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박 대통령 만난 걸 후회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후회하거나 아쉬움이 남는 결정에 대한 물음에 이처럼 대답을 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게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럽다는 중앙일보의 보도를 보면 전형적인 말 바꾸기와 책임 회피, 더 나아가 권력을 향한 변신에 해당합니다.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로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당시 김무성은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로 나와 ‘박근혜정부 성공의 화룡점점을 찍겠습니다.’라고 하거나 ‘앞으로도 당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끝까지 헌신하겠습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포스터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있는 사진을 내걸며 ‘변함없는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굳건히 지켜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랬던 그가 불과 2년 만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게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럽다는 말을 합니다. 진짜 후회를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선 긋기가 아니라 모든 것을 밝히고 수사를 받아야 할 김무성’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쳤던 사건이 12월 16일 발표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 발표입니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댓글 부대 등의 운영이 드러났지만, 당시 수사 발표는 의혹에 불과했고, 야당의 억지 주장이라는 여론을 조성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12월 16일 대선 후보 3차 TV토론이 있기 몇 시간 전이었던 낮 12시, 김무성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국정원 여직원 PC 1차 조사에서 아무런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의 키워드 분석이 겨우 시작됐던 시점이자, 수서경찰서가 서울 경찰청에 키워드 검색관련 추가 수사 협조를 의뢰하기도 전이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조차 모르고 있던 분석 결과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선거본부장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국정원, 경찰과 긴밀하게 내통하고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김무성 선거본부장은 아예 “경찰은 눈치 보지 말고 오늘 중으로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해 달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합니다.
김무성 본부장이 이미 경찰 수사 결과를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수사 결과를 조작하라는 지시인지 알쏭달쏭했지만, 당시 경찰은 그가 말하고 난 뒤 저녁 11시 수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만약 김무성 전 대표가 진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걸 후회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시 댓글 수사 조작 발표 등에 관여했는지 밝혀야 할 것입니다.
‘대리주사 처방, 김무성은 알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주사제를 대리처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만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리처방은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 차움경영진과 상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원장이 말하는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는 과연 누구를 말할까요?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은 김무성 전 대표입니다. 김무성 선거 본부장이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요? 만약 알았다면, 박근혜 후보가 주름살 제거 등의 미용 주사를 받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껏 진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만약 몰랐다면, 그녀의 실체도 제대로 모르면서도 국민에게 박근혜 대통령을 찍으라고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즉 정권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떤 사람이 당선되든 그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불법 시위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찍어내기를 했던 2015년, 새누리당 대표는 김무성 의원이었습니다. 당 대표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압력에 그는 굴복했습니다. 단순히 굴복뿐만 아니라 박근혜 임기 내내 그녀를 옹호하는 발언을 거침없이 공식 석상에서 했던 사람이 김무성이라는 인물입니다.
2015년 10월 22일 ‘고엽제전우회 좌편향 역사교과서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역대 대통령 중에 박근혜 대통령만큼 깨끗하고 그리고 개혁적인 사고로 밤잠 자지 않고 대한민국 역사발전을 위해서 노심초사하는 대통령을 본 적 있는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깨끗하다고 말한 사람은 김무성 전 대표였습니다.
“보통 임기 중반이 지나면 레임덕이 와 대통령이 힘 빠지는데 걱정하지 말라. 내가 박 대통령의 개혁에 선두에 서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레임덕이 없는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라며 끝까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던 사람도 김무성이었습니다.
2015년 11월 27일 노동개혁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토론회에서 김무성 대표는 “대한민국을 뒤집어엎겠다고 하고 박근혜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이러한 불법시위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랬던 그가 불과 1년 만에 이제는 박근혜 퇴진을 말하고 있습니다.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했던 그가 “다음 대선에서 진보 좌파에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그걸 할 사람이 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하는 말을 합니다.
권력을 위해 굴복하고 일했던 인물의 말을 국민은 더는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인물이 개헌을 얘기하고, 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고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정치에 타협과 용서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김무성과 같은 부역자들이 퇴출당하지 않는 한, 권력자 옆에서 호가호위 하는 정치 모리배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호가호위 :여우(狐)가 호랑이(虎)의 위세를 빌린다. 즉 남의 세력을 빌려 허세를 부리거나 자신의 권한 이상의 권력을 휘두르는 행위를 말한다. 특히 이는 자신이 아무런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권력자의 총애를 등에 업고 날뛸때 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