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YTN 사장 사임 시작으로 MBC·KBS·연합뉴스 경영진 퇴진운동 본격화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7년 05월 24일 수요일
2008년 10월6일부터 시작된 YTN 해직자 복직 투쟁이 YTN사장의 사임으로 3148일 만에 전환점을 맞았다. 보수정부에서 임명된 공영언론사 사장이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첫 사건으로, 이명박·박근혜정부 언론장악의 상징적사건인 YTN해직사태 해결을 시작으로 지난 9년간 확인된 ‘언론적폐’세력에 대한 청산작업이 언론계에서 본격화 될 전망이다.
조준희 YTN사장은 지난 19일 스스로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해직자 복직에 대한 YTN 구성원들의 염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며 “지금이라도 YTN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준 조 사장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 지난 19일 오후 YTN사장 퇴임식에서 조준희 사장이 정유신 YTN기자협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정유신 기자협회장은 해직기자 출신으로, 아직 돌아오지 못한 해직기자가 3명 남아있다. ⓒ이치열 기자 |
조 사장의 사임은 김장겸 MBC사장, 고대영 KBS사장, 박노황 연합뉴스사장 등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사장은 조 사장의 사의표명을 무겁게 바라봐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김환균)는 19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인호 KBS이사장, 고대영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장겸 사장, 박노황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향후 투쟁을 결의했다.
언론사 내부에서도 경영진 퇴진투쟁의 기류가 엿보인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9일 “YTN에서 가장 먼저 정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됐다. 이제는 KBS차례”라고 밝혔고, 언론노조 MBC본부 또한 같은 날 “MBC 역시 해고자들이 남아있다. MBC 정상화의 출발점은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전면 퇴진”이라고 못 박았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 역시 18일 박 사장 이하 경영진을 향해 “2년간의 적폐를 스스로 청산하고 연합뉴스를 정상화하라”며 퇴진을 요구했다.
▲ 2012년 4월16일 언론노조가 ‘언론장악 불법사찰 국정조사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
사회적 조건은 언론노동자들의 ‘언론적폐청산’ 투쟁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MBC 해직언론인들의 해직무효소송의 경우 대법원 판단만 남겨두고 있는데 2년 넘게 판결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어 정부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해직언론인 복직을 요구한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만큼 대법원 판결도 빠른 시일 내에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1심과 2심에선 모두 전원 해고무효판결이 나왔다. 대법원판결이 확정되면 부당해고에 책임 있는 현 MBC경영진은 물러나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빗발칠 전망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여야추천 7대6으로 개편하고 사장임면의 경우 2/3가 찬성해야 한다는 특별 다수제를 골자로 한 언론장악방지법도 자유한국당이 야당이 된 만큼 무조건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는 6월 국회 본회의부터 해당 법안이 빠르게 논의될 경우 내년 1월에는 MBC에서 새 사장을 선출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했던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도 결과에 따라 현 방문진 이사진의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