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기자
"조희대는 대선에서 당장 손을 떼라!" "대법원에 경고한다 대선개입 중지하라!" "내란부역 내란동조 대법원을 규탄한다!"
2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인근(서초역 7번 출구 앞)에서, '대선 개입'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규탄하는 외침이 울려펴졌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주최한 '137차 긴급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6000여 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들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기습적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비정상적인 속도로 심리를 진행하는 대법원을 향해 거센 비판의 소리를 쏟아냈다.
또 시민들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윤 '구치소로' 어게인(again)" "(윤석열, 김건희) 안방말고 감방으로" "심우정·지귀연·한덕수, 국민을 상대로 한번 해보자는 거냐" 등의 갖가지 팻말을 손에 들고 나와 내란세력 청산도 함께 촉구했다.
집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무대에 올라 "지긋지긋한 법비들이 난동을 계속하고 있다. 헌재는 윤석열 탄핵선고를 지연시키다가 국민 손에 해체당할 뻔했다. 이어서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에게 '불법 탈옥' 특혜를 주고, 이번엔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선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며 "평범한 국민에게 적용된 적 없는 특혜가 왜 내란범에게만 베풀어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6·3·3원칙'(공직선거법 재판의 1심 선고는 기소 6개월 이내, 2심 및 3심은 원심 선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는 원칙) 같은 소리를 하던데 이 원칙은 왜 이재명 전 대표의 재판에서만 지켜져야 하느냐"면서 "그런 예외가 윤석열 정권 내내 일어났다. 조희대의 대선개입 시도를 조기에 제압해야 한다. 감히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고 법기술을 부리는 법비를 단죄해야 한다"고 외쳤다.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기조 발언을 통해 "지금 국힘당에서는 집요하게 파기자판(상고심 법원에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할 때, 환송 또는 이송하지 않고 직접 판결)을 화제로 올린다"며 "대법원의 행보가 아주 의심스런 이유는 다음 달 10~11일 대통령후보 등록일과 연계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 공동대표는 "만약 대법이 대선후보 등록 후 파기자판하면 민주당은 후보없이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동안 관행이나 통계를 보면 지극히 드문 일이지만, 조희대는 그런 일을 할 수도 있는 자"라고 우려했다.
김 공동대표는 특히 조 대법원장이 2018년 국정원 댓글공작을 벌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무죄를 주장하고, 2019년 전직 대통령 박근혜에게 뇌물죄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소수 의견을 낸 사례 등을 언급한 뒤, "조희대는 상식과 법률에 반하는 법기술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내란, 계엄, 윤석열 탈옥, 비공개 재판 등 모두 설마를 넘어서 현실이 됐다"며 "이번에는 조희대가 법기술로 대통령 선거에 직접 개입할 태세"라고 짚었다.
김 공동대표는 "조희대는 법원의 최우선 과제가 '재판지연 해소'라고 했고, 지금 이재명 전대표 재판을 서두르고 있는 것을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포장한다"면서 "그런데 왜 지금, 이재명 전 대표에게 딱 찍어서 그런 걸 적용하느냐. 이게 바로 직접적 대선개입 아니냐"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내란세력과 내란동조 세력 뼛속 깊이 새겨 주자"고 외쳤다.
집회에서는 권한대행 직위를 이용해 사실상 '관권선거'를 하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와 '윤석열의 구속취소'를 허용한 지귀연 판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구산하 국민주권당 공동위원장은 "2025년 을사년에 한덕수가 '제2의 이완용'을 꿈꾸고 있다"며 "전두환도 포기한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에 나서고 방위비 분담금까지 미국의 요구 그대로 할 태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의 전화에 흥분한 한덕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발전이 미국의 도움 덕분이라고 지껄였다. 미국 은혜가 황공하니 절대 맞서 싸우지 않겠단다"라며 "대한민국이 주권국가임을 부정하는 것이고, 국익을 팔아 권력을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공동위원장은 "애초에 권한도 없는 한덕수가 무슨 자격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을 행사하느냐"며 "졸속적인 한미협상이 끝나고 미국이 (한국의 제안을) 극찬했다. '한국이 최선의 제안을 가지고 왔다'는 미 재무부 장관의 들뜬 목소리를 들어 보았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선을 앞두고 내란 내각과 이런 짓을 벌이는 이유는 대한민국 차기정부를 미리 옥죄려는 의도"라며 "미국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내란대행과 손잡고 대한민국 국익을 강탈하려 든다면 우리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지귀연 판사의 구속 취소 등과 관련, "내란 세력들이 윤석열 파면 이후 더 격렬하게 더 노골적으로 판을 뒤집으려 날뛰고 있다"며 "오히려 잘됐다. 우리는 윤석열 파면이 끝이 아니라 내란청산 시작이라 생각하지 않았나. 이번 기회에 일망타진하자"면서, 지귀연 판사 탄핵 촉구 서명 및 고발 등에 대해 시민들에게 보고했다.
앞서 촛불행동은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지귀연 판사 탄핵을 촉구하는 서명운동(5만 5065명 참여)을 진행했으며, 지난 23일 지 판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으로 고발한 바 있다.
권 공동대표는 "내란판사 지귀연은 당장 재판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판사 자격 자체를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귀연은 내란 수괴만을 위한 '시간 단위' 계산법으로 그를 탈옥시키고, '황제 재판'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재판 촬영을 불허하고 지하주차장을 이용한 비밀입장을 보장하면서 파면당한 무직자를 전직 대통령으로 모시고, 내란범 김용현과 노상원 재판은 아예 비밀재판으로 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면 특혜를 넘어서 내란공범 아니냐"고 규탄했다. 시민들은 "지귀연을 탄핵하라" "지귀연을 파면하라"라고 외쳤다.
최근 이뤄진 납북자가족모임의 대북전단 살포 시도와 법원의 대북전단 살포 중지 가처분 신청 기각 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정권 고양파주촛불행동 대표는 "12·3 계엄으로 내란재판을 받는 윤석열은 계엄 전에 전쟁을 일으키려 끊임없이 북한을 도발했다. 노상원 수첩엔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라는 표현이 있고, 아파치 공격헬기로 도발해 공격을 유도했다"면서 "대북전단 살포도 북한 반발을 유도해서 원점 타격하고 전쟁을 일으키려는 '외환' 작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내란 일당이 전단 살포를 적극 격려하는 동안 접경지역 시민들은 오물풍선과 확성기 소음, 전쟁 공포로 잠 못이루는 고통을 받아왔다. (이번 살포 시도에도) 접경지 주민들은 농번기로 바쁜 시기에 트랙터를 몰고 농사일 제쳐두고 전단살포를 막기 위해 임진각에 왔다. 그런데 경찰들이 전단살포 단체를 막는 게 아니라 농민을 막았다"며, "법원은 대북전단 살포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무력도발을 직접 야기할 거라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은 윤석열 내란을 보고도 모른다는 말이냐"며 "대북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테러이자 전쟁도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는 '대법원에 보내는 경고문'도 낭독됐다. 앞서 각 지역 시민들은 지난 24~25일 대법원을 비롯해 대구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대전지방법원, 부산지방법원, 광주지방법원, 청주지방법원 등 전국에서 긴급행동을 통해 법원의 대선 개입 행위를 '사법난동'이라 규정하고 강력 비판한 바 있다.
권오민 강북촛불행동 대표는 시민 대표로 경고문을 낭독하며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들은 이미 수도 없이 일어났다. 내란수괴 석방, 헌재 선고지연 등 설마했던 일들이 모두 현실이 됐다"며 "느닷없는 대법원 행보는 파기자판을 포함해 대선판을 뒤흔들려는 정치공작의 일환"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이 임명한 조희대와 대법원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민주정부 건설과 내란세력 청산을 요구하는 강력한 민심을 왜곡하는 자들은 그 누구도 국민심판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 대선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대법원 앞 본집회는 가수 백자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백자는 <나는 돌멩이> <법비에게 철퇴를> <4월의 노래> <피묻은 펜대를 이제 멈춰(기레기송)> 등을 불렀다. 시민들은 후렴구를 따라부르며 크게 호응했다.
백자의 공연 뒤, <독립군가>와 함께 행진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서초역에서 출발해 반포대로, 서울성모병원, 서초중앙로를 거쳐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사저가 있는 아크로비스타 인근 OSB저축은행 앞까지 행진했다.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건희를 당장 구속하라" "매국노 내란대행 한덕수를 탄핵하라" "내란세력 돌격대 정치검찰 해체하라" "내란세력 청산하고 민주정부 건설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나가는 자동차에서 행진 구호에 맞춰 경적을 울리며 응원하거나, 사진을 찍고 엄지를 치켜드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사저가 있는 아크로비스타 인근에서 열린 '정리 집회'에서는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의 부인 김건희의 구속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윤건희 구속 선봉대'의 윤경황 대장은 "윤건희 구속선봉대는 내란수괴 은신처인 아크로비스타 인근에서 1인 시위를하고 있다. 1인 시위를 할 때마다 내란수괴 지지자들은 입에 담기 힘든 패륜적 욕설을 퍼부으며 자극한다"며 "내란수괴가 여전히 세상을 활보하며 내란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니 극우 세력들이 설쳐대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실제 1인 시위 과정에서는 윤석열 지지자들이 시위자에게 욕설, 폭행뿐 아니라 성추행까지 하고 있지만 경찰들은 저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장은 "극우세력들이 욕설 퍼부으며 난동부릴 때마다 내란수괴 윤석열과 김건희는 저 은신처가 아닌 감옥에 처넣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된다"며 "특급 범죄자를 시급히 사회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민들도 윤석열 사저를 향해 큰 소리로 호응했다.
집회는 가수 송희태의 공연을 끝으로 해산했다. 송희태는 <검은 손> <내일을 향해서> 등의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은 "정치검찰 해체하라" "대선개입 중단하라" 윤건희를 구속하라" "내란범은 감방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고, 깃발과 팻말을 흔들며 호응했다.
조희대 대법원의 대선 개입 시도를 저지하고, 윤석열·김건희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평일에도 계속 이어진다.
촛불행동과 윤건희 구속 선봉대 등은 오는 30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교대역 11번 출구 윤석열 사저 인근에서 '윤건희 구속 촛불문화제'를 열고 시민들과 함께 사법부 대선개입 시도와 내란세력 구속 및 청산을 촉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촛불행동과 선봉대는 윤석열·김건희 즉각 구속명령 범국민 성명(☞링크)도 온라인으로 받고 있다. 취합된 서명은 향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집회 종료 뒤, 윤석열 사저 인근에서 교대역 방면으로 가는 시민들을 경찰이 강압적으로 막으면서 잠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시민들이 기습적으로 집회를 열 수 있다는 이유에서 경찰이 길을 막은 것이다. 시민들은 "비켜라" "비켜라"를 외치며 경찰과 일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최 쪽에서 집회없이 교대역까지 이동하겠다고 재차 경찰과 협상해서 대치 상황은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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