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권 초 최순실 소유의 신사동 빌딩 사무실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해당 의혹을 ‘최초 제기한 언론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9일 고발뉴스 <이상호의 사실은>은 최순실 일가의 수천억대 은닉 부동산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김기춘 전 실장이 최씨가 지난 88년 매입해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는 200억대 규모의 신사동 640-1번지 7층 건물에 비밀 사무실을 운영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김기춘 전 실장은 고발뉴스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22일 <연합뉴스TV>에 “세종로 내수동 빌딩 사무실만 10년 넘게 이용했다”며 최씨의 빌딩 사무실 이용 보도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최초 보도한 언론 허위사실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 <이미지출처=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쳐> |
김 전 실장의 이 같은 주장과 달리 최씨 소유 신사동 빌딩에서 김 전 실장을 봤다는 증언이 주변에서 잇따라 나왔다.
지난 8일 <TV조선>에 따르면, 한 배달원은 “다른 사람은 확신 못해도 이 사람(김기춘)은... 주변에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가는 거 많이 봤다”고 증언했다.
인근 발렛파킹 직원도 “(김기춘 실장과 최씨가) 사무실을 한 사무실을 쓰는데... 그 사람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 것”이라고 증언, 고발뉴스 보도를 뒷받침했다.
특히 배달원의 경우, 해당 사무실의 분위기도 구체적으로 기억했다. 그는 “고위직 사무실 같았다”면서 “배달하면 보통 안에서 받는데 이 사람들은 누가 나와서 받고 그런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최순실 씨와 관련해) 보고 받은 적 없고, 알지 못하고, 만난 일도, 통화한 일도 없다”고 강력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순실씨가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차움 의원에서 같은 치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가하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 소개로 최순실 씨를 만났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또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은택 씨도 검찰 조사에서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김기춘 전 실장에게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김 전 비서실장이 30년 전부터 최씨 일가를 알고 지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2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육영재단에 근무한 A씨는 “87년 육영재단에 분규가 일어났을 당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최태민 씨 측을 만나기 위해 재단에 수차례 방문한 일이 있다”면서 “김 전 실장이 그 시절부터 최태민 일가를 돌봐줬다는 건 당시 육영재단 직원이라면 다 아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기춘 전 실장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과 증언들에 대해 ‘부인’ 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분 사이 밝힐 기회 주셔서 반갑습니다. 114번째 소송 시작” 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국민의당은 ‘김기춘 헌정파괴 진상조사위원회’를 긴급 구성하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국민의당은 김 전 비서실장이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 중 한명으로 꼽히는 만큼, 구속 수사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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