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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6일 토요일

경선 초반 뒤섞이던 연호, "이재명!"으로...호남서도 88%

 [현장]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호남권 경선... 민주당 텃발서 이재명 대세론 확인, "호남민 기대와 책임 부여"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5.4.26 [공동취재]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대 승부처인 호남권 경선 역시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전체 권리당원 3분의 1을 차지하는 민주당의 텃밭인 이곳에서 이 예비후보는 88.69%를 얻으며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의 입지를 굳혀갔다.

이 예비후보는 충청과 영남에 이어 호남권에서 1위를 차지했음에도 "큰 기대와 책임을 부여해 주셨다"라며 몸을 낮췄다. 경선 누적 득표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는 "모두가 하나 되는 경선 문화"(김경수), "역동성과 다양성을 살려야 한다"(김동연)라며 경선 마지막까지 통합 이미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재명 "호남민들이 기대와 책임 부여"

김경수 "당선가능한 후보라는 뜻 반영"

김동연 "선거 승리 뒤에도 연합정부로"

이 예비후보는 2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3차 합동연설회에서 권리당원·전국대의원 투표 결과 총 17만 8090표(88.69%)를 얻었다. 충청·영남권 경선까지 89.56%이던 누적 득표율은 89.04%로 소폭 낮아졌다. 김경수 예비후보는 7830표(3.90%, 누적 득표율 4.42%), 김동연 예비후보는 14889표(7.41%, 누적 득표율 6.54%)를 기록했다. 줄곧 한 자릿수에 그치던 두 예비후보의 득표율은 이날 호남에서도 두 자릿수로 올라가지 못했다.

다만 앞선 지역 경선에 비해 투표율은 저조했다. 호남권 투표율은 53.67%로 앞선 충청권(57.87%)과 영남권(70.88%)보다 낮았다. 충청·영남권 경선까지 64.11%이던 누적 투표율도 57.49%로 낮아졌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호남권 경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상황이 매우 나쁘고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호남민들께서 더 큰 기대와 책임을 부여해 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앞선 경선 지역들에 비해 낮은 호남권 투표율과 관련해선 "여기 당원 숫자가 워낙 많다 보니 투표율이 좀 낮을 수도 있다. 절대 당원 수와 투표자 수는 더 늘어났기 때문에 그걸 좀 더 살펴 주시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김경수·김동연 후보는 마지막까지 선전을 다짐했다. 김경수 예비후보는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호남분들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내야겠다는 열망이 강하다"라며 "호남 지역민들이 계엄과 내란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당선 가능한 후보를 중심으로 이번 대선을 치르자는 뜻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경선이 끝난 뒤엔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반드시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하나 되는 경선 문화를 남기고 만들어가는 것이 민주정당의 기본이자 원칙"이라고 밝혔다.

김동연 예비후보는 호남권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당원 동지 여러분께서 결정해 주신 것을 겸허하고 의연하게 수용한다"라며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을 언급하며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라고 밝힌 배경에 대해선 "민주당이 역동성과 다양성을 살려야 더 큰 민주당이 될 수 있고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를 만들 수 있다"라며 "대통령 한 명이 바뀌고 집권 여당이 바뀐다고 나라가 바뀌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이긴 뒤에도 민주당만이 아니라 더 많은 뜻을 같이하는 정치세력과 시민단체까지 포함하는 연합정부로 가야 사회 갈등과 정치 갈등을 끝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충청권(19일), 영남권(20일), 호남권(26일)과 오는 수도권·강원·제주(27일)를 거쳐 순회 경선 마지막 날인 27일 대선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권리당원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병행해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이다.

[1신: 26일 오후 4시]

"이재명!"과 "김경수!"와 "김동연!"이 뒤섞였다가, 다시 "이재명!"이 울려퍼진 광주였다. 2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호남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대선 예비후보가 단상에 오르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는 "이재명!"으로만 기울지 않았다. 다만 세 예비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다시 "이재명!"을 외치는 목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세 번째 순회 경선 지역인 호남은 전국 권리당원 3분의 1이 몰려 있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다. 호남 민심의 향배에 따라 '구대명(90%대 득표율 대선 후보 이재명)' 실현 여부와 남은 수도권 경선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세 예비후보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막판 경쟁에 나섰다.

이재명 "70년 민주당 역사의 위대한 호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4.26 [공동취재] ⓒ 연합뉴스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입구는 '지금은 이재명'과 '민주당답게 김동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지지자 수십 명으로 가득했다. 순회 경선에 참여한 연인원은 5000명이었다(주최 쪽 집계).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센터에 도착한 이 예비후보가 다목적홀 옆 VIP실로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이 예비후보 주변으로 모여들며 "이재명!"을 연호했다.

장외전도 달아올랐다.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는 여수·순천·나주 등지에서 모인 호남권 지지자들이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깃발을 흔들며 세 예비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출입구 옆엔 김경수·김동연 예비후보의 이름을 건 부스가 차려져 있었다. '더명(이재명 지지 모임)'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기념사진을 찍거나 응원하는 이들도 보였다.

세 예비후보의 연설은 지난 경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예비후보는 호남이 민주당의 뿌리라는 자부심을 드러내며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70년 민주당 역사에서 위대한 호남은 때로는 포근한 어머니처럼, 때로는 회초리를 든 엄한 선생님처럼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들어왔다"라며 "김대중이 걸었던 길이 민주당의 길이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미래"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 산업을 포함한 호남권 공약도 발표했다. 이 예비후보는 "빛고을 광주는 인공지능 경쟁을 주도할 AI 중심 도시로 확고히 자리할 것"이라며 "전남북은 사통팔달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해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RE100 산단이 어우러진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 내내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김경수 "면목 없는 호남 사위, 지역주의 넘겠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4.26 [공동취재] ⓒ 연합뉴스

김경수 예비후보는 배우자의 고향이 전남 신안인 점을 언급하며 "호남의 사위"라고 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김 예비후보는 "호남의 사위라고 인사를 드렸지만 면목이 없다"라며 "지난 수십 년간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는 변함이 없었지만 지역 발전에 대한 약속은 아직도 기약이 없다"라고 호남 홀대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김 예비후보의 말에 "각성하라!", "맞습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당의 험지 영남에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왔다"라며 "대한민국에 다시 한번 호남 출신 대통령도 나올 수 있는 지역주의 없는 나라를 향해 힘차게 걸어가려 한다. 지긋지긋한 지역주의의 벽을 넘고 위태위태한 지역소멸의 강을 건너가겠다"라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5·18 내란에 대한 단죄가 있었기에 계엄과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광주가 다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했다. 우리는 또 한 번 광주에 빚을 졌다"라며 "헌법 전문에 새겨진 광주 정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도 굳건히 지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친명, 비명, 수박과 결별하자"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4.26 [공동취재] ⓒ 연합뉴스

"당당한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김동연 예비후보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를 언급하며 "12·3 내란이 일어나자 국민 모두는 1980년 5월 시민군이 되고 주먹밥을 뭉치는 어머니가 됐다. 15살 소년 동호의 장례식을 형형색색 응원봉으로 밝고 빛나게 꽃이 피게 치렀다"라며 호남 당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어 "오늘 이 순간부터 '친명'이니 '비명'이니 '수박'이니 하는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 민주당의 이재명,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동연이다. 모든 당원의 민주당, 모든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라며 통합 이미지를 강조했다.

세 예비후보는 호남 민심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이재명 예비후보는 이날 경선을 하루 앞둔 25일 전남 나주를 방문해 농업과학기술진흥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24일 김경수 예비후보는 전남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했고, 김동연 예비후보는 전남 장성군 황룡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 19일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88.15%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고, 20일 영남권 경선에서 득표율 90.81%로 뚜렷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누적 득표율 89.56%). 김경수 예비후보와 김동연 예비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각각 5.17%, 5.27%로 한 자릿수에 그친다.

#김동연#김경수#이재명#호남권#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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