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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30일 목요일

공무원노조 반응을 보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주장] 송파구청 공무원의 수당 부정 수급 문제... 해당 공무원들의 일벌백계 요구해야

21.10.01 07:29l최종 업데이트 21.10.01 07:29l
는 서울시 송파구청을 비롯한 25개 자치구의 초과근무 실태를 파헤쳐 보도했다." 
▲  지난 23일 <한겨레>는 서울시 송파구청을 비롯한 25개 자치구의 초과근무 실태를 파헤쳐 보도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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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도된 서울 송파구청 공무원들의 초과근무 수당과 출장 수당의 부정 수급 사건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공무원 사회가 다시 한번 파렴치한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혀 버렸다. 기사에 달린 수천 건의 댓글은 차마 읽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 

해당 공무원들 십중팔구는 '재수 없이 걸렸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른 곳에서도 흔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늘 해오던 것이라 죄의식을 느낄 리도 만무하다. 관행으로 여겨지는 순간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사라지고 만다.

오십보백보일 거라며 억울해 하는 그들을 향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직접 나서서 중앙과 지방 정부의 공무원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지시했다. 부정 수급 사실이 밝혀지면 관련 공무원을 징계하고 해당 기관에 대해서도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행정안전부와 국무조정실,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현장점검을 통해 부정 수급을 적발해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의 엄포에도 부정 수급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 개선은 쉽지 않을 듯하다. 지방 공무원의 복무 점검 권한이 지자체장에게 위임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지방 정부별 점검 실태를 정기적으로 보고받는 정도에서 그칠 공산이 크다. 설령 중앙 정부에 권한이 있다고 한들 제도 개선의 묘수가 있을 리 없다. '좋은 제도가 좋은 사람을 만든다'고들 하지만, '하드웨어'의 개선에 매몰되면 필연적으로 또 다른 편법과 불법이 싹트게 된다.

우리는 이미 숱하게 겪어왔다. 사달이 날 때마다 제도 개선을 앞세웠지만,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온갖 편법이 등장하며 미봉책에 그치고 말았다. 공무원들의 수당 부정 수급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현실은 제도 개선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변명도 핑계도 아닌 궤변

단언컨대, 제도라는 '하드웨어'의 문제가 아니다. 제도를 만드는 이도 적용받는 이도 모두 기관만 다를 뿐 공무원들이다. 서로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가재와 게'들이라는 이야기다. 아무리 파격적인 제도라도 이내 적응하게 되고 결국 또 하나의 관행으로 정착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며 손가락질할 법도 한데, 과문한 탓인지 그들을 꾸짖는 공무원이 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되레 일부에서는 그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수당 지급 문제를 중앙 정부가 통제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는 공무원들의 낮은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불합리한 수당 구조 등 전반적인 임금 체계를 개선해달라는 요구에도 정부가 묵묵부답이어서 불가피한 자구책이라는 투다. 정부가 편법을 조장했다는 뜻이다.

나아가 송파구가 다른 자치구보다 많은 출장여비를 받는 것도 "송파구 노조가 교섭해서 얻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다른 자치구가 월평균 1인당 12만 원을 받은 반면 송파구는 그 두 배가 넘는 월평균 26만 원에 이른다. 편법의 '유능함'을 뽐내고 있는 셈이다.

그들과 처지가 다른 교사로서 주제넘은 짓 같아 조심스럽지만, 이번 사달에 대한 전국공무원노조의 반응을 접하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해명이랍시고 내놓은 게 변명도 핑계도 아닌 궤변이라는 생각에서다. 임금 체계가 잘못되었으니, 불법도 용인된다는 발상 아닌가.

초과근무와 출장 시간을 조작해 늘리는 등의 불법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건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납작 엎드려 사과해도 시원찮을 마당에, 언론과 정부에 화살을 돌리는 건 누가 봐도 뻔뻔한 짓이다. 송파구청만 조리돌리는 건 지나치다는 해명 역시 전형적인 물타기다.

공무원에 대한 신뢰도

극소수 구청 공무원의 비위 행위로 규정하지 않고, 정부의 무능과 언론의 마타도어인 양 몰아가는 전국공무원노조의 인식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국민의 공복인 공무원을 대표하는 조직이라면, 해당 공무원들의 일벌백계를 요구해야 옳다. 그것이야말로 오늘도 본분에 충실하며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공무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부정 수급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진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다들 하는데 나만 안 하면 바보'라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혼자만 정의로운 척한다고 조롱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불법조차 관행이라며 두둔하는 조직 문화를 통째로 손보지 않고선,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가져온다 해도 백약이 무효라는 이야기다. 

고작 수당 십수만 원에 개인의 양심을 맞바꾸지 말라. 그것은 공무원 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허무는 일이다. 업무량에 견줘 임금이 낮다고 여긴다면, '정공법'으로 맞서는 게 옳다. 관행에 찌들어 불법 행위에 편승한 이들을 일컬어 우리는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 부른다. 

거칠게 말해서, 그들은 스스로 조직 속 톱니바퀴가 되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기계다. 상급자가 시키는 일만 하고, 튀는 언행은 철저히 삼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비난받을 일 없다'며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자'는 주의다. 그들에게 자긍심을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일 뿐이다. 

부디 불의 앞에서 '모두가 예스라고 말할 때, 노라고 외칠 수 있는' 당당한 공무원이 되어 달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적어도 조직 내에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살라'고 말하는 동료들의 처세술에 맞서 기꺼이 '모난 돌'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곧 그 사회의 신뢰도를 의미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무원의 집단적 부정부패는 사회가 붕괴하는 과정의 핵심 징후다. 과민 반응일지 모르지만, 송파구청 공무원들의 비위 행위와 전국공무원노조의 민심과 동떨어진 해명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서울과 멕시코시티를 가른 진보에의 믿음...지금 서울은 괜찮을까?

 [좋은 도시를 위하여] 멕시코시티

외국어와의 인연은 1978년 고등학교 재학 시절 맞은 여름방학을 일본에서 홈스테이하며 시작됐다. 당시는 일본어 몇 마디를 배운 게 고작이다. 본격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그해 가을 학교에서 들었던 스페인어 수업이다. 그 뒤로 졸업할 때까지 스페인어를 계속 공부했고 대학에 입학한 뒤에는 일본어와 동시에 공부를 했다. 2학년 때부터는 일본어에 집중하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스페인어는 점차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스페인어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즐겁다.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한 첫 외국어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경험이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오신 중년 여성 선생님은 밝은 성격으로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 문법 중심 수업이긴 했지만 지루한 설명보다 연습에 비중을 두셨고, 수업 속도도 빨랐다. 스페인어 성적은 늘 좋았다. 그 덕분에 고3 과정을 마친 뒤 장학금을 받아 여름방학에 스페인어권 도시에서 홈스테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라틴아메리카 도시 중 선택할 수 있는 곳이 더 있긴 했지만, 스페인어 선생님의 영향으로 멕시코의 멕시코시티로 정했다.


▲1980년 멕시코시티 시내 모습. ⓒ로버트 파우저

처음 두 달 동안 머문 멕시코시티에서 스페인어 실력도 부쩍 늘었지만 내게는 도시 자체가 여러모로 흥미진진했다. 일 년 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다시 이 도시를 찾아 한 달을 보내기도 했을 정도다. 벌써 40여 년 전 이야기다.


 

그때 그 도시는 어땠을까.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이 도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 질문은 따지고 보면 멕시코시티만을 향하지 않는다.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도시, 나아가 개발도상국의 도시화를 생각해볼 계기이기도 하다.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는 2020년 현재 약 920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주변까지 포함하면 약 2,180만 명, 광역으로 넓히면 3,080만 명에 달하는데 이 숫자는 멕시코 전체 인구의 약 2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 도시의 출발은 아즈텍 문명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이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약 1325년으로 추정한다. 이후 1519년 스페인군의 침략을 받아 1521년 아즈텍 문명이 항복한 뒤에는 누에바에스파냐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누에바에스파냐는 스페인 식민지의 행정 수도이자 약 300여 년 동안 스페인 제국의 주요 도시로 발달했다. 그 뒤 1821년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이곳은 독립국 멕시코의 수도이자 중심 도시로 기능해왔다. 


 

▲멕시코시티 도심 광장. 1980년 촬영. ⓒ로버트 파우저

돌이켜보면 아즈텍 문명, 스페인 제국, 독립국으로 변화해온 오랜 역사에서 멕시코시티는 언제나 이 나라의 중심 공간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 수도였다. 테노치티틀란 시절 이곳은 호수 안에 자리 잡은 섬이었다. 육지와의 연결은 다리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땅을 지배한 스페인 제국은 이 섬에 스페인식의 도시를 건설했다. 테노치티틀란 시절부터 있던 광장은 사용하되, 원래 있던 주변 건물은 철거하고 대신 지배자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한 성당과 관공서 건물을 지어 올렸다.


호수 안의 섬이었던 도시와 육지를 연결하는 여러 개의 다리마다 그 입구에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스페인 제국 통치자들은 처음에는 그 마을들을 자국 식으로 전환하더니, 도시가 점점 커지자 호수를 매립한 뒤 도로를 건설했다. 호수를 매립한 곳은 아무래도 지반이 약해 지진이 올 때마다 이 지역 피해는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다. 다리 입구마다 자리 잡았던 작은 마을들은 멕시코시티의 주변 동네로 흡수되고 말았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 1980년 여름 내가 만난 멕시코시티는 한창 경제급성장을 이루고 있었고, 이로 인해 인구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홈스테이하던 집의 위치 자체가 도시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었다. 멕시코시티는 점점 폭발하는 인구를 흡수하기 위해 오래된 주택가 인근에 1957년 계획 위성 도시 시우다드 사텔리테(Ciudad Satélite)를 개발했는데, 내가 머문 집은 여기에서 북쪽으로 더 올라가 주로 중산층이 사는 또 다른 위성 도시 주택가에 있었다.


▲필자가 1980년 홈스테이한 동네. ⓒ로버트 파우저

그 당시 이 도시의 중산층들에게 자동차는 필수품이 아니었다. 때문에 동네마다 다양한 가게는 물론 슈퍼마켓도 많았다. 대부분의 주부들이 거의 매일 장을 봤고, 멕시코 주식인 토르티야를 파는 가게 앞은 언제나 줄 서는 주부들로 북적였다. 시내로 나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가야 했다. 인구 폭발의 시대였기 때문에 버스는 늘 만원이었고, 지하철도 다르지 않았으며 도로마다 교통 체증이 매우 심했다. 한 번 시내를 다녀올 때마다 고역이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처럼 이동이 불편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은 동네 안에서 가급적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래서인지 당시 이 지역은 어쩐지 독립된 마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인구 수, 교통난, 공해 등 여러 개발도상국이 안고 있던 대부분의 문제가 1980년대 멕시코시티에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인구 증가세는 점점 꺾여갔다. 게다가 1994년 1월 멕시코가 미국, 캐나다와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면서 미국과 가까운, 멕시코시티 이외 지역에서 공업 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멕시코시티가 아닌 다른 도시 인구 수가 급증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가도 도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90년대 이후 마약 거래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폭력과 범죄가 만연하면서 국제적으로 멕시코의 이미지는 빠른 속도로 나빠졌다. 이런 나라의 수도에 누구라도 관심을 기울일 리가 없다. 악순환이 거듭되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국제적으로 오버 투어리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젠트리피케이션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지만, 이는 선진국의 몇몇 도시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멕시코시티는 이런 논의에서도 거론되지 못했다. 풍부한 역사와 비교적 최근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문화 전반에 걸친 노력 덕분에 예전에 비해 부정적인 느낌은 조금 줄어들고는 있으나, 여전히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미지는 멕시코시티에 대한 호감을 가로막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1980년대 내가 머문 도시는 또 있다. 바로 서울이다. 두 도시의 경제적, 사회적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나로서는 이런 변화가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지점이 늘 관찰 대상이었다. 두 도시 모두 1960년대부터 진행된 공업화에 따라 인구수가 급증했고, 폭발적인 급증세로 인한 주택난, 교통난, 공해 같은 문제가 심각했다. 


 

▲1980년 멕시코시티 지하철을 탑승하는 시민들의 모습. ⓒ로버트 파우저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두 도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국이 멕시코보다 한결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고, 이를 유지한 것도 중요한 차이라면 차이일 것이다. 하지만 민주화를 이루어내고, 시민들의 교육에 힘을 쓰는 등 사회적 발전에 노력한 한국과 달리 멕시코는 범죄, 부패, 빈부 격차 같은 불안한 사회 문제에 발목이 잡혀 한국보다 훨씬 뒤처지고 말았다. 이러한 차이는 멕시코시티와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인상에도 다양하게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오늘날 서울은 IT와 케이팝 등을 통해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 도시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멕시코시티는 여전히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 역시 이런 이미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멕시코시티에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가볼 기회가 아주 없던 건 아니었는데, 그때마다 1980년대 막연히 느꼈던 불안함 때문에 알게 모르게 피하곤 했다. 2018년 스페인어 실력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도 멕시코시티가 아니는 마드리드를 선택했다.


 

그렇지만 이 도시를 내 마음속에서 완전히 포기해야 할까. 1980년대 처음에는 두 달, 그 다음에는 한 달여 동안 멕시코시티에 머물던 시절 내가 이 도시에 흥미를 느낀 지점이 분명히 있었다. 선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포용하면서도 새롭게 유입된 문화와의 혼합된 정체성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추구하는 멕시코시티는 어쩌면 세계적으로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민족과 인종 갈등을 극복할 길을 열어 줄지도 모른다.


 

실제로 멕시코시티는 여러 면에서 새로움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진보적 도시다. 낙태와 동성 결혼을 다른 주보다 일찍 허용했다. 오늘날 멕시코시티 시장 클라우디아 샤인바움(Claudia Sheinbaum)은 이민자의 후손이면서 여성이자 유대인으로서는 최초로 그 자리에 올랐다. 에너지공학박사 출신답게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으니 그가 펼쳐 보일 시정이 어떨지 관심이 간다. 멕시코시티에서 활약하는 이민자의 후손은 클라우디아 샤인바움만이 아니다. 각 분야마다 편견과 차이로부터 벗어난 이들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혼합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멕시코시티에 오랫동안 형성된, 다양한 문화와 다른 생각에 대한 관대하고 열린 태도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비해 한창 주목 받는 서울은 어떨까. 점점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은 서울을 향해 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나의 질문에 대한 서울의 답이 궁금하다.


 

▲멕시코 국립 자치 대학교 중앙도서관. 1980년. ⓒ로버트 파우저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9301244505835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손준성 관여했다는데 ‘제보 사주’ 프레임 고집하는 조선

 [아침신문 솎아보기]속도 올리는 대장동·고발 사주 수사, 초점 제각각

신문들 ‘정영학 녹취록’ 로비정황 주목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고발장 전달에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이 관여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검사 사건을 의무적으로 이첩하도록 한 공수처법과 중복 수사 우려에 따라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넘겼다.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외 아침신문이 1면에 올렸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로 600억원 넘는 배당금을 챙긴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이 대장동 사업 전모를 드러낼 결정적 증거로 떠올랐다. 신문들은 민간사업자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돈뭉치를 건넨 정황이나, 개발사업 관계자들이 정·관계 로비를 논의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담겼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외 8개 신문이 1면에 다뤘다.

▲1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1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윤 총장 주장 힘실은 조선, ‘신상털기 멈추라’ 한겨레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가 30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현직 검사 관여 사실을 확인하고 공수처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고발장과 사건 관계인의 판결문을 최초로 전달한 이가 손준성 검사라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전달된 자료에 포함된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 지아무개씨의 과거 판결문을 손 검사가 지휘하던 수사정보담당관실에서 열람한 흔적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검사는 이날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손 검사가 고발장 작성에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문들은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 배경, 또 윤 전 총장의 지시나 묵인 여부는 여전히 규명 대상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지난 28일 손 검사의 지휘를 받았던 수사정보담당관실 검사 2명의 컴퓨터와 업무자료도 확보했다. 세계일보는 “연루 의심을 받는 현식 검사들과 김 의원 등 주요 관련자 소환 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일 경향신문 2면
▲1일 경향신문 2면
▲1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1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신문들은 조만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일보는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릴 정도로 친위 부서인 수사정보정책관 검사들이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보통 심각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윤 총장이 보도된 고발장 이미지 출처를 의심했던 한겨레는 “이래도 정치공작 우길 건가”란 제목의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에 수사 협조를 주문한 뒤 ”제보 내용의 신뢰성을 깎아내릴 목적으로 집요하게 이어온 제보자 신상 털기도 멈추길 바란다”고 했다.

▲1일 세계일보 8면
▲1일 세계일보 8면
▲1일 국민일보 사설
▲1일 국민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를 5면에 보도하면서 “검찰 일각에서는 ‘이첩 요건인 범죄 혐의가 발견된 상황이 아닌데 공수처로 이첩한 것은 법 위반이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5면에서 윤 총장이 제기한 “제보 사주 의혹”에 힘을 싣고 공수처 이첩에 의문을 제기했다. 기사 도입부에 “윤 전 총장 측은 조성은씨가 ‘고발 사주 의혹’을 인터넷 매체에 제보한 시점을 전후해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난 것에 ‘제보 사주 의혹’을 제기해왔다”고 했다. “검찰이 약 보름 만에 뚜렷한 결론 없이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다”고도 했다.

▲1일 동아일보 5면
▲1일 동아일보 5면
▲1일 조선일보 5면
▲1일 조선일보 5면

스모킹건 떠오른 정영학 녹취록, 신문 1면서 주목

정 회계사는 2009년께부터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와 함께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해 온 이 사건 핵심 인물이다. 대장동 민간사업자 쪽 이익 배분 설계를 주도했고 현재까지 644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정 회계사는 아파트 분양이 시작되며 수백억원의 이익이 추가로 발생하던 2019년부터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개발도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대화를 녹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엔 주로 개발사업 이익 배분 논의가 담겨 있다고 전해졌다.

검찰은 화천대유 측이 2015년 민관합작사업으로 손잡은 성남도시개발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뭉칫돈을 전달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도 금품이 전달됐다는 내용이 녹취록에 포함,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국민일보와 동아일보는 유 전 본부장이 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고 전했다.

▲1일 한국일보 1면
▲1일 한국일보 1면
▲1일 조선일보 1면
▲1일 조선일보 1면

한겨레는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라며 “그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으로 일하던 2015년 3~7월에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선정과 심사, 최종이익 배분 협상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를 거치지 않고서는 인허가 로비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1면에 “녹취록과 첩보 등에서 정·관계 인사 이름이나 직책과 함께 거론된 금품 액수를 합하면 3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성남시의회 등 지방 정계 직책과 금액, 정치권과 법조계 인사들의 이름과 금액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곽상도 무소속 의원도 등장하는데 실제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곽 의원 아들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한겨레는 “정영학 회계사가 개발사업 핵심 인사 간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만들고 이를 검찰에 넘긴 것을 두고, 막대한 개발이익 배분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1일 한겨레 3면
▲1일 한겨레 3면

경향신문은 “유 전 본부장이 2010년부터 남욱 변호사·정영학 회계사 측과 만남을 가졌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대장동 사업 설계 단계부터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천화동인 측이 논의했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2010년 말부터 남 변호사 측과 수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사장 직무대행을 맡던 당시 남 변호사·정 회계사 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30일 민주당 대선 경선 TV 토론에서 “(유 전 본부장이)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이다. 연락도 하지 않는다”며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관리하는 산하기관 직원이고 문제가 생겼으면 제 책임”이라고 했다. 국민일보와 동아일보는 이 지사와 유 전 본부장이 “10년 인연”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2010년 이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출석할 당시 유 전 본부장이 직원들과 응원차 재판에 방문했다고 했다.

▲1일 동아일보 3면
▲1일 동아일보 3면

서울신문은 1면 머리기사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조성원가 1조 3371억원 가운데 용처가 불분명한 ‘부대비용’이 3278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총액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서울신문은 원가를 높게 책정하면 그만큼 토지 분양 가격이 올라가 시행사인 성남의뜰 이윤 몫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검찰이 화천대유 회계처리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처리된 70억~80억원의 현금 흐름을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1일 세계일보 1면
▲1일 세계일보 1면

경향신문은 사설 “속도 내는 대장동·고발 사주 수사, 오로지 법과 원칙대로”에서 “검찰은 정씨의 진술과 자료를 분석해 대장동 사업의 설계·집행 과정과 수익 배분 구조, 정계와 법조계 로비 의혹 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의혹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이 지사 측근으로까지 번졌다”며 “이 지사와 민주당은 특검을 거부하며 검찰·경찰에 맡기자고 한다. 국민이 지금 검찰을 믿겠나”라고 했다.

김정은 “10월초 남북통신선 다시 복원” 의사 표명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통해 밝혀...“남측, 도발할 이유도 목적도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보도한 노동신문 1면.ⓒ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군사훈련을 이유로 단절시켰던 남북 통신선을 오는 10월 다시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남측의 행동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통신선 복원 등 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30일 “김정은 원수님께서 9월 2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회의 2일 회의에서 역사적인 시정연설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발전을 위한 당면투쟁방향에 대하여’를 하시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매체들은 김 국무위원장이 “경색되여 있는 현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념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초부터 관계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도록 할 의사를 표명하시였다”고 보도했다.

남북통신선은 지난 8월 10일 이후 두 달 가까이 단절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하는 등 관계 개선을 통해 지난 7월 27일 단절 413일 만에 전면 복원한 통신선이 2주 만에 단절됐었다. 이번 김 국무위원장의 발언으로 단절 두 달 여 만에 다시 복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시정연설에서 김 국무위원장은 “지금 남조선에서 우리 공화국을 ‘견제’한다는 구실밑에 각종 군사연습과 무력증강 책동이 노골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우리를 자극하고 때없이 걸고드는 불순한 언동들을 계속 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남조선당국이 계속 미국에 추종하여 국제공조만을 떠들고 밖에 나가 외부의 지지와 협력을 요구하는데만 급급하고 있다”며 “얼마 전 남조선이 제안한 종전선언문제를 논한다면 북남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불씨로 되고있는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적대적인 행위들이 계속될 것이고 그로 하여 예상치 않았던 여러가지 충돌이 재발될 수 있으며 온 겨레와 국제사회에 우려심만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 국무위원장은 그동안 김여정 부부장과 외무성 담화 등에서 밝혔던 것과 마찬가지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우선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종전을 선언하기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인 태도,적대시 관점과 정책들부터 먼저 철회되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계속 밝히고 있는 불변한 요구이며 이것은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기 위해서도 선결되여야 할 중대과제”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했다고 보도한 노동신문 1면 가운데 일부ⓒ뉴스1

또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선 “남조선당국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대결적인 자세와 상습적인 태도부터 변해야 하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으로 민족자주의 립장을 견지하고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려는 자세에서 북남관계를 대하며 북남선언들을 무게 있게 대하고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새로운 단계에로 발전해나가는가 아니면 계속 지금과 같은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이 남조선 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려있다는데 대하여 다시금 명백히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남조선에 도발할 목적도 리유도 없으며 위해를 가할 생각이 없다”라며, 남조선은 북조선의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는 망상과 심한 위기의식,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미국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새 미 행정부의 출현 이후 지난 8개월간의 행적이 명백히 보여준 바와 같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적대시 정책은 조금도 달라진것이 없으며 오히려 그 표현형태와 수법은 더욱 교활해지고 있다”면서 “지금 미국이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없는 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저들의 적대행위를 가리우기 위한 허울에 지나지 않으며 력대 미행정부들이 추구해온 적대시정책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국무위원장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첨단 무기 개발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국방부문에서 조선반도지역의 불안정한 군사적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적대세력들의 군사적준동을 철저히 억제할 수 있는 위력한 새 무기체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비상히 빠른 속도로 개발되고 있는 우리의 첨단무기들과 날로 강화되는 인민군대와 민간 및 안전무력의 전투적 면모를 놓고서도 사회주의 승리의 앞길을 강력히 개척해나가는 우리 당과 국가의 강대함을 확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말 편찬 기여한 장지영·김윤경·권덕규 '10월 독립운동가'

 

이들의 우리말 보전 활동 '말모이' 제작 동기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2021-09-30 08:34 송고
10월의 독립운동가 © 국가보훈처 제공


국가보훈처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장지영·김윤경·권덕규 선생을 '2021년 10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일제의 우리말 탄압에도 꿋꿋하게 한글을 연구하고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이들의 노력으로 우리말의 보전과 과학적 연구가 가능했으며, 민족 언어를 지킬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의 조선어학회 활동과 조선총독부가 일으킨 조선어학회사건은 영화 ‘말모이’의 제작 동기가 됐다.


 먼저 장지영 선생은 1905년 관립한성외국어학교 한어과 졸업 후에 주시경 선생을 찾아가 3년간 한글 문법을 배웠다. 선생은 주 선생의 이념을 계승하고 한글을 체계화하기 위해 김윤경·권덕규 선생 등과 1921년 12월에 조선어학회 전신인 조선어연구회를 조직해 한글 연구, 표준어 확립 및 사전 발간 사업을 했고, 1927년 2월 최초 국어 전문잡지인 ‘한글’을 창간했다.


장 선생은 1931년 조선어연구회를 개편한 조선어학회의 '한글맞춤법 통일안' 제정위원으로 선출되어 활동했고, 1933년 10월 마침내 '한글맞춤법통일안'을 공표했다. 또한, 장 선생은 1935년 1월부터 표준어 사정위원으로 참여하여 2년간 약 1만 개의 어휘를 정립하여 1942년 ‘조선어대사전’이 발행됐다.

한편, 조선총독부는 한글 말살정책 강화와 연구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조선어학회사건'을 일으켰고, 이에 연루된 장 선생은 모진 고문을 받았고, 1944년 10월에 석방됐다.

김윤경 선생은 1911년 1월 서울 남부 상동의 사립청년학원에 입학하여 평생 은사인 주 선생으로부터 한글을 배웠다. 김 선생은 조선어연구회 회원들과 연구를 해 1922년 1월 '우리말과 글의 예와 이제를 보아 바로 잡을 것을 말함'이라는 논문을 작성했다. 또한 '조선어사전'편찬위원으로 선임돼 한글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김 선생은 1931년 전국을 순회하며 청년들에게 한글을 강습했고, 1934년 5월에는 한국사와 한국어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진단학회의 창립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국학운동에 매진했다.

1937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혹독한 고문을 겪었으나, 한글 연구를 집대성한 조선문자급어학사를 1938년 수감 중에 발간했다. 김 선생은 조선총독부에서 일으킨 조선어학회사건에 연루되어 1년간 가혹한 옥고를 겪고, 1943년 9월 기소유예로 석방됐다.

권덕규 선생은 1910년 서울 휘문의숙에 입학하여 주 선생을 만나 사제관계를 맺었다. 권 선생은 주선생을 도와 최초의 한글 사전인 '말모이' 편찬에 참여했고, 1914년 주 선생 사망 이후에도 한글 보존의 일념으로 '말모이' 편찬을 이어갔다.

권 선생은 1919년 12월부터 1920년 1월까지 8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조선어문에 취하야’라는 논설로 한글 이론을 강의했고, 이러한 연구 노력으로 1923년에 한국어 이론서이자 교과서로써 큰 의미가 있는 조선어문경위가 발간됐다.

1926년 한글 맞춤법 확립운동의 시작으로 평가되는 정음회를 조직했으며, 1929년 10월에는 조선어사전편찬위원회의 준비위원회에도 참여했다. 1931년부터 1934년까지 조선어강습회의 강사로 참여하여 조선어 강습과 대중강연, 한글 관련 좌담회 연사로 활동하여 동아일보 창간 10주년 기념 특집기사에서 '조선어문 공로자'로 선정됐고, 1936년 조선어학회에서 발족한 '조선어사전편찬위원회'에도 참여했다.

권 선생은 조선총독부에서 일으킨 조선어학회사건에 연루되었으나 와병 중인 탓에 구속되지 않았고, 1943년 4월 기소중지 처분을 받았다.

앞서 정부에서는 선생들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장 선생과 김 선생에게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그리고 권 선생에게는 2019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각각 추서했다.


jaewoopark@news1.kr

2021년 9월 29일 수요일

“김만배 친분 전혀 없다”는 윤석열, “둘은 형·동생 하는 사이”라는 김의겸

 강경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소유 연희동 주택을 산 사람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머니투데이 전 법조팀장) 씨의 누나인 김명옥(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3호 이사) 씨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윤 전 총장은 “김 씨와 친분이 전혀 없다”며 김 씨와의 연결고리를 강하게 부정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은 29일 예비역 병장들과의 ‘밀리터리토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만배란 분은 나도 안다. 그쪽은 서울중앙지검이나 대검 출입을 했을 것이고 우리는 지방 갔다가 대검도 근무하고 하니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연락하고 만나는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다”며 “상갓집에서 몇 년 전에 눈인사 한 번 한 것 같고, 법조에 있을 때도 본 게 9~10년 된 것 같다”고 했다. 친분이 없다고 하면서도 몇 년 전 상갓집에서 눈인사를 한 사실을 기억하는 건 의아한 대목이다.

또한 “부모님 집을 사간 사람이 김만배 누나라는 걸 어제 처음 알았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다면 수사를 하면 되지 않겠냐”고 정면 대응했다.

윤 전 총장의 부친과 김 씨의 누나 사이 부동산 거래가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자, 윤 전 총장 선거캠프는 곧바로 공식 입장을 내 “윤기중 교수는 부동산중개소로부터 소개받았을 뿐이므로 김명옥의 개인 신상이나 재산 관계에 대해서는 당연히 몰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도 부동산 매매 계약서 등 거래 자료들을 공개하며 “직접 매매했다면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부담할 이유가 없다”, “부동산 매수인은 2019년 4월(계약 시점) 당시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사람으로서 천화동인 투자나 개인적인 가족 관계를 언급할 이유가 없던 상황이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윤 전 총장 측 해명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과 김 씨는 전혀 친분이 없고, 양측 가족끼리 이뤄진 부동산 거래는 우연의 일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으로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부정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과거 법조 출입 경력이 있는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직접 겪은 일화를 소개하며 윤 전 총장과 김 씨와의 친분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김만배는 형 동생 하는 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016년 말 박영수 특검이 법조 출입기자 1진 여러 명을 불러모았다. 이때 박 특검의 부탁을 받고 1진 기자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은 기자가 김만배”라며 “이 자리에서 박 특검은 ‘수사팀장을 누구 시키는 게 좋을까’라고 묻자 김 기자가 ‘석열이 형 어떨까요’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말을 들은 다른 기자들은 생각했다. ‘어휴, 김만배가 윤석열하고 엄청 가깝구나’”라고 썼다.

그러면서 “김 기자는 20년 넘게 법조만을 출입한 기자로, 곽상도·박영수·김수남 등 잘 나가는 검사들과 남다른 관계를 유지했다. 윤석열 후보도 검사 시절 기자들과 농도 짙은 관계를 유지했다. 김만배를 몰랐을 리가 없다”며 “윤 후보는 그저 우연이라는 말로 빠져나갈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2021년 9월 28일 화요일

지속 발전 가능한 한국어 미래 논의

 


[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국어원과 함께 10월 4일부터 9일까지 ‘2021 세계 한국어 한마당’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공식 누리집을 통해 중계한다.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전 세계인이 한국어와 한글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국제 학술대회, 언어 산업 전시회, 한국어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등 다채로운 한마당을 꾸민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130여 명의 한국어 학자, 교육자, 통·번역 전문가, 언어 산업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온라인 국제 학술대회가 10월 8일과 9일에 열린다.
참가자들은 ‘한국어.한글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언어 산업 환경 속에서 한국어와 한글의 변화에 주목하고, 한국어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한다.

한강, 신경숙 작가의 작품 등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린 문학 소개 전문가인 바버라 지트워가 외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국어, 한국 문학, 한국 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국내 대표 언어 인공지능 기업 ‘솔트룩스’의 이경일 대표가 ‘세종의 꿈, 인공지능이 꽃피운다’를 주제로 날로 발전하는 한국어 인공지능 기술 변화를 발표한다.

올해 처음 ‘언어 산업 전시회’가 ‘인공지능과 언어 산업(한국어, 인공지능을 만나다)’을 주제로 10월 4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린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지속 발전 가능한 한국어 미래 논의
2021 세계 한국어 한마당 포스터


2021년 9월 27일 월요일

‘재건축의 신’ ‘스타 조합장’ 손길 닿은 반포, 왜 잡음 끊이질 않나

 등록 :2021-09-28 04:59수정 :2021-09-28 12:04

서울시·서초구, 조합 합동점검 결과
‘황제분양’ 논란 신반포3차 등
불투명 운영 등 지적사항 무더기 적발

여러 조합 참여 추정 유명 조합장
조합 운영 놓고 조합원과 소송전도
고문 계약 관련 신반포2차 수사의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 부동산 시장을 좌우하는 서초구 반포 일대 재건축 조합에 대한 지자체 합동점검 결과 불투명한 운영 등과 관련한 지적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조합은 ‘재건축의 신’ 또는 ‘스타 조합장’으로 일컬어지는 유명 조합장이 일정 부분 관여된 곳으로 조합 운영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을 통해 입수한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조합 실태점검 지적사항 조치계획’ 자료와 ‘신반포2차 재건축조합 기동점검 적출사항 조치계획’ 자료를 보면, 서울시와 서초구는 이들 두 조합에 대한 합동점검을 통해 신반포3차 29건, 신반포2차 15건의 지적사항을 각각 적발했다. 신반포3차는 분양가상한제에서도 역대 최고 분양가(3.3㎡당 5653만원)를 승인받아 ‘황제분양’ 논란을 부른 ‘반포 래미안원베일리’다. 신반포2차는 지난해 말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아직 시공사 선정 전이다.


원베일리 조합의 경우 관리처분계획에 동·호수 배정 시 전산추첨을 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일부 세대를 수기 방식으로 진행한 것을 비롯해 8건이 시정명령을 받았다. 정비업체직원과 조합 임직원에게 부당하게 지급한 식대 및 교통비 등 2건에 대해서는 환수 조처가 내려졌다. 그밖에 행정지도를 받은 부분도 19건에 달했다. 특히 신반포2차 조합은 강남 일대에서 ‘재건축의 신’ 또는 ‘스타 조합장’으로 일컬어지는 한아무개씨와 월 2500만원, 연 3억원의 재건축 고문계약을 경쟁입찰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일과 관련해 수사의뢰 됐다.


두 곳에 대한 합동점검은 일부 조합원들이 제기한 민원에 따라 착수된 것으로, 특히 강남 일대에서 재건축 전문가로 통하는 한씨와 관련된 민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씨는 ‘아파트 평당 1억원’ 시대를 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의 전신인 신반포1차 재건축조합장이다. 아리팍의 ‘명성’을 발판으로 다른 재건축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합동점검을 받은 원베일리 조합의 경우, 한 조합장이 ‘조합원’ 신분으로 조합 총회 사회를 보거나 언론 인터뷰를 하는 등 조합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조합장은 지난 6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일부 조합원 주도로 열린 재건축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당시 한 조합장이 참석한 설명회 동영상을 홍보하는 문자메시지에는 “최단 기간 입주, 최고분양가, 최고 추가환급금·최고수익률, 최단기 인허가, 최초 평당 1억원의 신기록을 만든 대한민국 최고의 재건축 전문가 한 조합장”이라고 적혀있다.


재건축 전문가로 통하지만, 그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원베일리 조합에서는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해 조합 임원들과 한 조합장이 해당 조합원을 고소하는 등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소형면적인 46㎡에 대해 조합원 신청분이 없다고 공지해놓고 실제 관리처분인가 때는 2세대를 조합원 신청분으로 기재해 조합원들의 분양신청 기회를 막았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일부 조합원들의 고발로 경찰 수사 중이다. 단 일부 조합원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분양계약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은 지난 3월 기각됐다. 김아무개 조합장과 한 조합장은 이 문제를 제기한 특정 조합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밖에 이주촉진비 대출 규정 위반 등과 관련해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을 고발한 2건이 추가로 있다.


한 조합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특정 조합원들이 지독하게 서초구청, 서울시청에 민원을 넣어서 합동점검이 시작됐다. 지적사항 29건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고 이행에도 강제성이 없는 행정지도 수준”이라며 “46㎡ 면적 분양도 가처분 신청 때 법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이 나왔기 때문에 경찰 수사를 해도 무혐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반포2차 고문 계약 관련해서는 “신반포2차는 17년 동안 추진위에서 조합 설립을 못하는 최악의 상태에서 추진위원장 직무대행을 해임시키고, 총회를 4번이나 열고, 가처분 소송 12개를 이기면서 조합 창립총회를 열어서 10개월만에 인가를 받아줬다”며 “창립총회에서 안건으로 결의를 받아서 나한테 요청해서 수락한 것 뿐인데, 저한테 쫓겨난 추진위원장 직무대행이나 비대위 등이 서초구청에 민원을 넣었고 결국 1개월 10일만에 계약을 해지했으며 급여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자신을 반대하는 특정 조합원의 고발로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다고 했다.


그가 현직 조합장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신반포1차 조합(아크로리버파크 조합)도 2016년 입주 이후 5년이 지났는데도 해산을 못한 채 조합원들과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한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임원들에게 수익금의 20%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도록 한 2013년 이사회 의결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조합원들이 주장하는 인센티브 규모는 200억원에 달한다. 1심과 2심에서는 “200억원에 이른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조합원들이 패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심리를 통해 추가이익금이 대략 어느 정도에 이르는지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나 이를 하지 않았고, “임원들이 재건축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에 어떠한 기여를 하였는지 충분히 심리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9월3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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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준호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미해산 조합 실태조사 추진’ 관련 자료를 보면, 서울시는 신반포1차를 비롯한 미해산 조합 10곳에 대해 각 구청 및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가와 함께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여기에는 강동구 시영2차(프라이어팰리스), 강동구 고덕2단지(고덕 그라시움), 서초구 삼호가든 1·2차(반포 리체), 서초구 신반포5차(아크로리버뷰신반포) 등 강남권 고가 아파트 단지가 포함되어 있다.


10곳 가운데 강동구 고덕시영 재건축조합(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과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조합(헬리오시티)은 이미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조합의 경우 2017년 입주했는데도 시공 하자 및 세금 환급 소송 등으로 해산이 미뤄지면서 조합장이 월 560만원의 급여와 1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받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합 임원의 과도한 인센티브와 퇴직금 인상 시도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의 민원 제기로 해당 안건이 삭제되어 총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2018년 입주한 헬리오시티의 경우 조합과 조합원들 사이에 손해배상 및 구상금 청구 등 법적 소송만 28건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부 조합 임원의 비리행위, 불투명한 조합 운영 등이 정비사업의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라며 “개발이익이 주민들과 지역 사회에 돌아갈 수 있도록 재건축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