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3.06 08:47수정 : 2015.03.06 09:13
[리퍼트 대사 흉기 습격 김기종은?]
2007년 1인 시위 도중 온몸에 화상
2010년 일본 대사 공격으로 징역형
작년엔 박원순 시장 행사에서 난동
서울시 “경찰이 요주의 인물 관리”
EXO 팬들과 다투다가 공무원 폭행
독도 수호 관련 ‘반일 운동’ 해오다
최근엔 키리졸브 비판 등 ‘반미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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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현장에서 검거된 김기종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운동 종로경찰서에서 수사받던 중 골절상 치료를 위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며 “한미 전쟁 훈련을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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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씨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비판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온 반일 성향의 문화운동가다. 몇년 전부터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함께 해왔는데, 최근에는 3월2일부터 4월24일까지 실시되는 키 리졸브 및 독수리 한·미 연합훈련이 남북관계를 망친다며 훈련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김씨는 최근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듯한 잦은 폭행 사건으로 경찰서를 드나들어야 했다. 지난 1월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에서 진행된 아이돌 그룹 ‘엑소’(EXO) 공연을 앞두고 팬클럽이 붙인 포스터 문제로 팬클럽 회원들과 시비가 붙었다. 그는 공연 점검을 나온 구청 공무원과도 실랑이를 벌이다 공무원을 폭행한 뒤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어 시내버스를 막아섰다가 승객과도 싸움이 불었다. 결국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의 돌출적 행동은 또 있다. 지난해 1월 서울시청 시민청 개청식 행사장에서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고성을 질렀다. 그는 ‘독도 관련 토론회에 시민청 공간 미대여 비판’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배포하려다 제지당한 뒤에도 여러 차례 청사 진입을 시도하다 강제퇴거당했다.
한달 뒤에는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을 앞두고 박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설명회장에서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김씨는 한 참석자의 뺨을 때려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시 쪽은 “서울시장을 경호하는 경찰이 김씨를 요주의 인물로 관리해왔다”고 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대사관에 일본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규탄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제지당하자 경찰에게 신발과 달걀을 투척해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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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종(오른쪽)씨가 2010년 7월7일 저녁 7시30분께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에서 강연을 마치고 질문을 받으려던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 대사를 향해 한 차례 돌을 던진 뒤 시게이에 대사가 이를 피하자 다시 돌을 던지려 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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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우리마당통일문화연구소’(우리마당)를 세워 이후 독도 수호 활동 등을 해온 김씨는 2006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을 선포하자 동료 6명과 함께 본적을 경북 울릉군 독도리 38번지로 옮기기도 했다. 2010년 7월 서울 프레스센터에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의 특별강연장에서 ‘독도를 왜 다케시마라고 하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게이에 대사에게 미리 준비한 콘크리트 조각 2개를 집어던졌다. 김씨는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변호를 맡은 박찬종 변호사는 “김씨는 일본에서의 반한 시위 등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리퍼트 대사 사건은 그 취지나 방법, 결과가 그때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주변인들은 김씨가 극단적 언행을 자주 해왔다고 했다. 특히 김씨는 2007년에는 1988년에 발생한 ‘우리마당 습격사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다 분신을 시도해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서울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주장하던 우리마당 사무실을 괴한 4명이 습격해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을 두고, 당시 야당은 군 정보사령부에 의해 저질러진 정치 테러라고 주장했다. 김씨의 거듭된 수사 요구에도 아직까지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
정신건강 문제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마당 사무실이 입주한 서울 창천동 건물의 주인 김아무개씨는 “김씨가 기초수급대상자인 것으로 안다. 60만원인 월세도 4~5개월째 밀렸다. 사정이 딱해 월세도 깎아줬다”고 했다. 우리마당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김씨는 각종 공과금마저 제때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훈 김선식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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