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전망>중요한 9월, 남북 간 북미 간 전환적 계기는 마련 될 것인가?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4/09/10 [18:25]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시민들이 추석연휴에 등산을 하면서도 남북관계개선의 의지를 표하고 있다. © 통일뉴스에서 펌
민족의 명절인 긴 추석이 끝났다.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남북관계에 그리고 북미관계에서 제기되어있는 현안들에 대해 다른 여느 때와 달리 높아져있었던 관심 역시도 다시 복원되고 있다.
남북관계 그리고 북미관계에서 지금처럼 수많은 사안들이 한꺼번에 그리고 대단히 구체적인 형태로 즉, 현안으로 제기된 적은 그리 많지 않다.
남북관계는 단연 돋보인다. 세세한 것으로 북한응원단 파견문제와 금강산관광 재개문제에서부터 큰 것으로는 5.24조치 해제문제와 제2차남북고위급회담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들은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정세의 무게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이다.
북미관계 마찬가지이다. 케네스 배 등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에서 미국의 대북대화통로인 ‘뉴욕채널’이 1년 2개월만에 가동에 들어갔다고 하는 것 그리고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유럽행 그리고 리수용 외무상에게서 곧 이어 나오게 될 유엔총회 행보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것이 없다.
이것들이 분명한 것은 이것들이 잘 풀리기만하면 다 남북관계개선의 물꼬를 트는 것이며 북미관계에서의 대화의 흐름 또한 가져올 수 있는 것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문제들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이것들이 분명한 것은 이것들이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정치현상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는 사실이다. 각각의 문제들끼리의 관계도 그러하지만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서도 그 원리는 마찬가지로 함께 작동한다.
그렇지만 이것들이 아무리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이에 대한 전망은 그 어떤 전문가들도 쉽사리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복잡해서이다. 그 복잡함은 쉽사리 그리고 수시로 확인된다.
여전히 살아있는 북한응원단 파견 문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은 남북관계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4일 이날 한국자유총연맹이 연 통일포럼 축사에서 한 말이다. 류 장관은 "통일은 당위며 기회이자 희망"이라고 전제를 한 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실질적으로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말을 했다.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입장을 번복해 응원단을 파견하면 우리 정부가 수용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었던 대목이다.
이에 앞서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자발적으로 (응원단 파견을) 결정해서 참가한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입장을 번복해 응원단을 보낸다면 이를 환영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그렇지만 류 장관의 그말에 대해 누구도 선뜻 기대를 갖지 않는다. 북한응원단에 대해 “미인계를 앞세운 대남선전의 선봉대”라고 평가를 하는 국방부와 입장과 정면에서 충돌해서다.
국방부는 지난 1일 국방일보에 게재한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서 응원단이 “철저한 출신성분 심사와 사상 검증을 통해 선발되는 소수정예의 혁명전사”라면서, 이들의 외모는 “남한 국민이 선호하는 기준에 맞춰진 겉으로 드러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도 평가를 한 것이다.
부상하기 시작하는 5.24조치 해제문제
금강산관광 재개문제 그리고 이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는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 문제 역시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이다.
현대아산(사장 조건식) 관계자들이 지난 달 30일 금강산을 방북하여 이틀간 일정으로 금강산 내 시설 안전점검을 하고 돌아왔다. 단순한 실무방북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금강산 투자기업들로 구성된 '금강산기업인협의회'(금기협, 회장 김희주)가 지난 달 10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촉구한 것과 맞물리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이들의 주장은 금강산관광 재개가 되기 위해서는 5·24 대북 제재조치를 해제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금강산관광 재개문제는 5.24해제 문제와 연동되어 최근 정부여당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문제이다.
대표적으로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들 수 있다. 유 위원장은 지난 달 27일 5·24 대북 제재조치 해제를 촉구하면서 금강산 관광재개도 시작되어야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 주목되었던 행보였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냈던 인사인데다가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계로 분류되어서다.
‘철 지난 옷’
유위원장이 5.24조치에 대해 한 말이다. 유 위원장은 “북한이 선(先) 조치를 하면 좋지만 선 조치가 없더라도 조치(해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재개 뿐 만 아니라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해 백두산 관광까지도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백두산 관광을 위한 삼지연 공항 시설과 북한의 주요 구간 고속도로를 정비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을 위한 나진·하산 공동개발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같은 인식이었다. 추석을 앞둔 4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통일대박론'을 제기했지만 북한 응원단의 아시안게임 불참 발표에서 보듯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다”며 "이런 물꼬를 트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5.24조치"라고 지적한 것이다. "5.24조치에 대한 전향적인 어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라고 주장하면서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5.24조치는 이제 시효가 지난 정책"이라고 거들고 나서면서 "지금은 상황이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견들이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보도에 의하면 당 핵심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 위원장(등)의 5·24 조치 해제 주장은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역시, 특별한 변화를 찾기는 힘들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5·24 조치 해제는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지난 달 18일 했던 외통위 업무보고에서 이는 잘 확인된다. “5·24 조치의 해제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남북이 서로 회담 테이블에 와서 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 그리고 여당 내에서 북한의 응원단파견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다거나 금강산 관광재개문제와 연동되어있는 5.24조치해제를 촉구한 것은 어떻게 보든 중요한 대목이다.
이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와 정부여당 등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정부가 북한에 제기한 제 2차남북고위급성사의 조건들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때문이다.
남북관계개선은 북미관계개선과 동전의 같은 면
남북 간에 복잡할 것 같은, 어찌 보면 고차원방정식 같기 만한 이것들은 과연 어떤 계기를 만나고 어떤 과정을 거쳐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에게로 눈을 돌린다. 그리고 그것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이는 남북관계개선 문제는 어떻게든 미국의 대북정책과 결부되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에 기초하게 될 때 누구할 것 없이 취할 수밖에 없는 태세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따로 진행될 수가 없는 성질의 것이다. 특히 우리정부의 대북정책과 미국의 대북정책이 다 대결적인 기조인 현 시기에서는 그것은 더욱 또렷하다.
전문가들은 북미 간에 관계개선과 관련된 최소한의 흐름이 조성되는 것을 외부적인 조건으로 할 때에야 만이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가 생 길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현 시기 북미관계에서 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는 중요 지점들에 대해 전문가들이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케네스 배 등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가 어떻게 풀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인 사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정부의 6자회담 수석대표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추석명절을 반납하고 서둘러 미국으로 날아간 것은 그래서 단연 주목된다.
황 본부장은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억류미국인에 대해 언급을 했다.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석방 문제에 대해 전향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남북 간의 문제인 이산가족상봉에 대해서도 물론 함께 언급을 했다.
양국 수석대표가 인도적 사안을 특정해 거론한 것은 추석 연휴기간에 회담을 진행한 것과 함께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그 이례적인 것에서 전문가들은 이산가족 상봉 및 억류자 석방 등 북한의 대응에 따라 비핵화 협상과 남북·북미관계 개선 등에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사람들은 읽었다.
9월 19일. 머지않아 진행되게 될 인천아시안게임이 시작되는 날이다. 그리고 9월 14일은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이 재판을 받는 날이다.
남북 간의 현안 그리고 북미간의 현안, 과연 9월 중에 풀릴 것인가?
북한의 응원단파견문제를 비롯한 제2남북고위급회담 그리고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문제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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