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정권교체를 원하십니까?”그렇다면 우리부터 마음을 비워야
허심탄회 이야기해 봅시다. 2017년 정권교체를 원하시지요? 독재세력인 새누리에 맞서 민주세력이 정권을 잡으려면 누가 뭐래도 야권 결집이 핵심입니다. 여기까지는 여러분과 저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야권 결집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방법론이 다르다는 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새민련 내부의 이른바 ‘친노’가 지금 야권에서 가장 큰 세력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들은 대체로 문재인을 지지합니다. 약간 성향이 다르기는 하지만 박원순을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으며 이 두 세력은 일정 부분 겹칩니다. 깨놓고 말해서 여기에는 영남주의도 작용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역 문제는 여전히 대한민국 선거의 첫째 변수입니다.
우리가 경험을 통해 알듯이 민주세력이 정권을 잡으려면 기본적으로 호남의 지지가 필수적입니다. 그것도 압도적인 지지를 도출해내야 합니다. 호남은 노무현에게 김대중보다 더 몰표를 주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이 나름 선전한 바탕에도 호남 몰표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비호남 민주세력이 전폭적으로 합세해야 합니다. 이 둘의 순서를 바꾸어 말해도 무방합니다. 아무튼 ‘호남 + 비호남 야권’의 총결집이 없이는 정권교체 못합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문재인과 박원순은 대권 구도에서 앞서 나가는 주자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구도로서는 문재인이 나서든 박원순이 나서든 필패라고 봅니다. 차기 대선에서 호남은 그들에게 과거와 같은 몰표를 세례하지 않을 겁니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새누리 이정현이 호남 순천에서 친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은 불길한 징조입니다. 게다가 새누리에는 ‘영남수구’라는 이름의 독재 지지층 35%가 옹벽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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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국민모임 서울 대토론회에서 참석한 패널들이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토록 어려운 구도에서 어떻게 해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가 있을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해답은 야권 결집에 있습니다. 그것도 ‘총결집’해야 되는 일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모임이 출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동영이 가세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요?
1987년 김영삼과 김대중이 동시 출마했을 때 저를 끝까지 괴롭힌 것은 과연 누구를 찍어야 노태우를 이길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 전에 ‘김대중 지지 문인 195인 서명’에 참여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최종 선택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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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탈당과 함께 재야 인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국민모임’에 합류하겠다고 발표한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 |
국민모임에 대해 ‘야권 분열론’을 펴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07년 정동영이 출마했을 때 비호남 야권의 다수는 투표를 포기했거나 문국현을 찍었습니다. 그러니까 정동영의 표가 25%밖에 안 나온 것이지요. 사실 야권 분열은 그때가 최악이었지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은 비호남 야권을 잡기 위해 자기 세력의 3분의 1도 안 되는 부산 출신 이기택에게 지분의 40~50%를 주면서 야권 결집을 이루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에 김종필과 박태준까지 가세시켰기 때문에 건국 이후 최초로 정권교체의 위업을 이룰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2017년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야권 총결집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국민모임이 커져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모임의 형세가 문재인·박원순 세력의 최소 50% 이상은 되도록 성원해 주어야 합니다. 이래야 선거를 앞두고 연대와 결집이 이루어지는 것이 정치의 생리이자 역설입니다.
좀처럼 야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새민련 간판에 김대중·노무현에 비해서 능력과 자질이 확연히 모자라 보이는 문재인·박원순 후보로는 99% 정권 교체 안 됩니다. 일단 국민모임을 성장시켜 치열하게 야당 경쟁을 시킨 후, 적절한 타이밍에 공정하고도 극적인 결집을 하도록 만들어야만 그나마 정권교체의 희망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지레 흠집을 내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상호간 합리적인 비판은 좋지만 근거 없는 적대감이나 배타심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 안의 지역감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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