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있는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 윤 전 대통령 향해 “절제와 자중” 촉구
동아일보도 “파면된 대통령 이름을 넣은 정치 결사체 발상 자체가 황당”
한국일보 “국힘, 진정한 보수정당이라면 尹과 절연 선언이 순리이고 상식”

김계리·배의철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윤 어게인(Yoon Again) 신당’ 창당 기자회견 계획을 밝혔다가 4시간 만에 철회했다. 이들은 지난 17일 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유보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고 말한 윤 전 대통령 만류에 따라 창당을 유보한다고도 밝혔다. 주요 신문들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인 전직 대통령의 파면에 불복하는 신당 움직임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이상하고 황당한 ‘尹 신당’ 소동>에서 “윤 전 대통령이 신당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이 말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신문은 “윤 전 대통령 주변에서 신당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그에 앞서 이상하다”면서 “이미 탄핵 찬성, 반대로 갈라져 있는 국민의힘 쪽에 또 신당을 만들어 무얼 하자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조선일보는 “계엄 파동으로 국힘 쪽은 다 합쳐도 이기기 힘들어졌는데 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 수가 없다. 계엄으로 파면된 전 대통령이 자숙하지 않고 신당을 만들어 정치를 한다면 상식 있는 국민이 어떻게 보겠나”라고 지적하며 “파면된 뒤 ‘이기고 돌아왔다’ ‘대통령 3년 하나, 5년 하나 마찬가지’라는 윤 전 대통령 발언만큼이나 황당하다”고 윤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윤 전 대통령의 절제와 자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같은 날 사설 <‘尹 어게인’ 신당 소동… 부랴부랴 거리두기 나선 국힘 주자들>에서 “전직 대통령, 그것도 반헌법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대통령의 이름을 넣은 정치 결사체를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황당한 일”이라면서 “이들은 창당 유보를 발표하며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어게인’ 신당 구상 자체가 윤 전 대통령의 평소 의중과 무관한지부터 의문”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에도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새 길을 찾겠다’ ‘대한민국을 위해 미력하나마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등 정치 세력화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쳐 왔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중도층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의 절반에 그쳤다며 “파면 뒤에도 상식 밖 언행을 이어가는 전직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한 상태론 ‘보수의 미래가 없다’는 사전 경고”라고 했다.
한국일보도 같은 날 사설 <파면 대통령 앞세운 신당, 공감 얻겠나>에서 “12·3 불법 계엄으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을 옹립하겠다는 게 과연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언론 홍보를 위한 오픈 채팅방 비밀번호가 계엄 선포일인 ‘1203’인 것은 창당 추진 세력의 몰역사적 인식을 보여준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을 향해선 “당장의 정치 세력화보다 여론을 떠보면서 극렬 지지층을 통해 입김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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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는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를 받은 지 2주도 안 된 전직 대통령이 버젓이 사저 정치에 나서는 것은 또 한 번 국민적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은 자숙하고 자중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정당이라면, 이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하는 게 순리이고 상식”이라고 했다.
한편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신당 창당 움직임을 두고 “내란 세력에 의해 망가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식 이하의 해프닝”이라며 “‘윤석열 신당’은 애초에 태어나선 안 될 ‘위헌 정당’이다.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내란 범죄자의 복귀를 목표로 하는 정당이 말이 되느냐”고 개탄했다. 이어 “윤석열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좌불안석하며 간만 보고 있는 국민의힘은 통렬한 반성만이 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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