. 검찰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 이후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33번의 압수수색, 140명 조사, 9.3TB의 방대한 디지털 자료 분석. 그러나 리스트에 등장하는 정·관계 인사 8명 중 실제 기소된 이는 두 명뿐이다. 나머지 친박 실세 6명은 손도 대지 못했다. 검찰의 수사 성적표가 ‘부실하다’는 이유다.
검찰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사 8명 가운데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기소하며 수사를 종료했다. 홍 지사는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 모두 ‘친박계’로 분류되지 않는 인물이다.
기소된 두 명과 함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7억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름만 게재됨),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2억원), 서병수 부산시장(2억원), 유정복 인천시장(3억원) 등에 대해서는 전부 무혐의 처분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10만 달러)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대신 리스트에 없었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인 노건평씨 등 이른바 ‘리스트 밖 인물’들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검찰 소환에 불응한 김 전 대표와 이 의원은 직접 조사 없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노건평씨는 불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에 등장하는 여당 인사들.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김기춘,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완구 전 국무총리, 서병수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의원,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풀리지 않는 의혹.. 대선자금 수사 결과는 없다?
구본선 경남기업 특별수사팀 부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오늘의 수사 결과가 리스트에 대한 판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성 전 회장의 불법정치 자금에 대해 검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검찰의 자평과 달리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다. 애초 수사 초창기부터 정치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성 전 회장의 구체적인 비자금 규모,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사실관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뒷받침할 진술이나 자료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답변만 나왔다.
이번 수사의 핵심인 2012년 대선자금 전달 의혹에서 대해서도 검찰은 “더이상 그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는 단서는 발견 안됐다”라고 밝혔다. 대선자금 수수 의혹을 받아온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 3명에 대한 계좌 추적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구 부팀장은 “성 전 회장이 2012년 11월, 12월에 동원가능한 총액이 얼마였느냐까지 확인했다”며 “자금은 현저히 모자랐고, (돈이) 2012년 11~12월보다는 2012년 3~4월에 집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액과 리스트에 나온 금액이 일치하지 않아 대선자금 의혹 증거로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은 서병수 시장과 유정복 시장에게 돈을 건넨 시기를 밝힌 적이 없다.
野, 특검 도입 주장.. 與 “국정혼란 안 돼”
검찰의 이날 수사 결과 발표 후 야당은 특검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권력 실세에 대해선 깃털조차 뽑지 못한 초유의 수사”라며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야당은 더 이상의 의혹 부풀리기로 국정 혼란을 조장해선 안 된다”며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해선 당헌에 따라 당원권 정지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특검 도입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구 부팀장은 “수사팀은 발족 당시부터 검찰총장으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을 최선을 다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다만 결과에 대해서 여러가지 평가가 있을줄로 알고 있다. 현직 검사로서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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