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공원서 ‘30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 추모제’ 열려
- 마석=김치관 기자
- 입력 2021.10.30 17:46
- 수정 2021.10.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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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농성을 하는 과정에 입던 그 옷 그대로 입고 왔다.”
30일 오후 2시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묘역에서 열린 ‘30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에서 유가족을 대표해 나선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우리가 계속 싸워서 요구하고 이래야만이 이 법을 통과시켜야 되는지 한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정부입법으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민주유공자법)을 만들어줘야 된다고 믿는 사람인데 참 딱하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가협(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을 비롯한 관련단체들은 10월 7일부터 국회 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노상 천막농성을 23일째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독재자고 쿠데타를 한 이런 사람을 국장 명목으로 오늘 장례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 여기서 이거 할 일이 아니고 그 국장 막아야 하는데 그것 못한 게 나도 한탄스럽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노태우 씨 국장일과 30회 범국민추모제 일자가 겹친 것.
이날 추모제를 주최한 ‘30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위원회’ 명예추모위원장을 맡은 이규재 범민련남측본부 명예의장은 추도사에 나서 “앞서 가신 모든 영령들 앞에 깊은 존경과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장남수 회장님을 비롯한 유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규재 명예추모위원장은 “열사들께서 못다 이루신 민주주의와 자주통일 미완의 소임을 반드시 이루겠노라 다짐한다”며 “분단과 예속의 비정상을 청산하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여는 날 노동해방과 민중해방의 새 세상을 성취하는 그 날을 앞당겨오기 위해 더 분발하고 더 힘차게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추모제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1700만 촛불 5년, 촛불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노동자·농민·빈민 민중들의 한숨과 분노가 확대되고 있고 불평등 세습은 심화되고 있다”며 “정치권력의 교체를 넘어 새로운 민중의 삶을 위한 체제로 코로나19, 기후위기를 넘어 사회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맥락을 제시했다.
이들은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의 꿈이라며 “불평등 세상을 타파하고 차별 없는 세상, 평등세상 실현하자!”와 “예속과 분단을 넘어 자주와 평화·번영, 통일의 길 실현하자!”는 구호로 결의를 다졌다.
장현일 추모연대 의장은 경과보고에서 “1회 범국민추모제에는 약 200여 분에 달하는 열사를 모시고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했는데 30회 범국민추모제를 벌이는 지금 신규 봉안 20분을 포함하여 745분의 열사와 희생자를 모시고 추모제를 개최하고 있다”며 “다행히도 이번 범국민추모제 신규 봉안자 가운데는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폭력에 저항하다 희생되신 분들은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 고령이거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이라는 것.
추모위원회는 ‘진상규명되지 않은 사법 사형자, 옥중희생자, 장기수’를 118명으로 집계하고 명단을 추모제 자료집에 실었다. 명단에는 통일혁명당 김종태, 최영도 등도 포함됐다.
장현일 의장은 “올해는 코로나 사태도 원인이 있지만 그래도 민족민주열사희생자 150여 분이 묻혀계신 이곳 마석 모란공원에서 개최할 수 있게 돼 또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이상 열사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송경동 시인은 추모시 ‘돌아오라, 젊은 넋들이여!’를 낭송하며 “아직 저 분단의 철벽이 가로막혀/ 돌아오지 못하는가/ 저 재벌들의 곳간문이 열리지 않아/ 돌아오지 못하는가/ 돌아오라! 영원한/ 민주의 젊은 넋들이여!/ 민중의 붉은 넋들이여!/ 통일의 푸르른 넋들이여!”라고 절규했다.
민중공동행동과 추모연대가 공동주관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후원한 이번 추모제는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대표의 사회로 6.15합창단의 추모공연과 추모영상 상영 등이 진행됐고, 헌화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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