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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6일 일요일

볏짚 사라진 철원 들판, 재두루미 일본으로 내쫓나


윤순영 2016. 11. 06
조회수 162 추천수 0
들판엔 낙곡 대신 곤포사일로만 가득, 올해도 재두루미 2천마리 찾아
먹을 것 없는데 탐조대 건설 등 관광개발만 늘어, 중간기착지 전락 우려

크기변환_DSC_4730.jpg» 겨울나기를 위해 철원평야를 찾아온 재두루미.

해마다 10월 말부터 11월 초순이면 재두루미가  어김없이 이 땅을 찾는다. 혹독한 긴 겨울을 한반도에서 나기 위해 또는 일본으로 가기 위한 중간 쉼터 삼아 온다. 가을의 진객 두루미를 만나기 위해 25일 철원평야를 둘러보았다.

크기변환_DSC_1738.jpg» 새끼를 데리고 온 재두루미 부부가 무리와 합류하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머물고 있다.

크기변환_DSC_1494.jpg» 다시 철원평야를 찾은 재두루미 부부는 주변이 낯선지 주변을 둘러보기 바쁘다. 낮 설어 여기저기 살펴본다.

크기변환_DSC_1482.jpg» 논둑 위에 재두루미 무리가 모여 있지만 자리 다툼이 심하다.

2천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어김없이 철원평야를 찾아왔다일부는 철원에서 월동을 하고 나머지는 일주일 안에 월동을 위해 일본 이즈미로 날아갈 것이다.

크기변환_DSC_1768.jpg» 벼를 베고 난 밑둥에서 벼 새싹이 파랗게 올라왔다. 볏짚을 모조리 걷어간 논의 풍경이다.

크기변환_DSC_1801.jpg» 재두루미가 앉은 논마다 볏짚을 찾아볼 수 없다.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서 볏잎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와 가을의 정취가 어색하게 다가온다재두루미의 낙원으로 손색이 없지만 볏짚을 거두어 모아놓은 곤포 사일로가 여기저기 쌓여있다.

크기변환_DSC_1834.jpg» 볏짚을 수거한 곤포사일로 앞에 재두루미가 서 있다.

해마다 그렇듯이 올해도 논바닥에 남겨진 볏짚은 찾아볼 수 없다철원평야에 볏짚이 남아있다면 재두루미는 결코 먼 길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크기변환_DSC_1666.jpg» 평야를 오가는 재두루미 무리.

크기변환_DSC_1774.jpg» 처음 철원평야에 도착한 재두루미나 철원평야를 떠날 재두루미들은 안정감이 없는 행동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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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DSC_1704.jpg» 먼 길을 떠나기 위해 선회하는 재두루미 무리.

탐조대를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재두루미와 두루미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이 중요할까. 

두루미가 논바닥에 떨어진 낱알을 먹을 수 있도록 볏짚을 남겨놓는 약간의 보살핌 만으로도 일본 이즈미로 향한 상당수 재두루미는 철원에 주저앉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철원에 머물던 재두루미마저 떠나 철원은 그저 중간 기착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철원군의 발전을 위해 어느 쪽이 도움이 될까.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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