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솎아보기] ‘단일화’ 예고된 국민의힘 경선에 언론 차가운 반응
한국일보 “한덕수 단일화 예선전” 세계일보 “한덕수로 시작해 한덕수로 끝”
동아일보 “‘부전승 특혜’ 논란 벌어질 수도… 국민 냉정한 평가할 것”
‘수상한 캄보디아 원조’ 1면 배치한 경향, ‘스페인 대정전’ 주목한 조선
김문수·한동훈 후보로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압축됐지만 ‘한덕수 단일화’가 예고된 상태라 열기가 식었다. “한덕수 맞이용 2부 리그”(한겨레), “한덕수 단일화 예선전”(한국일보) 등의 평가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놓고 “파면된 대통령 밑에서 국정 2인자로 3년간 재직해 온 인물”이라며 “어떤 이유와 명분을 내세울지는 알 수 없지만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9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한 결과 최종 대선 경선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진출했고 안철수·홍준표 후보가 탈락했다고 밝혔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홍준표 후보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당 지도부는 한덕수 대행과의 단일화를 공식화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우리 당 후보끼리 경쟁해서 한분이 결정되면 더 큰 집을 짓기 위해 단일화 경선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108석 당 경선이 단일화 상대 고르는 요식행위로 전락”
한덕수 후보의 출마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당 경선 과정 중에 당 지도부가 ‘단일화’를 예고했다. 언론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한겨레는 30일 <한덕수 맞이용 2부 리그 자처하는 국민의힘 경선> 사설을 내고 “원내 108석을 차지한 공당의 대선 경선이 결국 한 대행과의 단일화 상대를 고르는 요식 행위로 전락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민주주의를 전복하려 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사실상 내란에 동조한 당이, 정권의 2인자를 데려와 ‘반명 빅텐트’를 꾸리겠다고 나서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라며 “윤석열 정권 실패의 공범이자 윤석열 탄핵심판을 방해한 한 대행이 대선에 나서겠다는 것도 비상식적이지만, 기껏 시간과 비용을 들여 뽑은 공당의 대선 후보를 한 대행의 ‘페이스메이커’로 활용한다는 발상 역시 황당하긴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한덕수 단일화’ 예선전 된 국민의힘 경선, 뭘 기대하겠나> 사설을 냈다. 한국일보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원로에게 한 대행 출마를 지원해 단일화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알려졌다. 지도부가 ‘국민의힘만으로 이길 수 없다’는 패배 의식에 젖어 경선을 예선전으로 강등시킨 꼴”이라며 “후보를 배출할 자생력 없는 정당에 국민이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세계일보도 <한덕수로 시작해 한덕수로 끝나가는 국힘 경선> 사설을 내면서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민의힘 경선은 시작부터 국민의 관심을 거의 못 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힘 스스로 ‘차출론’ 운운하며 자당 소속 대권 주자들보다 한 대행에 더 눈독을 들인 데 따른 업보 아닌가”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한덕수 단일화’가 이뤄진 이후에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 봤다. 30일자 <대선 관리자는 출마 기웃, 국힘 집행부는 그런 그에게 기웃> 사설에서 동아일보는 “한 대행이 국민의힘에 즉각 입당해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와 재경선을 치를 경우 ‘부전승 특혜’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무소속 상태든 입당이든 시간 문제로 단일화 방식에 대한 밀실 합의가 이뤄질 경우에도 절차적 하자, 당원권 훼손 논란이 일 수도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 모든 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맞서기 위한 전략이라지만, 과도기 국정 책임자는 대선에 기웃대고 공당의 경선 관리자는 그런 그에게 기웃대는 모습으로 어떻게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하고 과도기 정부의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그것도 파면된 대통령 밑에서 국정 2인자로 3년간 재직해 온 인물이 ‘심판’이 아닌 ‘선수’로 직접 뛰는 게 과연 국민 상식에 맞느냐는 지적이 많지만 한 대행도, 국민의힘도 이런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한 대행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출마를 선언한다면 어떤 이유와 명분을 내세울지는 알 수 없지만 국민의 냉정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이재명 때리기’ 몰두하면 누가 되도 승부 뻔하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 2차 경선이 ‘계엄의 강’을 일정 부분 건넜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두 사람은 과거 탄핵 문제로 대립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탄핵 문제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데 두 사람 모두 이견이 없다. 국힘 경선이 퇴행적 과거가 아닌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는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반이재명’ 구호가 아닌 미래 비전을 보여야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선거가 ‘누구를 막기 위한 것’이 전부가 될 수는 없다”며 “연대를 모색하는 정치 세력들이 공유하고 협력해야 할 분명한 가치가 있어야 하고 국민도 여기에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힘의 경선은 탄핵 문제로 대립하거나 후보들 간의 수준 낮은 언쟁만 보여줬을 뿐”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도 <김문수·한동훈, 보수 재건 위한 비전 경쟁 보여 달라> 사설에서 “두 후보는 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초래된 국정 혼란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함께 보수 정치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놓고 경쟁하기 바란다”며 “ 두 후보는 보수 재건의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비전과 정책으로 평가받기 바란다. 이렇다 할 집권 전략도 없이 ‘이재명 때리기’에만 몰두한다면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승부는 뻔하다”고 했다.
통일교·건진법사 캄보디아 원조 연루 의혹 제기한 경향신문
경향신문이 1면에 <윤 정부의 수상한 캄보디아 원조> 기사를 내며 윤석열 정부의 캄보디아·인도네시아 공적개발원조(ODA)에 통일교,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 기사를 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부에서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중 전례 없는 형식을 통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648억5000만원씩 총 1297억 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 얼마나 지원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민간협력 전대차관’이라는 형태의 ODA를 이용한 것이다. 이 방식은 1987년 이후 편성된 적이 단 한 차례뿐”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전 고위 간부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통해 공적자금으로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캄보디아 공적원조 예산 편성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스페인 대정전’에 조선 “재생에너지 탓? 동아 ”이상기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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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지난 28일(현지시간) 대정전이 발생했다. 정확한 정전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선일보는 1면에 <재생에너지 탓인가… 스페인 대정전 미스터리> 기사를 내며 “가장 유력한 것은 이 지역의 재생에너지 발전이 순간적으로 과도해지거나 부족해져 전력 시스템 불안으로 정전이 발생한 경우”라고 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18면에 <이상기후 탓?… ‘대정전’ 스페인 교통-통신-금융 다 멈췄다> 기사를 내고 “스페인 내륙의 극심한 기온 변화로 인해 초고압선에 이상 진동이 발생하는 ‘유도 대기 진동’ 현상에 의해 시스템 간 동기화 장애가 생겨 전력망이 교란된 걸로 보인다”는 분석(영국 가디언)을 인용한 다음 재생에너지 원인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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