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은 같은데 쓰임이 다른 말들이 있다. 띄어쓰기에 혼란을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앞말과 띄기도 하고 앞말에 붙이기도 하는 ‘밖에’가 대표적이다.
“아침마다 대문 밖에 놓여 있던 병우유의 추억” “주식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던 종목”에선 ‘밖에’를 앞말과 띄어야 한다. 이때 ‘밖’의 품사는 명사다. 안의 반대인 바깥, 일정한 한도나 어떤 정해진 범위를 넘어선 쪽을 의미한다. 여기에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 ‘에’가 결합한 형태다. 조사는 체언 뒤에 붙고 명사는 앞말과 띄어야 하므로 ‘대문밖에’ ‘관심밖에’처럼 붙일 수 없다. 명사 ‘밖’은 ‘에’ 말고도 ‘이, 은, 의, 을, 으로, 에서’ 등 여러 조사와 어울린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향수” “지갑 속에 1000원짜리 2장밖에 없다”에선 ‘밖에’를 앞말에 붙여야 한다. 이때의 ‘밖에’는 보조사다. ‘그것 말고는, 그것 이외엔, 기꺼이 받아들이는, 피할 수 없는’의 뜻으로 사용된다. ‘밖에’ 자체가 조사이므로 ‘하나 밖에’ ‘2장 밖에’처럼 띄어 쓸 수 없다. “그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도 의존명사 ‘수’ 뒤의 ‘밖에’가 조사이므로 붙여야 한다.
‘밖에’의 쓰임새를 어떻게 구분할까? 먼저 의미를 따져 봐야 한다. ‘밖에’가 명사 뒤에서 ‘오로지, 뿐, 그것 말고는’의 뜻으로 사용되면 조사다. “일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뒤에 ‘없다, 모르다, 못하다’ 같은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온다는 점도 알아 두면 유용하다. “일밖에 아는 사람”처럼 긍정적 의미를 지닌 말과는 못 어울린다. ‘밖’이 명사일 때는 긍정적 서술어든 부정적 서술어든 관계없이 결합하는 점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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