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페이지뷰

241,322

2021년 10월 24일 일요일

이낙연 ‘상임고문’ 맡아 이재명 돕기로, 민주당 ‘원팀’ 구성 본격 시작

 

‘경선 불복’ 피켓 들고 현장 몰린 이낙연 지지자들, 앙금은 여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참여 요청을 승낙했다.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에 이름을 올려 이 후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초 이 전 대표가 맡을 것으로 예견된 선대위원장 직위보단 선거 참여도나 적극성이 떨어지는 자리이지만, 이 후보의 최대 경선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의 참여로 민주당이 비로소 본선 대비 ‘원팀’ 체제 구성의 첫발을 뗐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찻집에서 만나 30분간 회동했다. 지난 10일 경선 종료 뒤 첫 만남이다. 이 후보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이 전 대표를 맞이했다. 찻집 문 앞에서 대면한 두 사람은 취재진을 바라보며 손을 맞잡고 짧은 포옹을 나눈 뒤 실내로 들어섰다.

이 전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이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우리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그리고 누구든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과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노력하자”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일찍 찾아뵀어야 됐는데 (경기도) 국정감사 때문에 약간 늦어져서 송구스럽다”며 “민주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대표님의 많은 고견을 꼭 부탁드린다.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이어서 같은 DNA를 갖고 있는 하나의 팀원들”이라고 말했다.

이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고 자리에 배석한 오영훈 의원이 회동 결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오 의원은 경선 국면 ‘이낙연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오 의원은 “두 분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협의한 결과 선대위 상임고문을 이 전 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캠프에 참여했던 의원들도 참모들끼리 상의해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에 화답해 이 전 대표의 대선 주요 공약이었던 ‘신복지 정책’을 계승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오 의원은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을 ‘이재명 후보 직속 선대위 제1위원회’를 구성해 그 공약을 직접 챙기겠단 말을 했다”고 언급했다.

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상임고문 직책을 맡은 배경에 대해 “(이 후보가) 구체적 직책을 요청한 건 아니고 선대위 참여를 요청했다. 선대위 참여의 방법을 상임고문이란 직책으로 하는 게 맞겠다고 두 분이 의논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상임고문이면 직접 현장에 나가기보단 외곽에서 지원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오 의원은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만 말했다.

상임고문 공식 임명 등 향후 절차와 관련해선 “당이 아마 11월 초 정도에 (진행할 것으로) 이 후보는 전망하고 있다. 당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차담을 마친 뒤 회동 내용과 관련한 브리핑은 대변인에게 맡긴 채 손을 맞잡고 현장을 함께 빠져나갔다. 이후 추가 회동 일정은 잡지 않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회동하기로 한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 앞에서 양측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경선 후유증’ 깊게 남은 이낙연 지지자들
일부 현장 몰려와 양측 충돌, “회동 중지하라” 항의도

이날 현장은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를 보기 위해 몰린 양측 지지자로 인산인해였다. 특히 지난 14일 대선 캠프 해단식 이후 공개 행보를 멈춰 온 이 전 대표를 보기 위해 그의 지지자들이 상당수 참석했다. 이들은 경선 결과 불복을 시사하는 ‘사사오입 철회하라’, ‘결선 없이 원팀 없다’ 등 피켓을 들고 이를 구호로 외치기도 했다. 구호는 이 후보와 이 전 대표의 회동이 진행되는 시점에도 이어졌다.

경선 앙금이 채 가시지 않은 양측의 감정 싸움에 현장에선 내내 긴장감이 돌았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이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을 땐 질서가 깨져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 의견이 대립된 이 전 대표 측 일부 지지자는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몇몇은 “회동을 중지하라”고 항의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지지자 간 감정적 갈등이 봉합되는 덴 시간이 필요하단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 후보 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브리핑에서 “지지자의 마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단 것에 대해 두 분이 인정했다”며 “지지자의 마음에 상처가 회복되고 함께하는 부분과 관련해선 기다려주고, 함께해주고, 안아주고 하는 부분이 필요하단 말씀을 나눴다”고 언급했다. 오 의원은 “(찻집 밖을) 같이 걸어 나간 것으로 모든 상황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지지자들을 향한 당부의 발언을 남겼다. 이 전 대표는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지실 수는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이어가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1.10.24.ⓒ국회사진기자단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