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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1일 수요일

북한의 대미압박과 한국의 대미압박


<분석과전망>한미연합훈련 대 핵시험,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대 남북정상회담
한성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15/01/22 [11:38]  최종편집: ⓒ 자주민보

미국의 한미연합훈련에 북한이 대응조치로 맞설 것임을 천명하는 등 북미 간 대결기운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요구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북미대결전의 새로운 양상으로 읽힐 만하다. 

북한의 지속되는 대미압박, 연이어지는 미국의 거절 

북한이 또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1일자 기사를 통해서였다. '심사가 바르지 않은 자들의 고약한 행위'라는 글이었다. "최소한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이라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채널’을 첫 출발로 시작된 대미압박이었다. 싱가포르 북미회담으로 이어졌으며 그리고 이렇듯 잦은 언론플레이까지 동원하는 등 북한의 대미압박은 지금껏 끊임이 없다.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수용할 것인가?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9일 한미연합훈련을 임시 중단하면 핵 시험을 임시 중단할 수 있다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은 곧바로 일축해버렸다. 거절조차도 아니었다. 발끈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핵 시험의 명분을 쌓으려는 ‘암묵적 위협’이라고 한 것이다.

미국은 이어 쐐기를 박겠다는 듯 13일 한국정부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것을 공표했다. 

흔히 있어 왔던 북한의 태도이다. 그리고 역시 그에 조응하는 미국의 자주 보아왔던 일반적 태도이다. 

“만약 합동군사연습을 다시 강행한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자위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
노동신문의 그 글에 나오는 이것 역시 새삼스러울 것이 못된다. 북한의 전형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또 한번의 한미연합훈련 중단촉구에 대해 미국은 ‘위협’이라고 일축하는 것으로 또 다시 거절을 했다.  

대응조치는  공언한대로 4차 핵 시험일 것인가?

이것으로 끝나고 마는 것인가?
북한과 미국의 이후 태세에 전문가들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주목을 돌려놓고 있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지금은 뭔가 다르다. 자주 듣고 무수히 접했던 말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사용하는 ‘대응조치’라는 말에 전문가들의 시선은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북한이 가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과 핵 시험을 1대 1로 조응시켜놓은 상태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는데도 북한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북한은 자신의 말이 빈말로 치부되고 마는 풍경을 감내하는 것이 된다. 

그런 일이 가능할 것인가?
이와 관련, 많은 사람들은 북한의 이른바 자존심을 상기한다. 자주성을 생명으로 여기고 자존심 또한 이와 비슷한 범주로 놓고 있는 나라가 북한이다. 

그것에만 따라도 북한은 뭔가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일 것인가. 
형식논리적으로 접근했을 때 답은 이미 있다. 공언했던 대로 4차 핵 시험에 돌입하면 되는 것이다. 

그 정형을 그려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북한은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활동력을 높이는 구실을 제공하는 것으로 핵 시험의 조짐을 드러내면 된다. '38노스'가 북한의 핵 활동에 관한한 최고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곳이어서다. 

그렇지 않아도 운영자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이 핵활동 뿐만 아니라 미사일까지 포함되는 방대한 연구보고서를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충격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귀뜸까지도 해놓고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외부적 조건을 활용하여 북한은 적절한 시점과 계기를 정하고는 핵 시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4차 핵 시험 준비를 선포하면 되는 것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오바마 행정부, 남북정상회담이 답인가? 

오바마 행정부가 가장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이다. 우리정부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오바마로서는 북한의 핵 시험을 막고자 북한의 요구대로 한미연합훈련을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미연합훈련을 북한의 핵 시험과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중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처하고 있는 정치현실이 그렇다. 특히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놓고서도 양보며 패배라는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게 흐르고 있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핵 시험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으로 또렷한 방도가 있는 것 또한 아니다. 아무래도 진퇴양난의 모양새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전혀 다른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하거나 최소한 변화시키는 등 북한과 대화를 할 구실과 명분을 필요로 할 지도 모른다는 추론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단순히 이론상의 추론이 아니다. 미국 내 몇몇 전문가들에게서 직접 확인되는 흐름들이다. 

"미국과 북한이 접촉을 재개할 기회는 오로지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헤럴드경제> 21일자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38노스'의 운영자 위트 연구원이 20일 한 세미나에서 한 주장이다. "남북관계의 진전 없이는 미 행정부는 지금의 대북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다.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미 정부의 변화를 유도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전혀 새로운 분석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워했다. 한국의 대미압박으로 표현해도 될 법했다. 그만큼 특기할만한 것이다.  

한국의 대미압박론은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역임한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연구원에게서도 확인된다. "남북관계에 어떤 진전이 없으면 북미 간에 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위트연구원과 같은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남북관계 진전이 없이 북미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북한과의 관여 정책의 필요성을 정면에서 직접적으로 제기하는 것이다. 즉 대화정책인 것이다. 

위트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압박에서 가장 효용성이 높을 것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들었다. 미국에게 충격요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북미대결전의 변화 양상

이것들이 최소한의 현실성을 갖는 분석이라면 남과 북이 공히 마찬가지로 강조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은 북미대결전에서 전혀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되는 셈이다. 

미국의 한미연합훈련에 북한이 핵 시험으로 조응한다면 미국의 대북대결정책에는 남과 북의 정상회담이 조응하는 양상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징후만으로도 북미대결전이 전혀 다른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해준다. 

아직까지는 추론 수준이다. 그렇지만 동북아 지형변화와 맞물리면 꽤나 현실성을 획득할 수 있는 측면이 적지 않다.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세계패권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 한국정부는 친중 행보에 이어 최소한의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 등에 의해 조성되는 정세지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관련된 지점들에 대한 면밀하고 과학적인 집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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