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250] 미국 역사상 최악, 최장의 정보실패는 계속 반복된다 | ||||||||||||||||||||||
기사입력: 2017/05/15 [12:4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차례]
1. 그는 서울에서 군사간부들을 은밀히 만났다 2. 왜 제524군사정보대대를 창설하려는가? 3. 미국 중앙정보국이 코리아임무쎈터를 창설한 까닭 4. 그들은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한다
1. 그는 서울에서 군사간부들을 은밀히 만났다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 있는 앤드루스합동기지(Joint Base Andrews)에서 이륙한 전용기 한 대가 2017년 4월 30일 오전 경기도 오산미공군기지에 착륙하였다. 전용기 출입문이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뜻밖에도 미국인 중년부부 한 쌍이었다. 그 중년부부는 군용헬기를 타고 서울 용산구에 있는 주한미국군사령부로 직행하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언론매체들은 그 미국인 중년부부의 은밀한 방문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인 중년부부의 서울방문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5월 2일 주한미국군사령부 보도문을 통해서였다. 보도문에 따르면, 조용히 서울에 나타난 미국인 중년부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마이클 팜페오(Michael R. Pompeo) 국장과 그의 아내 쑤전 팜페오(Susan Pompeo)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Pompeo라는 영어이름을 폼페오라고 표기하지만, 미국에서는 팜페오라고 발음한다. 왜냐하면 미국식 영어에서 영어모음 O는 언제나 ‘오’라는 장모음으로만 발음되지 않고, 발음에 강세(stress)를 주어야 하는 경우에 ‘아’라는 단모음으로도 발음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어를 원음에 가깝게 읽고, 쓰는 원칙에 따르면, 폼페오가 아니라 팜페오라고 읽고, 써야 정확하다. <사진 1>
미국 중앙정보국장의 해외방문은 언제나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이번에 팜페오 국장은 부부동반으로 마치 해외휴가를 떠나는 것처럼 서울에 나타났으니, 이건 좀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주한미국군사령부에 도착한 직후, 빈센트 브룩스(Vincent K. Brooks) 주한미국군사령관과 임호영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마크 내퍼(Marc Knapper) 주한미국대리대사와 함께 군용헬기를 타고 연평도로 날아가 한국군 해병대 전방관측소와 2010년 연평도 포격전 피격현장을 돌아보았다. 한국 언론매체들은 팜페오 국장의 연평도 방문을 부각시켜 보도했지만, 미국 언론매체들은 그의 연평도 방문에 대해 무관심하였다. 군사지휘관이 아니라 정보기관수장인 팜페오 국장이 전운이 감도는 최전방을 둘러본 것은 자기의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킨 ‘안보관광’ 이외에 다른 게 아니었다.
팜페오 국장은 4월 30일부터 5월 2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에 머문 뒤에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그가 서울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팜페오 국장이 부부동반으로 서울에 나타난 것을 보면, 시간을 다투는 어떤 긴급하고, 중대한 문제 때문에 서울에 허겁지겁 행각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팜페오 국장이 서울을 방문한 때는 마침 한국 대통령 선거일을 약 1주일 앞둔 민감한 시점이었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시행될 때마다 깊숙이 개입하여 비밀공작을 벌인다는 사실은 세상이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가 한국의 역대 대선들에 개입한 정치공작은 철저한 비밀 속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 실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5월 9일에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도 그들의 대선개입공작에서 예외로 되지 않았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팜페오 국장은 제19대 대선에 개입한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의 비밀공작을 현지에서 점검하고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팜페오 국장이 대선개입공작을 현지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만큼 선거직전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 것은 아니고, 시종일관 ‘문재인 대세론’이 유지되고 있었으므로, 그의 서울방문목적을 대선개입공작 현지점검에 한정시키는 것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만 보는 협소한 인식이다.
<뉴욕타임스> 2017년 5월 1일 보도기사에서 주한미국대사관 대변인 대니얼 턴불(Daniel Turnbull)은 팜페오 국장이 서울에서 “미국 외교관들(American diplomats)”을 만났다고 하였지만, 그런 발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중앙정보국장이 국무부 소속 외교관들을 만나러 해외를 방문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장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일하는 국무부 소속 외교관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 주한미국대사관 청사 5층에 ‘지역문제연구실(Office of Regional Studies)’이라는 위장간판을 내건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의 지부장과 부지부장을 만나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 집무실은 주한미국대사관 청사 8층 주한미국대사 집무실 바로 옆방이다. <사진 2>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에 소속된 첩보원은 통속적으로 말하면 미국 간첩(American spy)이다. ‘북한 간첩’이라는 말밖에 알지 못하도록 세뇌당한 한국 사회에서 미국 간첩이라는 말은 매우 생소한 느낌을 주지만, 수많은 미국 간첩들이 한국에서 암약하고 있다. <중앙일보> 1999년 2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 소속 첩보원은 약 40명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미국 중앙정보국의 첩보원육성자금을 받으며 미국에서 이른바 ‘CIA 장학생’으로 유학한 뒤 한국에 돌아가 암약하는 한국인 첩보원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한국 사회 각계각층에 들어박혀 미국 중앙정보국을 위해 ‘고정간첩’으로 암약하는 제보자(informer)는 또 얼마나 많겠는가.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는 그처럼 방대한 비밀첩보망을 구축해놓았다. 그런 비밀첩보망을 지휘하는 책임자가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과 부지부장인데, 팜페오 국장은 서울방문 중에 그 두 사람을 만났던 것이다.
그런데 팜페오 국장의 서울방문일정은 거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2017년 5월 2일에 내놓은 보도문에 따르면, 팜페오 국장은 서울방문 중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을 만나 “안보문제를 토의했다”고 한다. 정보기관수장들끼리 만났으면, 안보문제가 아니라 정보문제를 토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팜페오 국장과 이병호 원장은 정보활동과 관련된 문제를 토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정보국장이 중앙정보국 한국지부를 돌아보고 국정원장을 만나러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팜페오 국장이 취한 이례적인 행동에서 그가 수행한 또 다른 서울방문목적을 엿볼 수 있다. 위에 인용한 <뉴욕타임스>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는 서울방문 중에 “군사간부들(military officials)”도 만났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군사간부란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를 뜻한다.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과 미국 국방부는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 그 두 부서의 해외첩보활동이 중첩되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고, 정보부문에 배정되는 연방정부예산을 서로 더 많이 타내려는 경쟁도 벌어지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팜페오 국장은 서울방문 중에 이례적으로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들을 만난 것이다. 그보다 더 이례적인 것은 팜페오 국장이 서울을 비공개로 방문하였을 때, 주한미국군사령부가 그의 서울방문에 관한 보도문을 낸 것이다.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장이 다른 나라를 비공개로 방문하는 경우, 그의 비공개 방문에 관한 공식발표는 나오지 않는 법이다.
팜페오 국장이 이례적으로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들을 만났고,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이례적으로 그의 비공개 방문에 관한 보도문을 낸 것을 보면, 그가 서울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주한미국군 군사간부들을 만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팜페오 국장이 만난 군사간부들은 누구이며, 그들을 만난 목적은 무엇인가?
2. 왜 제524군사정보대대를 창설하려는가?
주한미국군에는 전투부대만 있는 게 아니라 정보부대도 있다. 한국에 주둔하면서 조선의 군사정보를 수집, 분석, 판단하는 군사정보부대가 제501군사정보여단(501st Military Intelligence Brigade)이다. 제501군사정보여단은 미국 육군 정보보안사령부(U.S. Army Intelligence and Security Command) 소속이면서도 주한미국군사령부 정보참모부(Assistant Chief of Staff J2)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제501군사정보여단은 6.25전쟁 중인 1950년 10월 13일 통신정찰단으로 창설되어 1951년 6월 25일 부산에 상륙하였고, 1986년 10월 18일 여단으로 확대, 개편되었다. 제501정보여단 사령부는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데, 제3정보항공탐색분석대대, 제532군사정보대대, 제719군사정보대대, 제368군사정보대대를 예하에 두었다. 그 중에서 제368군사정보대대는 예비부대이므로, 미국 본토 캘리포니아주 쌘프랜시스코 인근에 있는 캠프 팍스(Camp Parks) 육군기지에 주둔한다.
주한미국군 제501정보여단 예하 대대들은 신호정보(signals intelligence), 통신정보(communications intelligence), 영상정보(imagery intelligence), 징후정보(indications intelligence), 대인정보(human intelligence)를 수집, 분석한다. 미국 국방부가 여단급 대규모 군사정보부대를 한국에 주둔시키는 것은 조선의 군사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자산과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진 3>
그런데 2017년 5월 7일 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501군사정보여단이 2017년 10월 중에 제524정보대대를 창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제501군사정보여단이 대조선정보역량을 비상히 강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주목되는 것은, 2017년 10월 중에 창설될 제524정보대대가 대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부대라는 점이다. 대인정보(humint/human intelligence)라는 것은 첩보장비를 사용하여 수집하는 정보가 아니라 첩보원이 첩보대상과 직접 접촉하여 수집하는 정보를 뜻한다. 제501군사정보여단 예하에 대인정보를 수집, 분석하는 제532군사정보대대가 있는데도, 대인정보를 수집하는 대대를 추가로 창설하려는 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만 조선의 통신정보를 감청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전 세계에서 오가는 30억 통의 전화통화를 도청한다는 미국 국가안보국(National Security Agency)도 조선의 통신정보를 감청하고 있다. <신동아> 2007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은 주한미국특수연락고문단(Special U.S. Liaison Advisor-Korea)이라고 불리는 비밀감청거점을 한국에 설치하고 조선의 통신정보를 감청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통신정보감청은 사실상 무력화되고 말았다. 왜냐하면, 조선인민군 지휘통신체계가 기존 무선통신망에서 광섬유케이블(optical fiber cable, 조선에서는 빛섬유까벨)을 사용하는 지하유선통신망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2016년 12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지휘통신체계가 “지하케이블로 바뀌면서 우리 군(한국군을 뜻함-옮긴이)은 감청 등 정보수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일보> 2014년 12월 8일부에 보도된,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정보수집 및 대공수사 역량평가 및 요망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을 전후로 조선의 통신망이 광섬유케이블로 바뀌기 시작했고, 암호체계도 한층 더 강화되어 “정보수집출처를 상실했다”고 한다.
이처럼 조선인민군 지휘통신체계가 광섬유케이블을 사용하는 지하유선통신망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은 조선인민군의 지휘통신을 더 이상 감청할 수 없고, 조선인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주고받는 휴대전화통화나 엿듣는 한심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것만이 아니다.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의 신호정보감청도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신호정보라는 것은 라디오나 텔레비전 같은 공중파 방송을 뜻하는데, 조선에서는 국외에 알려서는 안 될 내용을 공중파 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집집마다 유선으로 연결된 3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전달한다. 예컨대, 조선에서 예고 없이 불시에 진행되는 반항공훈련은 3방송을 통해 인민들에게 통보된다. <사진 4>
2000년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날, 평양시민들이 구름처럼 연도에 모여 열렬히 환영하였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탑승한 특별전용차가 지나가는 통과위치와 통과시각을 3방송을 통해 전해들은 평양시민 6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3방송에서 통보를 받은 즉시 60만 명이 한꺼번에 움직였는데도, 3방송을 감청하지 못한 제501군사정보여단은 그런 거대한 움직임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
만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불시에 전시동원령을 내리는 경우,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들은 지하유선통신망을 통해 그 명령을 받게 되고, 조선인민은 3방송을 통해 그 명령을 받게 되므로, 조선인민군은 통신망에 개전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번개처럼 기습전에 돌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기습씨나리오는 미국군과 한국군에게 악몽이 아닐 수 없다.
그것만이 아니다.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과 미국 국가정찰실(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이 정찰위성이나 고고도정찰기를 동원하는 영상정보수집도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2011년 9월 6일 미국 국가정찰실 브루스 칼슨(Bruce A. Carlson) 실장은 취재기자들에게 “그들(조선을 지칭함-옮긴이)은 매우 영리하다. 우리를 속이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데일리 NK> 2011년 3월 3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미국군과 한국군의 공중정찰을 기만하고, 전시에 오폭을 유도하기 위해 모의전차, 모의전투기, 모의방사포, 모의잠수함을 비롯한 각종 모의무장장비들을 대량생산하여 전후방기지들에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이 배치한 모의전투기는 진짜 전투기와 외형이 똑같이 금속으로 제작되었고, 타이어를 장착하여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진짜 전투기와 구분하기 힘들다고 한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상업위성 영상자료를 통해 조선인민군이 지상기지 또는 해안기지에 배치한 각종 무장장비들을 식별하고 그럴듯한 해석을 덧붙이곤 하는데, 그들의 고찰대상들 가운데 상당수는 모의무장장비들이다. 그러니 그들에게서 정확한 분석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이 고고도정찰기를 동원하여 조선에서 촬영하는 영상정보나 미국 국가정찰실이 정찰위성을 동원하여 조선에서 촬영하는 영상정보가 실제로는 정보가치가 별로 없는 저급정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것만이 아니다. 제501군사정보여단이 가장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공포의 대상인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고체로켓엔진을 사용하는 신형 탄도미사일을 대량생산하였고, 그런 신형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자행발사대차도 대량생산하여 발사준비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무징후기습발사능력을 고도화하였다. 또한 조선인민군이 최전방에 전진배치한 방대한 규모의 방사포부대들과 대구경장거리포부대들도 발사준비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무징후기습발사능력을 고도화하였다. 이런 사정은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의 징후정보수집도 사실상 무력화되었음을 말해준다.
위에 열거한 것처럼, 제501군사정보여단이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수집, 분석해온 신호정보, 통신정보, 영상정보, 징후정보가 줄줄이 정보가치를 잃어버리거나 파악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제 그들은 대인정보수집에 전력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제501군사정보여단에 대인정보를 전담할 제524군사정보대대를 창설하려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다.
3. 미국 중앙정보국이 코리아임무쎈터를 창설한 까닭
팜페오 국장이 서울에 나타나 제501군사정보여단 군사간부들을 이례적으로 만난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활동 강화조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행동이었다. 팜페오 국장이 제501군사정보여단 군사간부들을 만나고 중앙정보국 본부로 돌아간 때로부터 8일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미국 중앙정보국이 중요한 보도문을 발표하였다. 보도문에서 “중앙정보국은 북조선의 핵위협과 탄도미사일위협에 대처하는 데서 중앙정보국의 자원, 능력, 직권을 최대한으로 사용할 코리아임무쎈터(Korea Mission Center)를 창설하였”는데, “이 새로운 임무쎈터는 미국의 국가정보기관들, 국가안보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2017년 5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코리아임무쎈터는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랭리(Langley)에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 본부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최근에 창설한 코리아임무쎈터가 긴밀히 협력하게 될 여러 정보기관들 중에 제501군사정보여단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와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이 긴밀히 협력하면서 대조선정보활동에 힘을 집중할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사진 5>
원래 미국 중앙정보국은 각종 임무쎈터 10개를 산하에 두고 전 세계를 상대로 정탐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아메리카제국주의체제를 유지하려면 그 정도로 방대한 정보망을 유지해야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에는 지역별 정탐활동을 벌이는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 남아시아-중앙아시아임무쎈터, 유럽-유라시아임무쎈터, 중동임무쎈터, 아프리카임무쎈터가 있고, 분야별 정탐활동을 벌이는 방첩임무쎈터, 반테러임무쎈터, 세계문제임무쎈터, 무기 및 반확산임무쎈터가 있다. 얼마 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가 조선과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태평양지역 나라들에 대한 정보활동을 벌여왔는데, 이제는 대조선정보활동을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에서 떼어내 코리아임무쎈터로 넘긴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대러시아정보활동은 유럽-유라시아임무쎈터에 포괄되었고, 대중국정보활동은 동아시아태평양임무쎈터에 포괄되었는데, 유독 대조선정보활동만은 코리아임무쎈터가 전담하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어느 특정국가에 대한 정보활동을 전담하는 산하정보기관을 창설한 사례는 코리아임무쎈터를 창설한 것 이외에 없다. 이런 정황은 미국 중앙정보국의 정보활동이 조선에 최대로 집중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미국의 국가안보를 뒤흔드는 조미핵대결이 최종단계에 들어섰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보도문에 따르면, “경험 많은 중앙정보국 작전담당 간부 한 사람이 부국장으로 임명되었는데, 그가 코리아임무쎈터를 이끈다”고 한다. 정보활동경험이 많다는 그 신임 중앙정보국 부국장의 신원은 <조선일보> 2017년 5월 12일 보도기사에서 드러났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코리아임무쎈터를 지휘하는 신임 중앙정보국 부국장은 “50대 중반의 한국계 미국인 앤드루 킴(한국명 김성현)”인데,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과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장을 지냈고 2017년 초에 퇴직하였는데, 이번에 코리아임무쎈터를 지휘하는 중앙정보국 부국장으로 복직하였다고 한다. 코리아의 문화와 언어를 아는 한국계 미국인이 코리아임무쎈터를 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것은 그 쎈터가 대인첩보활동에 주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리아임무쎈터가 조선을 상대로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려면, 대인첩보활동에서 미국 중앙정보국보다 한 발 앞섰다는 국정원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 팜페오 국장이 서울 방문 중에 국정원장을 만난 까닭이 거기에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 선임분석관을 지낸 존 닉슨(John Nixon)도 <CNN> 2017년 5월 11일부 보도에서 코리아임무쎈터가 국정원과 긴밀히 협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국에서는 국정원이 대인정보를 맡고, 정보사령부가 영상정보를 맡고, 제777부대가 통신정보를 맡는데,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는 코리아임무쎈터와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는 국정원이 협력하면서 조선을 상대로 하는 대인첩보활동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예견된다.
미국 중앙정보국 선임분석관을 지낸 존 닉슨은 <CNN> 2017년 5월 11일부 보도에서 코리아임무쎈터가 대조선정보를 1시간 단위로 분석한 상황보고서(situation report)를 하루에 두 차례씩 작성하여 트럼프 행정부에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코리아임무쎈터가 작성하여 트럼프 행정부에 제공하는 상황보고서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이다. 전례 없이 심각하고 위태로운 최악의 국가안보위기 속으로 미국을 몰아넣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 조미정상회담이라는 마지막 방책을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은 그 회담을 앞두고 신속하고 정확한 대조선정보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하였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코리아임무쎈터가 팜페오 국장의 결정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창설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팜페오 국장을 서울에 파견하여 코리아임무쎈터가 제501군사정보여단,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도록 조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4. 그들은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한다
신호정보, 통신정보, 영상정보, 징후정보, 대인정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정보다. 왜냐하면 고급정보는 첩보대상과 직접 접촉하여 얻어내는 대인정보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정보국 산하 코리아임무쎈터가 조선을 상대로 대인첩보활동을 벌이려면, 훈련된 첩보원을 조선에 은밀히 침투시켜야 한다. 조선말을 하지 못하고, 조선의 생활방식도 모르고, 외모도 다르게 생긴 미국인 첩보원을 조선에 침투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코리아임무쎈터는 조선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 조선과 중국을 왕래하는 조선의 화교 또는 중국 국적 조선족 중에서 쓸만한 대상을 선발, 훈련시켜 조선에 첩보원으로 침투시킬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아시아경제> 2013년 12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자기들이 선발한, 중국 국적을 지닌 조선족을 이른바 ‘그림자요원’으로 중국에 배치하였는데, 이들은 중국에서 “점조직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만의 거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 ‘그림자요원’들이 신분을 위장하고 조선에 침투하여 현지인에게 접근하고, 그 접근대상을 매수, 포섭하는 식으로 비밀첩보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위에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그런 비밀첩보망을 구축하기까지 짧게는 2~3년, 길게는 5~10년이 걸린다고 한다.
“나는 현지인들과 북의 사사려행자, 화교 10여 명을 첩자로 흡수하여 첩보망을 구축한 다음 <국정원>의 지령대로 첩자들에게 자료수집임무와 정탐기재를 주고 자료건당 대가를 지불하는 방법으로 주요비밀들을 수집하여 <국정원>에게 체계적으로 제공하였다.” 이 인용문은 조선에서 “미국과 남조선괴뢰패당의 조종 밑에 반공화국정탐모략행위를 감행하다가 적발체포된 괴뢰정보원 간첩”으로 무기로동교화형을 받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김국기가 2015년 3월 26일 평양에 있는 인민문화궁전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 중에 털어놓은 정탐실화의 한 대목이다. <사진 6>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올해 들어 미국 중앙정보국과 주한미국군 제501군사정보여단이 조선을 상대로 하는 대인첩보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사정을 살펴보면, 그들의 대인첩보활동이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첫째, <문화일보> 2014년 12월 8일부에 보도된,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정보수집 및 대공수사 역량평가 및 요망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원의 대인첩보활동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기에 30% 정도로 “침체”되었는데, 이명박 정부 시기에 “고급첩보망을 질적, 양적으로 확대하고, 휴민트역량(대인첩보역량을 뜻함-옮긴이)을 확충”하였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그런 확충상태가 유지되었던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며칠 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유화적 대북정책을 계승하게 될 것이므로, 문재인 정부 하에서 국정원은 개편될 것이고, 대북첩보망은 또 다시 축소될 것이다. 국정원의 대북첩보망이 축소되면, 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코리아임무쎈터의 대인첩보활동과 제501군사정보여단의 대인첩보활동도 동반 위축될 수밖에 없다.
둘째, 조선은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정원의 대조선첩보활동을 저지, 파탄시키기 위한 방첩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12월 19일부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국가안전보위부가 국가안전보위성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고 하는데, 조선에서 국가기관의 명칭변경은 그 기관의 규모와 역량이 확대,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일보> 2014년 12월 8일부에 보도된, 국정원이 국회에 제출한 ‘대북정보수집 및 대공수사 역량평가 및 요망사항’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에서 방첩활동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국정원의 대북첩보활동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한다. 국가안전보위성의 방첩활동강화조치는 코리아임무쎈터, 제501군사정보여단, 국정원의 대인첩보활동을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된다.
셋째,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정원이 조선에 첩보원을 침투시키려면, 특수정탐훈련을 받은 탈북자나 중국 국적 조선족을 보따리장사, 여행자, 친인척방문자 등으로 위장시켜 들여보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에서 보따리장사, 여행자, 친인척방문자가 지도급 인사들을 만나거나 군부대에 들어갈 수는 없으므로, 그들의 정탐활동은 기껏해야 조선에서 떠도는 소문이나 주워듣고, 장마당이나 돌아다니는 것뿐이다.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정원이 조선에 위장, 침투시킨 첩보원들에게서 무슨 고급첩보를 받아보려는 기대는 접어두는 게 좋다.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31년 동안 근무하였고,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정보국장, 주한미국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도널드 그렉(Donald P. Gregg)은 <중앙일보> 2014년 4월 18일부 대담기사에서 미국 중앙정보국의 대조선정보활동은 “미국 역사상 최악, 최장의 정보실패”라고 지적하면서 “위성으로 북한을 손바닥처럼 관찰하고 정밀감청을 해도 우리는 그들의 내부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코리아임무쎈터를 이미 창설하였고, 제501군사정보여단은 제524군사정보대대를 몇 달 뒤에 창설할 것이므로, 얼핏 보면 미국의 대조선첩보역량이 비상히 강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그것은 위에 열거한 3중장애물을 넘지 못하는 실효 없는 행동이므로 그들은 조선의 내부사정에 관한 고급정보를 여전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도대체 고급정보는 언제 받아볼 수 있느냐”고 호통 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목소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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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4일 일요일
미국 역사상 최악, 최장의 정보실패는 계속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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