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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31일 금요일

문재인과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없는 것은 ‘미래’


야당은 당 밖에서 홀로 외치는 천정배만 있을 뿐
이진우  | 등록:2015-07-31 18:07:15 | 최종:2015-07-31 18:14:08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직업상 대학생 혹은 대학원생들과 자주 접하면서, 저희 세대(옛 386)와 2030세대 간 소통의 간극이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전두환 군사정권, 광주민주항쟁, 87년 직선제 개헌, 88년 서울올림픽, 여소야대 국회와 5공 청문회 등이 우리 세대에게는 너무나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현재의 2030세대에게 그것은 그저 역사 교과서 속의 평범한 내용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이들 입장에서 보자면 64년 도쿄올림픽과 88년 서울올림픽이 별반 다르지 않으며, 도리어 박태환이 수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김연아가 피겨 금메달을 딴 2010년 벤쿠버 올림픽이 더 의미 있는 대회로 각인되어 있을 것입니다.
제 큰 아이가 올해에 대학생이 되었고, 이제 내년 총선에서는 유권자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 세대의 경우에는 더 큰 간극이 있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2002년 여중생 추모 촛불집회, 2002년 월드컵 4강, 2002년 노무현 열풍... 이 모든 것 또한 역사 교과서 속의 평범한 내용에 불과합니다. 한마디로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고, 오직 이명박과 박근혜에 대해서만 단편적인 기억을 갖고 있을 뿐이죠.
정치인 문재인과 격랑 속의 새정치민주연합이 직시해야 할 현실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생의 생존 사이클 속에서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보수화될 수밖에 없는 40대 후반 이상의 기성세대에서 보수여당이 비교우위를 누리는 상황에서 진보야당이 가야할 길은 현재의 2030세대와 앞으로 매년 새롭게 유권자로 유입되는 현재의 10대 후반과 소통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까지도 김대중, 노무현, 호남, PK, 민주화, 6.15선언, 촛불집회, 반독재, 민중, 반미, 반제국주의 등의 레토릭을 20년 넘게 그대로 외치고 있습니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이승만...박정희...전두환...박근혜로 넘어오는 권위주의 정권보다 참신하고 민주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2030세대와 제 자식 세대에게 있어서는 역사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똑같은 ‘과거’일 뿐이죠.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대한민국 정치는 한동안 격변의 연속이었습니다. 1992년 역사 바로 세우기와 5공/광주 청문회, 1997년 헌정사상 첫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 2002년 노무현 돌풍까지… 정말 질풍노도의 시간들이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선거의 승자는 항상 ‘미래’를 이야기한 세력이었고, 대선 이후의 정국 또한 미래를 위한 개혁과 쇄신이었습니다.
그러나 2007년 대선부터 이 같은 프레임이 깨져버렸습니다. 이 무렵부터 진보야당은 보수여당과 차별화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이명박이 박정희의 향수를 자극할 때 민주당은 과거-현재-미래 중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가운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다가 참패를 면치 못했고, 2012년 대선에서는 먼 과거를 이야기하는 보수여당에 맞서 가까운 과거를 이야기하며 또다시 패배했습니다. 그리고도 정신을 못 차려 지금까지도 ‘노무현 프레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래와 쇄신을 말하지도 못하고, 혹 말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보야당… 그것이 현재의 새정치민주연합입니다.
야당이 헤메고 있는 사이에 새누리당은 그들 수준에서 미래를 준비해나가고 있습니다. 김무성은 열린 소통의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며 탈권위주의적인 새로운 계파수장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고, 유승민은 ‘따뜻한 보수(합리적 보수)’를 표방하고 있고, 남경필과 원희룡은 도정경험을 토대로 상생정치를 실천해나가고 있습니다. 과연 야당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현재 야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투쟁이 국민의 관심을 못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 ‘김대중 시즌2’와 ‘노무현 시즌2’중 어느 쪽으로 갈 것이냐는 빤히 보이는 시나리오 속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그들에게는 그 향배가 중요할지 모르지만 2030세대와 제 자식세대에게 있어서는 과거와 과거의 노선투쟁일 뿐입니다. 중국 공산당으로 말하자면 모택동과 등소평 중 누가 맞는가를 놓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죠.
오픈프라이머리…탕평인사…우클릭…개헌…선거제도 개펀…국회의원 정수 조정…이 모든 것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거기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이들이 지향하는 목표, 쏟아내는 메시지, 당직인선, 제도개혁 중 어느 곳에서도 ‘미래’를 향한 꿈, 의지, 열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승민은 현직 대통령과도 맞짱을 뜨며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야당은 당 밖에서 홀로 외치는 천정배만 있을 뿐 당내에서 문재인과 맞짱을 뜨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치인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대로 가면 현재의 권력 프레임에 이어 미래의 권력 프레임까지도 보수여당에게 선점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2007년 대선에서 과거 냄새가 물씬 풍겨났던 이명박이 미래를 이야기하고 미래 향기를 듬뿍 쏟아냈어야 할 정동영이 과거로 비쳐졌던 아픔을 2017년 대선에서 또다시 겪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지금 문재인과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없는 것은 바로 ‘미래’입니다.
이진우 /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KPCC) 소장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news/mainView.php?uid=3829&table=byple_news 

"젠장, 고래가 시장바닥 생선입니까"

[작은것이 아름답다] 고래·① 고래 사랑의 시작은 '분노'

정일근 경남대 교수2015.07.31 17:44:18


저는 시인입니다. 대학에서 강의하지만, 고래와 무관한 전공입니다. 고래를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울산에 주소를 둔 1992년 뒤로 '고래의 파수꾼'으로 살고 있습니다.

울산광역시는 자칭 '고래도시'입니다.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 속의 고래부터, 천연기념물 제126호인 귀신고래회유해면인 고래바다를 가졌습니다. 여기에 장생포항이 있습니다.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고래잡이에 대한 모라토리엄(Moratorium)을 선언한 1985년까지 포경기지였습니다. 장생포 일대는 전국 유일의 고래문화특구입니다.

하지만 이건 그 주체인 고래들에겐 죄짓는 일입니다. 이런 환경이 저를 고래를 사랑하게 만들었습니다. 장생포에는 고래를 잡을 때보다 고래잡이가 중단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 20배나 많은 고래고기 식당이 즐비합니다. 고래를 사랑하는 일의 그 처음은, 분노에서 시작됐습니다. 고래에 대해서는 분노할 줄 알 때 뜨거운 사랑을 합니다. 울산에서, 한국에서, 아시아에서 고래를 사랑하는 일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에 우리 고래의 현주소가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제 고래보고서는 시인으로 다소 '감성'적이고,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으로 지극히 '감정'적인 보고서라는 것 또한 밝힙니다.
▲ 울산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낸 참돌고래. ⓒ정일근

당신은 고래를 본 적이 있습니까? 텔레비전이나 영화, 수족관 속 돌고래가 아니라 우리나라 바다에서 고래를 본 적이 있습니까? 고래박물관의 고래모형이 아닌 살아 있는 고래를 본 적이 있습니까? 비싼, 죽은 고래고기가 아닌 우리 바다에서 힘차게, 살아서 헤엄치는 고래를 직접 본 적이 있습니까?

고래의 가장 큰 매력은 장엄한 항진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면 누구나 반하게 됩니다. 바다에서 고래는 절대 제 모습을 온전하게 다 보여주지 않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적이라는 것을 고래는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고래의 출현은 순식간입니다. 한순간의 만남, 그것만으로 사랑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픈 사실이지만, 고래는 죽어서야 제 모습을 다 보여줍니다.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를 언론이 '바다의 로또'라는 '치 떨리는 비유'를 앵무새처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금액까지 밝히는 일은 고래 살상에 대해 암묵적으로 사행심을 조장하는 동의입니다.

고래와 돌고래는 같지만 다른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웨일(Whale)'과 '돌핀(Dolphin)'으로 분명히 분류됩니다. 둘 다 바다 포유류이지만, 큰 고래는 가족 단위로, 작은 돌고래는 무리지어 행동합니다.

울산에서 돌고래류는 자주 마주치지만, 고래류는 쉽게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역설이지만 고래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연구원이 아닙니다. 불법포획꾼들입니다. 한 번 보기 힘든 고래를 많게는 수백 마리씩 잔인하게 잡아갑니다. 잡아서는 감시의 눈을 피해 바다에서 해체합니다. 어느 핸가 불법포획꾼들이 고래 100여 마리를 잡아 해체해 지리산 대형 창고에 보관하다 적발된 사실이 있습니다. 바다에서 살아야 할 고래가 죽어 지리산이라니! 지금 이 시간, 고래는 처참한 살육의 방식으로, 죽음의 사이렌을 울리며, 자신의 피로 바다를 붉게 적시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당신 귀에는 고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 지난 5월 19일 울산 앞바다에서 통발어선의 어구 줄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밍크고래. 이 고래는 경매를 통해 1710만 원에 팔렸다. ⓒ연합뉴스

저는 고래와 돌고래를 대체로 많이 만난 편입니다. 우리 바다에 대형 고래류는 대부분 멸종 상태입니다. 제 눈으로 본 고래는 10미터(m) 정도 크기의 밍크고래가 전부였습니다. 브라이드고래는 죽은 상태에서 만났습니다.

저는 울산시가 2000년 초반에 고래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위원회를 만들었을 때 고래보호운동가의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울산고래축제를 만드는 울산고래문화재단의 이사와 감사를 지냈습니다. 그 무렵부터 울산시가 본격 고래조사를 시작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고래를 찾아 바다로 나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때부터 고래와 시인은 통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오영애 울산환경교육연구소 대표는 '울산에서 정일근 시인과 몇 번 고래조사를 함께 나갔었는데, 신기하게 시인은 고래를 가장 먼저 발견하곤 했다. 필자는 시인이 고래를 부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어딘가에 쓴 적이 있습니다.

저는 원시여서 두툼한 렌즈의 안경을 씁니다. 그런 제 눈이 고래를 발견하는 확률은 높았습니다. 고래의 발견은 "저기, 고래!"라고 환호하는 일순간의 짜릿함입니다. 그 순간 고래는 가족을 데리고 바다 깊숙이 숨어버립니다. 그 찰나는 "첫사랑처럼 환호하며 찾아왔다 / 이뤄지지 못할 사랑처럼 아프게 살아진다"(정일근 시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에서)는 일입니다.

돌고래는 낫돌고래와 참고래 떼를 자주 만났습니다. 돌고래는 많게는 수천 마리씩 몰려다닙니다. 그 대형 행진의 한가운데에서 장관을 보는 일은, 동해라는 푸른 피아노를 돌고래가 건반이 돼 연주하는 열정 소나타 연주를 듣는 일입니다. 돌고래는 자신들끼리 소통하는 200여 개 언어를 가졌다고 합니다. 바다에서 돌고래 떼와 사람이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온갖 묘기를 보여주며 장난을 치며 놀리다 갑니다.

20년 전 고래를 사랑하면서부터 제가 내건 슬로건은 '고래는 문화다!'였습니다. 고래는 바다에 생존하는 살아 있는 '문화 아이콘'입니다. 남북을 자유롭게 회유하는 '통일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고래가 가진 위대한 모성은 죽은 바다를 '생명의 바다'로 되살려줍니다.

저는 '고래시'를 쓰고, 노래로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2005년 국제포경위원회가 울산에서 개최됐을 때 <고래와 노래>란 한영시집을 만들어 선물했습니다. 김남조, 고은, 신경림 시인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시인 50명이 참여했습니다. 국제 NGO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그 시집은 세계 최초의 고래시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나라 시인들에게 고래는 통과의례가 됐습니다.

울산 해안선 155킬로미터(km) 밖의 바다를 '고래 바다'로 선언하고 기념비까지 세웠습니다.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을 만들어 '고래의 날'을 제정했습니다. 고래의 날을 기념하며, 전국의 문학인을 초대해 '대한민국 고래문학제'를 개최해왔습니다. <고래와 문학>이란 무크지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습니다. 장생포에 돌고래 생태체험관이 만들어지고 난 뒤 일본 돌고래 4마리가 찾아왔습니다. 돌고래들에게 한국 이름과 주소와 주민번호를 선물해 장생포 주민으로 귀화시켰습니다. 한국시인협회에 건의해 그 돌고래들에게 '자연시인증'을 선물하고 명예회원으로 가입시켰습니다.
▲ '고래의 날'인 지난 4월 25일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대표 시인 정일근·경남대 교수)이 주최하고 푸른고래가 후원한 '고래를 위한 헌정시 콘서트(Tribute Concert for Whales)'가 시인과 시 낭송가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시 남구 장생포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이런 문화와 생태를 바탕에 둔 고래콘텐츠를 행정이 악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래의 날'이 그렇습니다. 울산 남구청의 요청으로 고래의 날 주도권을 양보했습니다. 해마다 해오던 공동기념식을 올해는 통보 없이 취소했습니다. 그래도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은 조촐하지만, 고래의 날 기념식을 했습니다. 새 구청장이 전 구청장이 하던 고래사업을 '깔아뭉갠다'고 공무원들 사이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풍문으로 들었습니다.

'고래밥상'도 그렇습니다. 고래축제에 고래고기를 판매해 20억 원을 투자하는 '울산고래축제'에 대한 여론과 평가는 좋지 않았습니다. 고래밥상이란, 고래가 좋아하는 밥상입니다. 고래축제의 이름값을 찾기 위해 미역과 울산지역 바닷물고기로 밥상을 차리자고 제안했는데, 고래고기로 만드는 고래밥상으로 변질됐습니다.

여전히 정부와 행정의 고래 죽이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묻습니다. 당신은 바다 포유류며 인간에 의해 멸종위기 상태인 고래를 환경부가 아니라, 농림수산식품부가 관리하는 것을 아십니까? 그건 정부가 바다의 꿈인 고래를 '생선 취급'하는 것입니다. 생선이라 하기에 고래는 바다의 오염으로 중금속 오염이 높은 동물입니다. 정부는 고래고기의 중금속 오염에 대해 입 다물고 있습니다. 그건 '너희들 알아서 처먹어라'는 대국민 욕과 같습니다. 저도 정부에 욕 좀 해야겠습니다.

"젠장, 고래가 어디 시장바닥서 파는 생선입니까?" 

단지 바다 생선을 좋아하는 이유로 부산시민 중금속 오염이 서울시민에 비해 3배나 높습니다. 고래고기는 12가지 맛이라 자랑합니다. 그러나 중금속까지 13가지 맛이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고래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점점 검어지는 것을 저는 많이 보아왔습니다.

울산 남구청은 태화강과 장생포로 이원화된 고래축제 장소를 고래고기의 본산인 장생포로 몰아넣었습니다. 고래박물관은 잔인한 포경박물관이고, 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를 만나고 나오는 어린아이들 눈앞에서 고래고기를 삶는 퀴퀴한 냄새를 풍기며 고래고기를 파는 현실은 최근 파문을 일으킨 '잔혹 동시'보다 더 잔혹한 동화의 한 장면입니다. 여기에 최근 장생포 고래마을을 만든 것은, 고래잡이의 추억을 되살려 결국은 우리 바다에서 포경을 재개하겠다는 '악의'로 읽힙니다, 저는.

또 묻습니다. 당신은 우리 바다에서 고래가 공식으로 6시간에 한 마리씩 죽어가는 것을 아십니까? 불법포획으로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고래가 죽어가는 것을 아십니까? 은밀하게 불법 거래된 고래고기들이 당신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똑같이 10개월을 임신해, 제 새끼를 출산해 미역을 먹고 젖을 불려 자식을 키우는, 우리 어머니 같은 고래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래는 생명이며, 모성이며, 문화입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쩌자는 것입니까? 고래를 멸종시켜 바다를 죽이고 우리가, 우리의 아이들이 환호하는 바다의 꿈까지 모조리 멸종시키려는 겁니까? 시인 한 사람 키우지 못하는 무뇌(無腦)의 바다를 만들려는 겁니까?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199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생태 환경 문화 월간지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이야기와 정보를 전합니다. 생태 감성을 깨우는 녹색 생활 문화 운동과 지구의 원시림을 지키는 재생 종이 운동을 일굽니다. 달마다 '작아의 날'을 정해 즐거운 변화를 만드는 환경 운동을 펼칩니다. 자연의 흐름을 담은 우리말 달이름과 우리말을 살려 쓰려 노력합니다. (☞바로 가기 : <작은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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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뽑았던 농민, 벼 들고 상경한 까닭

[현장] 밥쌀용 쌀 수입 저지 전국농민대회, 1000여 명 농민 참가

15.07.31 21:47l최종 업데이트 15.07.31 21:5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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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쌀용 쌀 수입에 분노한 농민들 전국에서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쌀생자협회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규탄하며 미국산 칼로스 쌀 포대를 망치로 내리치고 있다.
ⓒ 유성호

"우리 쌀 반드시 지켜 주겠다드마 잘 지켰네, 잘 지켰어! 우리 집에 못 판 쌀이 쌓여있어!"

'두 줌'의 벼를 들고 여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남윤관(61)씨는 "벼 두 줌이 밥 한 공기인데, 100원이야 100원!"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현재 산지 쌀 한 가마니(80kg) 값은 약 16만 원이다. 한 가마니로 150공기의 밥을 지을 수 있으니, 벼 '두 줌'은 약 100원인 셈이다. 그는 이 가격이 1995년 쌀값과 같다고 주장했다.

1000여 명의 농민이 3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23일 농림축산식품부(아래 농식품부)의 '밥쌀용 쌀 입찰공고'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우리 쌀이 남아도는데도 미국 눈치 보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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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대회, '밥쌀용 쌀 수입 저지' 전국에서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쌀생자협회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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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쌀 손수레에 싣고 정부서울청사로 향하는 농민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민이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의 가면을 쓴 채 수입쌀을 손수레에 싣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이들은 "국내 쌀값 폭락과 쌀 재고 문제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밥쌀 수입을 강행하는 것은 정상적 정부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며 "정부의 밥쌀 수입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오는 11월 14일 10만 농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수입쌀은 두 종류로 나뉜다. 밥쌀용과 가공용이다. 밥쌀용은 말 그대로 밥 짓는 데 사용된다. 막걸리 등 쌀을 넣은 가공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것이 가공용이다. 밥쌀용은 실제 밥상에 올라가는 것이므로 품질이 좋고 가격이 높다. 따라서 밥쌀 수입은 쌀값이 정해지는 데 중요한 요소다.

쌀 시장 개방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관세를 매기거나 의무수입물량을 정하는 것이다. 수입쌀에 부과하는 관세의 수준을 정하는 방식이 쌀 관세화이다. 다른 하나는 정해진 물량만큼 쌀을 수입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쌀 관세화 이전까지 한국은 의무수입물량을 정하는 방식이었다. 그중에서도 30%는 반드시 밥쌀용을 수입해야 했다.

지난해 정부는 쌀 관세화를 추진했다. 513%의 관세를 매겨 쌀을 수입하겠다는 '양허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지난해 9월 제출했다. 이때 양허표에서 30%의 밥쌀용 쌀 수입을 비롯한 의무 조항 또한 삭제되었다. 그래서 관세화로 인해 밥쌀 수입 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 농민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쌀 수입을 계속 추진해 농민들이 화가 난 것이다. 올해는 쌀 수입을 두 차례 시도했다. 지난 5월 정부는 쌀 수입을 추진했으나 농민들의 반대로 인해 유찰되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밥쌀용 3만 톤을 포함한 쌀 4만1000톤을 수입한다는 구매입찰 공고를 지난 23일 냈다.

"나도 박근혜 뽑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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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농업 챙기겠다는 약속 이행하라"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한 한 농민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약속을 지적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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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써 키운 벼 뽑아 집회 참석한 농민들 전국에서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쌀생자협회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여당 대표가 미국에 가서 하는 짓 보셨습니까? 우리나라 여당 대표 맞습니까? 그러니까 미국이 쌀 사라고 얘기하면 밥쌀 수입하지 않겠다던 우리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대표, 이동필 장관은 '미국 쌀 판매과장'입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마이크를 잡는 순간부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513% 관세율로 쌀 관세화를 했으면 의무수입을 없애는 게 주권국가의 자세"라며 "우리나라에 쌀이 남아도는데도 미국의 압력에 의해 밥쌀을 수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여주 농민회의 박아무개(63)씨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에 새누리당이 온 농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우리 쌀을 지켜내겠다고 홍보했다"라며 "나도 박근혜를 뽑았었다"라며 탄식을 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하는 노인들도 이 사안만큼은 비판하고 있다"라며 "이제 대놓고 박근혜 대통령 지지하는 농민 단체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올라온 고등학교 3학년 남아무개 학생은 "지난 5월에도 (시위하러) 서울에 올라왔는데, 또 올라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꿈은 농사를 짓는 것"이라며 "수시 합격한 대학교 학과도 농사 관련"이라고 밝혔다. 그는 "농사를 공부하기도 전에 쌀값 폭락으로 힘들어하시는 아버지를 보았다"라고 상경 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답게 살려고 농사지어도 남는 것은 쭉정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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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쌀용 쌀 수입 저지 위해 거리로 나온 농민들 전국에서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쌀생자협회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전국농민대회를 마친 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규탄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집회 현장은 농사꾼 특유의 흥으로 메워지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하던 중 한 아이가 벼를 들고 박근혜 대통령과 이동필 장관의 사진을 내려쳤다. 농민들은 박수를 치며 다 같이 함성을 질렀다. 농민들은 서로에게 "노래 한 소절 해보라"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한 농민들은 수입 쌀 여러 포대를 바닥에 깔고 큰 망치로 내리쳤다. 쌀 위에는 이동필 장관의 사진도 함께 놓여 있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청사 앞에 있지만, 사실은 미국 대사관 앞에 있는 것과 같다"라며 "한국과 미국의 대표가 각국의 이익을 위해 협상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두 대표가 나와 협상하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밥쌀 수입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아낼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라며 "우리는 11월 14일 10만 농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선포했다.

농민들은 이날 집회 현장을 '아스팔트 농사'라고 표현했다. 집회 중엔 수시로 농민들의 노랫가락이 곳곳에 퍼졌다. 마지막 정리 집회 또한 노래로 마무리됐다.

"너 살리고 나 살리는 아스팔트농사 이 농사가 최고로세
사람답게 살겠다고 죽자사자 일해도 남는 것은 쭉정이뿐
농민해방 앞당기는 단결투쟁 농사
여의도에 아스팔트 해방농사 지어보세."

기사 관련 사진
▲ 전국농민대회, '밥쌀 수입 중단하라' 전국에서 상경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쌀생자협회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전국농민대회를 마친 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밥쌀용 쌀 수입 정책을 규탄하며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편집ㅣ곽우신 기자

北 평균수명 69.9세, ‘고난의행군’딛고 회복세


유엔경제사회국 ‘세계인구 전망 2015년 개정판’, 고령화 진행 미약, 평균연령 상대적 젊은 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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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31  11: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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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현재 북한 주민들의 평균 수명은 69.9세로 한국인 평균 81.43세에 비해 11.5세 낮으며, 세계인 평균 수명인 70.48세에 비해서도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인구는 2015년 현재 2천515만명이며, 2041년 2천703만명을 정점으로 그 다음해부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 북한의 평균수명. [자료편집-유엔경제사회국(UNDESA,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세계인구 전망 2015년 개정판’]
유엔경제사회국(UNDESA,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은 29일 발표한 ‘세계인구 전망 2015년 개정판’에서 이 같이 밝혔다.
북한은 1990~1995년까지만 해도 남측 평균 수명인 72.88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70.03세를 기록, 세계 평균인 64.54세보다는 높았으나 1995~2000년 들어 갑자기 63.50세로 평균수명이 5세 이상 급격히 낮아져 세계 평균을 밑도는 결과를 보였다.
1990년대 중반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과 더불어 잇따른 천재지변으로 인한 ‘고난의 행군’이 미친 여파로 풀이된다.
이후 북한의 평균수명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은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유엔경제사회국은 2050년 무렵에는 거의 같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 전체 인구와 평균연령. [자료편집-유엔경제사회국(UNDESA,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세계인구 전망 2015년 개정판’]
또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북한도 예외가 아니지만 아직은 주변국들에 비해 고령인구 비율은 낮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북한의 60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12.5%로 일본 33.1%, 미국 20.7%, 한국 18.5%에 비해 낮은 편이며, 세계 평균 12.3%와 비슷한 수준이다. 2050년에는 24.4%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추정 세계 평균 21.5%을 살짝 웃도는 수치이다.
전체 국민의 나이를 모두 합한 후 전체 인구 수로 나눈 평균 연령에서는 현재 33.9세로 세계평균 29.6세에 비해서는 높지만 한국 평균 연령 40.6세, 일본 46.5세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평균 연령은 38세.
  
▲ 60대 이상 인구 구성 비율. [자료편집-유엔경제사회국(UNDESA,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세계인구 전망 2015년 개정판’]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지하지 않는 두 가지 까닭

반북공세는 해야하고 대북대화는 말아야하고
<분석과전망>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지하지 않는 두 가지 까닭






미국이 마침내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실시하기로 결정을 했다

미국은 31한국의 국방부를 통해 그 사실을 알렸다그에 따르면 UFG .미 연합연습은 다음달 17일에 시작되어 약 2주간 실시된다
훈련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주한미군 3만여 명이 참가를 했고 한국군 5만여 명이 동원되었던 것이 지난해 UFG였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예나 지금이나 북미대결전 그리고 남북관계에서 상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한반도에서 최고의 정세결정력을 갖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인 것이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행은 현 시기에 와서 두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그 두 가지 의미 다 매우 구체적이다.


반북공세를 계속해야하는 미국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해야 하는 이유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반북공세를 해야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월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핵시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었다미국은 일축하고 말았다그 반응이 빛의 속도라는 데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정작 더 놀라워했던 것은 북한의 그 제안에 읽히는 함의였다간결했다.북한이 핵동결 의지를 처음으로 표명한 것이었다.

북한의 핵 동결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북핵문제 해결의 한 방도로 제기된 적 있었던 핵 폐기가 현실성을 잃은 지 이미 오래라는 것을 모르는 전문가는 없다반세기 이상 대립을 쳐오고 있는 북미관계 그리고 십 수년 동안 지속되어왔던 북핵문제가 확정해놓고 있는 현실의 반영이다.

북핵폐기는 논리상으로는 성립되기는 한다예컨대 버럭 오바마 미 대통령이 연초에 언급했던 북한붕괴 같은 상황에서는 가능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강조하는 북핵폐기는 북핵해결 방도가 아니라 반북공세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일 뿐이다반북공세에서 쓰여지는 최고의 구호가 북핵폐기인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북핵문제 해결의 가장 현실적인 방도가 북핵동결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북미대결전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라면 누구할 것 없이 동의한다
알렉산드르 제빈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문제연구소 한국연구센터장에게서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것이다.

제빈 센터장은 러시아 언론 스푸트니크 29일자에 이제 북한 핵문제는 핵보유국으로 국제사회에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국가들이 준수하는 그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라고 했다.
2006년 인도-미국 간 핵거래의 결과로 나온 인도의 경험을 말한 것이었다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 실험을 하지 않고 제 3국에 핵무기 기술 및 제품을 수출하지 않게 하는 것이 북한핵문제 해결 방도라고 한 것이다핵동결 핵 이전 금지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미국의 수용여부와 상관없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북핵문제의 유일한 해결방도다.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과 연동해 핵동결을 제안한 것에 대해 미국이 곧바로 일축하고 말았던 것은 따라서 미국이 북핵문제 해결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반북공세를 절실히 필요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이외의 의미는 단언컨대 없다.


대북대화를 하지 않아야 되는 미국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북한과 대화를 하지 말아야 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합동군사연습과 같은 적대행위를 그만두고 다른 길을 갈 결단을 내린다면 대화도 가능해지고 많은 문제들이 풀릴 수 있다"
지난 29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한 말이다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지하면 북한은 대화를 할 수있다는 것이었다이는 북한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난 1월에는 핵시험과 연동시켰다면 이번에는 대화일반과 연동시킨 것으로 된다.

이것 역시 미국은 지난 1월과 마찬가지의 속도로 일축해버렸다한미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 방어준비태세를 향상하고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례적인 지휘소 연습으로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밝히면서다.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과 연동하여 대화의지를 밝힌 북한의 제안을 일축해버린 것은 따라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된다.

북한의 두 번에 걸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거절하는 것을 통해 미국은 결국 북핵문제 해결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반북공세를 지속하겠다는 것 그리고 대북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료하게 밝힌 것이다.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행하기로 한 만큼 중하반기 한반도 정세는 또 다시 긴장국면으로 빨려들어가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행을 통해 반북공세를 지속하고 대북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이 박근혜정부에 의해 실천적으로 접수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일각에서 징후로나마 드러나곤했던 남북관계 개선 기류는 이제 그 자취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정부의 남북민간교류 확대방침은 종잇장으로 되고 말 것이며 민간통일운동진영의 민족공동행사 또한 있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8월 초에 이루어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활동 역시 단순 이벤트로 폄하당하고 말 것이다.

무엇보다도 한동안 뜸했던 박근혜대통령의 반북공세가 다시 전면화되게 될 것이다박 대통령의 반북공세는 북핵폐기핵경제병진노선 비판대북인권공세 공포정치’ 강조 등 네가지 내용으로 완벽하게 체계화되어있다.

아울러 황교안 총리의 주도로 종북공세를 통한 공안정국이 본격화될 것이다법무부 장관으로 2013년 남북정상회담녹취록 정국을 이끌었고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사건을 지휘했던 황 총리의 존재근거다.

북한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과 제4차핵시험을 비롯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2015년 7월 30일 목요일

여름 숲의 보석 팔색조, 경기 가평서 번식 확인


윤순영 2015. 07. 31
조회수 419 추천수 0
제주도 흡사한 어두운 계곡에 둥지 새끼 4마리 성공적으로 길러
날씨 가물어 지렁이 대신 메뚜기를 주 먹이로, 기후변화로 번식지 북상

기변환_YSY_5422.jpg» 새끼에게 줄 메뚜기를 물고 있는 팔색조. 세계적 보호종이다.   

지난 7일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남양주시 김응성 지회장과 유회상 자문위원으로부터 경기도 가평군 야산에서 팔색조가 번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봄과 가을 통과시기에 팔색조가 가끔 관찰된 사례가 있고 새끼를 발견한 적이 최근에 있지만 경기도 지역에서는 번식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번식은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에서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기변환_YSY_5817.jpg» 팔색조는 깃털은 화려하지만 숲속에서 은밀히 움직이면 주변 색과 어우러져 잘 보이지 않는다.
     
크기변환_YSY_5821.jpg» 주변을 살피는 팔색조. 매우 조심스러운 새이다.

그동안 경기도 지역에서도 번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몇 년간 찾아보았지만 개체수도 적고 경계심이 강한데다 은밀하게 움직여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팔색조의 둥지를 찾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경기지역에서 번식한다는 것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크기변환_1SY_2843.jpg» 팔색조는 이동할 때 주변의 작은 바위를 정거장처럼 이용한다.

크기변환_YSY_5643.jpg» 팔색조 부부가 만나는 한 때. 팔색조는 암수가 모두 비슷하게 화려하다.

크기변환_1SY_3414.jpg» 짧은 목을 한껏 치켜세우고 주변을 경계하는 팔색조.

경기 내륙에서 번식하는 팔색조의 생태를 밝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지난해 어떤 영문인지 알1개와 함께 둥지를 포기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경기 내륙에서 팔색조가 번식할 것이란 확신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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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YSY_7020.jpg» 가평군 계곡의 팔색조 둥지(위). 제주도의 둥지(아래)와 계곡 환경이 매우 비슷하다.

714일 둥지를 튼 곳은 험준한 계곡을 40분가량 오른 곳이었다무더위에 몸은 땀으로 뒤범벅이 되었다.

사람들이 아예 찾지 않는 깊숙한 계곡의 어두운 비탈에 팔색조의 둥지가 있었다위장이 얼마나 완벽한지 바로 앞에서도 잘 보이지 않았다.

아주 맑은 날씨였지만 계곡 바닥은 어둑했다숲이 우거져 햇빛이 잘 투과하지 못해서다서식지 환경을 보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제주도의 번식지 환경과 너무나 흡사했다나무의 종류만 다를 뿐이었다.

크기변환_YSY_3966.jpg» 바위로 올라서려는 팔색조 지렁이와 곤충을 함께 물었다.
  
크기변환_YSY_5832.jpg» 바위에 올라선 팔색조.  

팔색조 새끼 4마리가 태어나 있었다처음 발견한 다음날 알에서 깨어난 것으로 보인다태어난 지 7일 정도 돼 보였다엿새 뒤면 둥지를 떠날 것이다팔색조는 18일 정도 알을 품고 깨어난 새끼가 둥지를 떠나기까지 12~13일 걸린다.
 
둥지는 돔 모양인데 외부는 나뭇가지로 만들고 마른 나뭇잎으로 위장한다. 들머리 가까이엔 마른풀로 마무리를 하고 안쪽에는 가는 뿌리로 둥지를 틀고 알자리엔 이끼를 깐다팔색조는 둥지를 틀 때 주변을 치밀하게 살핀다.

크기변환_1SY_2742.jpg» 가까운 거리는 날지 않고 통통 뛰어 이동하는 팔색조.

크기변환_1SY_2617.jpg» 나무위에서도 이동할 때는 가볍게 뛴다.

크기변환_YSY_5366.jpg» 팔색조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색깔의 깃털이 온몸을 덮고 있다.

위협요인은 없는지 먹이는 풍부한지 사전에 파악한다. 또 빗물에 비탈의 둥지가 쓸려 내려가지 않고 동물들이 지나가지 않는곳 을 택한다바위나 나무위에 둥지를 짓기도 한다둥지를 지은 뒤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주로 땅에서 은밀하게 생활하며 새끼를 키운다.

크기변환_YSY_4902.jpg» 둥지 주변에 침입자가 나타나면 날갯짓으로 경고를 한다.

크기변환_YSY_4919.jpg» 경고!

크기변환_YSY_4927.jpg» 날갯짓은 둥지 주변의 침입자가 물러설 때까지 계속된다.

머리가 크고 짧은 목과 짧은 꼬리유난히 긴 다리와 통통한 몸매인 팔색조는 땅에서 주로 생활해서인지 나는 모습은 왠지 어설퍼 보인다오히려 땅이나 바위나뭇가지를 오가며 통통 튀는 움직임이 더 민첩하다긴 다리와 탄력적인 체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른 새들과 다른 특징이다.

크기변환_YSY_4280.jpg» 땅으로 이동하여 바위에 앉아 둥지에 가까운 횃대로 올라가려하는팔색조.

크기변환_YSY_4284.jpg» 힘차게 횃대로 날아오르는 팔색조.

크기변환_YSY_4336.jpg» 횃대로 올라온 팔색조.
    
크기변환_YSY_4349.jpg» 쏜살같이 둥지로 향하는 팔색조. 민감한 장소로 향하는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동작이 매우 민첩하다.

팔색조의 깃털은 무지개와 같은 선명한 밤색검은색노란색녹색파란색붉은색흰색 그리고 파란 형광 색을 띤다. 다른 새와 결코 혼동할 수 없는 모습이다팔색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철새의 하나다.

번식지는 어둡고 습기가 적당해야 한다새끼를 기를 때 지렁이를 주식으로 하기 때문에 지렁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그렇다팔색조는 둥지로부터 반지름 약 20m 거리를 벗어나지 않으며 지렁이를 잡아온다.땅위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에 위협요인이 많아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게 위해서다.

크기변환_YSY_60031.jpg» 자개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팔색조의 깃털.

크기변환_YSY_5374.jpg» 먹이를 물고 있지 않은 팔색조의 모습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다.

크기변환_YSY_4083.jpg» 깃을 단장하는 팔색조.

사냥 행동도 독특하다약간 아래로 굽은 튼튼한 검은 부리로 낙엽을 들쳐가며 잡은 지렁이를 한 움큼 모아 입에 문다잡은 지렁이를 잠시 땅바닥에 두고 다른 지렁이를 재빨리 사냥한 뒤 먼저 잡은 지렁이와 합쳐 새끼가 먹기 좋도록 다듬는다.

먹이를 문 다음 종종 걸음으로 둥지 주변으로 향해 둥지와 가까운 횃대에 올라서서 둥지로 날아든다먹이는 새끼들에게 차례로 주고 새끼 분변을 가지고 나온다.

크기변환_YSY_5947.jpg» 먹이를 주고 새끼의 배설물을 받아 무는 팔색조.
  
크기변환_YSY_6144.jpg» 분변은 멀리 내다버린다. 냄새로 인해 다른 동물들이 둥지로 꼬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곳 팔색조는 지렁이보다 메뚜기를 주로 잡아다 준다의아한 생각이 들었다물론 곤충류와 작은 파충류를 안 먹는 것은 아니지만 팔색조는 지렁이를 선호해 주식으로 먹고 새끼를 키우는 것이 보편적이다.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계곡의 물이 마를 정도였으니 지렁이가 건조해진 낙엽 밑에 있지 않고 땅속 깊이 들어갓을 것이다.

찾기 어려운 지렁이보다는 곤충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건 아닐까역시 지렁이를 사냥하듯 곤충을 무더기로 입에 물고 땅바닥에 놓았다 물었다 수차례 반복하며 다듬어 새끼들에게 차례로 나누어 준다.

크기변환_YSY_4957.jpg» 지렁이처럼 여러 마리의 메뚜기 등 곤충을 입에 가득 문 팔색조.

크기변환_1SY_2973.jpg» 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전 팔색조 부부가 횃대에서 만났다.

크기변환_YSY_4944.jpg» 지렁이가 부족하여 곤충을 사냥하여 부리에 잔득 문 팔색조.

팔색조 부부는 언제나 먹이를 함께 가져와 주위를 살핀 다음 한 마리가 먼저 둥지로 들어가 먹이를 주는 동안 배우자는 주위를 살핀다. 상대가 둥지에서 먹이를 주고 떠나자마자 신속하게 교대를 한다.

모든 새들이 그렇듯이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순간에는 철저한 경계를 한다먹이를 먹이는 순간 무방비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크기변환_YSY_5897.jpg» 곤충과 지렁이를 부리에 물고 있는 팔색조,

크기변환_YSY_6019.jpg» 새끼를 기르는 어미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크기변환_YSY_4639.jpg» 커다란 지렁이를 한 마리만 물고 오른 팔색조.

716일 계속해서 다람쥐 가족이 나타나 둥지 주변과 팔색조가 이동하는 횃대와 바위를 오가며 이리저리 뛰며 난리다어디선가 팔색조가 쏜살같이 나타나 다람쥐를 위협한다.

팔색조는 다람쥐가 눈에 거슬리고 혹시나 새끼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까 안절부절하며 날개를 펴고 위협적인 몸짓으로 다람쥐에게 계속해서 경고를 보낸다결국 다람쥐들이 자리를 피한다자주 다람쥐가 이곳에서 목격된다팔색조에겐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크기변환_YSY_4100.jpg» 불청객 다람쥐가 나타나 여유를 부린다.
     
크기변환_1SY_3338.jpg» 쏜살같이 나타나는 팔색조.

크기변환_YSY_4454.jpg» 날갯짓으로 다람쥐에게 경고를 하는 팔색조.

크기변환_YSY_4112.jpg» 황급히 나무위로 도망가는 다람쥐.

718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그늘진 계곡이지만 열기가 대단하다.

팔색조도 먹이를 나르느라 무더위에 지친 듯 목욕을 하고 나타났다먹이를 물고 나뭇가지와 바위를 오가며 젖은 몸을 말린다.

크기변환_YSY_4390.jpg» 목욕을 한 듯 온몸이 푹 젖은채 먹이를 물고 나타난 팔색조 어미.

크기변환_YSY_442.jpg» 젖은 깃털을 털어 말린다.    

크기변환_YSY_449.jpg» 이제 다 말랐다.

720일 비가 내린다어미는 작은 먹이로 새끼들을 굶주리게 하면서 자주 둥지를 찾지도 않는다새끼를 밖으로 유인하려는 낌새가 보인다저녁 늦게까지 기다렸지만 이소는 하지 않았다.

크기변환_1SY_3336.jpg» 새끼가 눈에 띄게 컸다.

721일 10시께 팔색조 둥지에 도착했다이미 둥지는 비어 있었다어제 촬영을 하며 새끼들이 내일이나 모레쯤 둥지를 떠날 것이라고 한 예측이 들어맞았다.

주변을 살펴보았다나뭇가지 위에 둥지 밖을 나온 새끼가 보인다아직은 새끼에게 계곡이 낯설지만 내년에 이들이 다시 이곳에 찾아와 화려한 자태를 뽐냈으면 좋겠다.
 
크기변환_유조_DSC6991.jpg» 둥지 밖으로 나온 팔색조 새끼.

크기변환_YSY_5671.jpg» 다정한 팔색조 부부. 이들이 힘을 합쳐 무사히 새끼를 길러냈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