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각계를 대표하는 58인의 인사가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광장대선연대)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각계를 대표하는 58인의 인사가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광장대선연대)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통령 윤석열은 파면당했지만 위헌·위법한 내란의 잔존 세력은 부질없는 기도를 악착같이 이어가고 있다.

파면되었으나 반성과 사죄는 없고, 파면에도 불구하고 여기 저기서 불쑥 튀어나오는 헛된 망상으로 인해 오히려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마음을 다시 곧추세우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파면을 위해 123일간 함께 남태령을 넘고 눈속에서 온 밤을 지새운 시민들이 다시 광장에 나서는 까닭이다.

그의 파면에도 불구하고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는 인식은 더욱 분명해져서 내란세력을 발본색원하고 새로운 민주질서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각오도 커지고 있다.

파면 이후 열린 대선 국면에서 우선 과제는 압도적 승리로 내란세력을 제압하는 것. 그리고 광장 연대의 과정에서 확인된 민주·진보·개혁 가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라는 공감이 확대되고 있다. 곧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 과제 완수이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각계를 대표하는 58인의 인사가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광장대선연대)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윤석열 파면까지 1,700여 시민사회단체가 망라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파면 이후 지난 8일 별도의 대선기구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한데 따라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 과제를 위한 활동은 비상행동과 병행하되 △압도적인 대선승리를 위한 연합후보 선정 △정치개혁 및 개헌 과제와 민주진보개혁 가치 복원, 사회대개혁 실현을 위한 정책연합 △유권자 운동 등 당면 목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광장대선연대는 △민주진보개혁 정치세력간의 '정치협상'을 촉진,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민주진보개혁 정치세력과 시민사회간 가치연합에 기초한 '정책연합'에 적극 참여해 △내란청산과 개헌추진 일정 및 사회대개혁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구조' 건설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파면을 이끌어 낸 광장의 시민들과 함께 주권자의 목소리를 내는 전국적인 유권자 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결선투표제 △비례성 확대강화를 위한 구조적 대안 △교섭단체 기준 하향 △연합후보 선정 과정의 합리성 확보 등 정치개혁 및 개헌과제 △다양한 사회대개혁 과제의 공약 추진 등이 연합정치의 시험대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광장대선연대 제안에는 비상행동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는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김경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를 비롯해 노동, 농민, 빈민, 청년, 시민, 지역을 대표한 58명이 이름을 올렸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대표는 "이번 대선 국면에서 광장의 힘과 정당의 힘이 합체가 되어 압도적인 정권 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내란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 과제 실현을 위한 논의 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광장대선연대는 "각 정당 정치 세력 간의 정치 협상에 촉진자·조정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민주진보개혁 연합후보 선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개혁과 내란 청산, 사회대개혁 관련 정책을 제정당, 시민사회가 함께 합의해서 만드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결과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자임한다"며, "광장의 유권자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서 기필코 내란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하고 나아가 내란세력을 청산하며, 벼랑끝에 몰린 민초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생활상의 변화가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용길 대표는 내란종식을 위해 함께 나섰던 시민들에게 "이번 대통령 선거가 대통령 하나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그 이후 민주 헌정을 새롭게 수립하는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걸 인식하고 함께해 달라"고 간곡한 호소를 전했다. 또 야당들에게는 "광장 시민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연대하고, 이 격동의 역사적 고비를 함께 넘어가자"고 당부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나영 이사장은 "광장의 시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며 목소리 높였던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차이와 다양성을 횡단하는 유연한 연대체를 구성할 것"이라며, "전체주의를 막고 민주주의를 지킬 힘은 궁극적으로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번 탄핵 광장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놀라운 용기와 지혜에 힘입어 대선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견인해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김경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경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경민 대표는 "돌이켜 보면 8년 전 촛불혁명 당시 촛불광장의 성과를 하나의 정치 세력이 독점하고 절취한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지적하고는, "이번에도 광장의 요구와 역동적인 운동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 성과에 기초해서 민주주의를 훨씬 더 심화시키고 시민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높이면서 친일세력, 내란세력, 반민주·반민족 세력들을 정치공간에서 몰아내는 것이 지금 절체절명의 정치적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장대선연대에서는 △민주주의 심화·확장 △시민들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더 높은 정치적 효능감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냐는 고민을 해야 하며, "정치개혁 과제는 물론 헌법개정과 사회대개혁과제 등 숱한 과제를 정치권에만 맡겨두었을 때 광장의 요구를 무시해 온 수많은 경험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시민연대 앞에 붙인 '광장대선연합정치'란 '광장에서 구현된 국민의 주권의지가 정치의 영역에서도 일상적으로 관철되는 최소한의 구조'를 지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광장대선연대 제안자들은 오는 30일 오전 뜻을 함께 하는 각계의 인사들과 함께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를 발족할 것, 그리고 대선 후보자 등록 마감(5.11) 전까지 1차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제정당-시민사회 연석회의'를 개최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