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450] ‘붓다’와 ‘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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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입력 2025-04-23 06:20:00

우리는 흔히 문법을 무시하고 말을 할 때가 많다. 필자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다. 아내도 한국어를 전공한 사람이지만 가끔 충북 영동 사투리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봉다리 좀 줘”라고 할 때는 촌사람이 따로 없다. 라면을 먹을 때면 더욱 심하다.
우리가 흔히 말할 때
“여보, 라면 불기 전에 빨리 와서 먹어요”
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라면 붇기 전에 빨리 와서 먹어요”라고 해야 한다. 소리가 같은 것으로는 ‘붓다(쏟아서 담다, 부풀어올라 두둑이 솟다)’와 ‘붇다(늘거나 많아지다, 물에 불어서 부피가 커지다, 살이 찌다)’가 있다.
우리나라의 교양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라면 불기 전에’라고 하니 조만간 이것도 바뀔 가능성이 있는 단어이지만 아직은 ‘붇다’에서 변형된 것이기에 발음에 주의해야 한다.
아이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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