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행동 ‘승리 자축’ 촛불집회에 3만여 시민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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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해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이겼습니다! 우리 주권자가 새 역사의 장을 열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파면을 선고한 10일 저녁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광화문광장에서 연 ‘승리 자축’ 촛불집회엔 3만여 시민들(주최측 추산)이 모여 헌재의 탄핵 인용을 기뻐하고 지난해 10월말부터 4개월여 동안 촛불을 지켜온 서로를 격려했다.
여러 음악인들의 축하 공연으로 채워진 집회에서 퇴진행동 이태호 공동상황실장은 기조 발언을 통해 “‘이게 나라냐?’ 탄식하며 우리는 사랑과 절망과 말할 수 없는 모멸감 속에서 촛불을 들었다. 그때 우리는 이렇게까지 달려올 줄 몰랐다”면서 “우리 모두가 주섬주섬 부르던 그 작은 외침이 거대한 함성이 되었고, 들불이 되었고, 민중의 의지가, 주권자의 힘이 산악처럼 일어서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고 지난해 10월 이후 지켜 온 촛불의 힘을 강조했다.
이태호 상황실장은 이어 “이 광장을 준비해온 퇴진행동을 대신해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저희는 거칠고 뻣뻣한 마당을 열었을 뿐인데 1500만 시민이 이 광장을 다양하게 평화롭게 따뜻하게 무엇보다도 강인하게 이끌어주셨다. 정말 숙연한 마음으로 여러분이 보여준 위대한 힘 앞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하곤 “하지만 안심하기 이르다. 감상에 젖을 수 없다. ‘법의 지배’를 바로 세우려면 오늘 물러난 박근혜 씨도 예외는 없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공범자들이 합당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혁명은 계속돼야 한다. 우리는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한다”
이 실장은 또 “황교안은 대통령 놀이를 하고 있다. 오늘 (파면이 됐으니) 이제 국회를 믿고 법치를 믿고 광장 떠나란다. 집회를 그만하란다. 하지만 지난 2월 국회가 작동했느냐? 특검을 중단시킨 공작정치 행동대장 황교안에게 법치를 기대할 수 있겠냐?”고 묻곤 “우리가 광장에 나와서 변화가 시작됐다. 그래서 우리는 결코 광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거듭 촛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정동수 학생의 아버지인 정성욱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은 “박근혜가 탄핵돼서 기분은 좋지만, 그러나 우리 세월호 가족들은 기쁜 마음은 잠시뿐이다. 헌재에서 세월호 7시간이 (탄핵 사유에서)빠졌다. 아직 세월호가 인양되지도 않았다. 아직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고 착잡한 심정을 토로하곤 “오는 15일부터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다. 그런데 해수부는 그런 과정을 우리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아직도 이 정부는 세월호를 끝까지 지우겠다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끝가지 맞서 싸울 것이다. 박근혜가 탄핵되어 내려왔다. 이제 구속할 차례다. 박근혜 구속시키고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욱 인양분과장은 이어 “해수부가 이달 말 인양을 완료하겠다는 목표 아래 현재 진도 앞바다에서 인양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3월에 하는 것은 인양 테스트이다. 정부가 세월호를 가지고 작년 한해 테스트 했으면서도 이번에 또 테스트하겠다고 한다”고 정부를 비판하곤 “세월호는 테스트용이 아니라 우리가 진상규명을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증거물이다. 세월호가 (인양돼)올라오면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아직도 9분의 미수습자가 있는 세월호를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염형철 퇴진행동 상임위원은 “우리의 승리로 대한민국은 결정적 변화의 길로 들어섰음을 확산한다. 하지만 우리의 승리는 완벽한 승리, 완벽한 승리가 아니다”며 “오늘의 시민혁명이 이렇게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이 이웃의 삶이 함께 좋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상임위원은 이어 “오늘이 의미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오늘은 우리 이야기의 시작이다. 혁명은 계속돼야 한다. 더 큰 승리, 우리 모두의 승리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촛불을 계속 들어야 한다”면서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경제를 개혁하기 위해,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이 시대를 개혁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를 개혁하기 위해 함께 촛불 들고 나가자. 광장에서도 촛불을 들고, 일상에서도, 현장에서도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선 가수 손병휘 씨, 록그룹 3호선 버터플라이와 ABTB 등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또 집회 중간엔 이날 태극기집회 사망자를 추모하는 순서도 있었다.
김동원 기자 ikaros0704@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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