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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11일 일요일

길막힌 오체투지, 결국 한겨울 길바닥 농성으로


15.01.11 15:14l최종 업데이트 15.01.12 01:3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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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 막아선 경찰···오체투지 행진단 걱정하는 시민들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 6일째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에 막혀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밤을 보내자, 시민들이 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모포를 덮어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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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냉기로 뭉친 근육 풀어주는 시민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 막혀 밤을 보내자, 시민들이 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며 하루종일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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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11일 오후 8시] 
"경찰 방어벽이 열릴 때까지 이곳 지킬 것"

경찰에 가로막힌 오체투지 행진은 결국 한겨울 길바닥 농성이 됐다. 쌍용차 평택공장에선 해고노동자 김정욱·이창근의 굴뚝농성이 계속되는 한편, 서울 광화문에선 쌍용차를 비롯한 여러 해고노동자들의 정리해고·비정규직법 개악 반대 농성이 시작된 것이다.

11일 오전 덕수궁 대한문에서 출발, 광화문 광장을 거쳐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로 가려던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행진단은 결국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경찰에 막혔다. 경찰과 마찰을 겪으며 깔개와 모포를 반입한 행진단은 그 자리에 엎드린 채 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7일 시작한 오체투지 행진은 지난 나흘간 쌍용차 구로정비사업소, 여의도 국회와 여야 당사, 서초동 대법원, 한남동 주한인도대사관 등을 오체투지로 행진하며 부당한 정리해고 중단과 비정규직 제도 개악 반대를 호소해왔다. 이날 청와대를 향한 행진이 가로막히면서 길을 열 때까지 농성하겠다는 것이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여기서 그냥 갈 수 없다. 굴뚝 농성을 하는 두 명의 동지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그동안 입법부, 사법부 앞에서 오체투지를 했고 행정부인 정부청사 앞까지 왔다. 청와대의 답을 듣고 두 동지와 조합원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어떤 한파도 두렵지 않다. 경찰의 방어벽이 열릴 때까지 이곳을 지킬 것"이라며 "힘을 모아달라, 기도해달라, 함께 어깨를 걸고 나아가달라"고 호소했다.

행진단에는 정리해고·비정규직 투쟁을 벌였거나 지금도 이어가고 있는 기륭전자·유성기업·스타케미칼, 콜트콜텍 등의 노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저녁 7시 30분 현재 오체투지 행진단 50여 명은 얇은 깔개를 깔고 모포 몇 장을 겹쳐 덮은 채 배를 대고 엎드린 상태로 농성중이다.

정부청사 방향에서 이들을 막고 서 있는 경찰은 집회신고 시간이 지나서 불법 집회이니 해산하라고 종용하는 경고방송을 간헐적으로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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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행진단 몸 상할까 걱정돼 모포 덮어주는 시민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3시간 넘게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있자, 시민들이 이들의 몸을 걱정하며 모포를 덮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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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1일 오후 6시]
"시민 불편? 경찰이 오히려 불편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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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행진단 위해 입고 있던 옷 벗어주는 시민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2시간 넘게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있자, 시민들이 이들의 몸을 걱정하며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 덮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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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디찬 바닥에 엎드린 오체투지 행진단 위해 달려온 시민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2시간 넘게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있자, 시민들이 이들의 몸을 걱정하며 핫팩과 이불을 덮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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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같이 차가운 한겨울의 보도블럭 위에 배를 대고 엎드린 오체투지 행진단에 모포 한장 덮어주겠다는 것도 경찰이 막아섰다. 행진 참가자와 시민들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이들을 덮었다.

광화문광장에서 식사와 휴식을 마친 행진단은 오후 2시 30분부터 청와대를 향한 오체투지를 재개했지만 오후 5시30분 현재 정부종합청사 정문 옆 세종로주차장 입구 앞에서 대치중이다.

광화문광장과 세종문화회관 앞을 잇는 횡단보도에서 짐짝처럼 경찰에 들려나간 상황은 오전과 같았다. 오후 3시 55분 경 정부 광화문청사 앞 세종로주차장 입구에 도착한 행진단은 길을 막은 경찰에 막혀 배를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멈췄다.

한겨울 추위로 행진단의 몸이 상할까 걱정된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단에서 깔개와 모포를 보냈지만 경찰은 이를 막았다. 경찰은 깔개와 모포가 농성용품이라는 이유를 댔다.

영하의 날씨에 길바닥에 팔다리와 배를 맞댄 채 30분쯤 지났을 때, 피켓을 들고 행진한 참가자들과 시민들이 하나 둘씩 외투를 벗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의 옷을 오체투지 행진단의 배 밑에 깔고 등을 덮었다.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경찰이 차가운 바닥에 누운 행진단의 체온이 유지되도록 조치해야 함에도 오히려 막고 있다"며 "경찰의 의무를 방기하는 일이고 상부지시에 의한 것이라 해도 면책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항의한 뒤에야 모포가 행진단에 전달됐다.

경찰은 거듭 행진단의 해산을 요구했다. 집회신고 시각을 넘겼으니 불법집회라는 것이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지나가는 시민들은 여러분에게 즉각 해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러분은 타인의 법익과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협이 되는 행위를 했다"고 방송했다.

그러나 이들의 행진을 지켜보던 한 고등학생도 "시민을 불편하게 하는 건 오히려 경찰 같다"고 비판했다. 경북지역의 고등학교 2학년으로 사촌동생과 함께 서울구경을 왔다는 김아무개씨는 "집회하는 걸 모르고 나왔다가 보게 됐는데 시민들이 행진 때문에 불편하진 않은 것 같다. 경찰이 오히려 집회를 방해하고 위압감을 조성해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체투지 행진단을 응원하기 위해 피켓을 만들어 온 3명의 30대 여성들은 경찰과의 대치 상황을 보고 "참담하다는 말밖에 못하겠다"고 했다. 경찰이 오체투지를 저지하는 데 대해 이들은 "나와서 직접 보니 정말 절박한 상황인 걸 알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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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어서라도 가겠다는 오체투지행진단, 이를 막는 경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 청운동주민센터를 향해 오체투지를 진행하려하자, 경찰이 방패를 앞세우고 이들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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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해고자들이 만드는 티볼리 타고 싶어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을 지나며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는 오체투지를 벌이자, 시민들이 이들을 응원하는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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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행진에 나선 초등학생 "쌍용차 해고자를 해결하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을 지나며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는 오체투지를 벌이자, 부모님과 함께 온 학생이 이들을 응원하며 유인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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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응원하는 시민들 "끝까지 함께 할께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벌이다가 경찰들에게 사지가 붙들여 옮겨지자, 시민들이 이들을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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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11일 오후 3시 14분]
오체투지 행진단에 경찰 "들어서 이동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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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행진단 "오늘은 기어이 청와대 가겠다"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 5일째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앞에서 경찰들의 저지로 행진이 막히자, 경찰들 사이로 땅을 기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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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우 전 지부장 "기어서 가겠다는 왜 막어" 김정우 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벌이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며 사지를 붙들고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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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0시 47분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오체투지' 마지막인 날인 이날 50여 명의 행진단은 시작하자마자 경찰의 경고방송을 들어야 했다. 서울광장 앞으로 이어진 횡단보도를 오체투지로 건너자 경찰은 걸어서 이동하라고 경고방송을 내기 시작했다.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은 "대한문 앞을 건널 때 도보로 이동하라고 제한통보했는데 오체투지 행진을 시도하는 것은 집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진단이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자 경찰은 즉시 집회를 종료하라고 명령했다.

이날 오체투지의 청와대 행진을 막겠다는 경찰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들은 기꺼이 고행을 자처해가며 기어가는 사람들에게 걸을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행진단은 별다른 동요없이 오체투지로 대한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러자 경찰은 "즉시 해산조치 하겠다"고 경고 방송을 반복했다. 행진단은 5분여 만에 횡단보도를 건너 서울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행진단이 청계광장을 기어서 지나가며 관할 경찰도 종로경찰서로 바뀌었다.

오전 11시 40분께 행진단이 광화문 네거리 일민미술관 앞을 지나 교보문고 방향으로 향하자 경찰들은 아예 길을 막아버렸다. 5분 정도 차가운 바닥에 오체를 붙인 채로 길이 막힌 행진단에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세종대로 횡단보도를 걸어서 이동해 줄 것을 협조 요청드린다", "걸어서 횡단보도를 건널 의사가 있습니까"라고 말했지만, 행진단이 이에 응하지 않고 항의하자 이내 태도가 돌변했다.

행진단은 막고 선 경찰들의 다리 사이로 머리를 들이밀고 도로로 나가기 시작했고 경찰은 도로로 나온 이들에 5~6명씩 달라붙어 팔다리를 잡고 인도로 올렸다. 행진단 한 사람 한 사람이 땅에 엎드린 자세 그대로 경찰에 들려 횡단보도를 건너는 상황이 펼쳐졌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걸어서 건너가세요!"라고 강요했고, "들어서 이동시켜!"라며 독려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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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벌이는 노동자 넘어 다니는 경찰 '이건 아니잖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 오체투지를 벌이며 건널목을 지나가려하자, 경찰이 이를 막으며 이들의 몸 위로 뛰어 넘어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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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벌이는 노동자 넘어 다니는 경찰 '이건 아니잖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 오체투지를 벌이며 건널목을 지나가려하자, 경찰이 이를 막으며 이들의 몸 위로 넘어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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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가로막는 경찰병력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 5일째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앞에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고통을 알리며 건널목을 지나가려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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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체투지 행진단 "해고는 살인이다" 비정규직 법·제도 철폐를 위해 5일째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단체 참가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을 지나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고통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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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은 오후 12시 15분께 마무리됐다. 경찰은 일민미술관 앞에서 기어가던 행진단 50여 명을 한명씩 들어 올려 광화문광장 앞까지 모두 옮겼다. 이로 인해 교통정체를 빚기도 했다.

경찰이 걸어서 횡단보도를 건너라고 명령한 근거는 행진단이 집회를 인도 행진으로 신고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행진단은 "차도로 집회신고를 내려는 의견을 경찰이 거부해 인도로 집회신고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고제인 집회를 경찰이 일일이 허가할지 판단하는 데에 분노했지만 시민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어서 인도로 집회신고를 낸 것"이라며 "경찰도 최소한의 예의가 있다면 횡단보도를 건너는 10분을 배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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