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상 옆에 앉은 길원옥 할머니 소녀상이 시드니에 내려앉았다. | |
ⓒ 백윤호 |
"뜯긴 머리카락은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억지로 단절된 모습을 상징합니다. 새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마음이 아직 살아계신 할머니와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는 모든 이의 마음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복을 입은 것은 일본 정부의 조직적인 폭력을 되새기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조각의 모습은 소녀이지만, 할머니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이는 시간이 흘러 할머니가 된 원망과 한이 서린 것입니다. 뒤꿈치를 든 맨발은 외교적인 이유를 들어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불편함을 보여줍니다. 빈 의자는 먼저 떠나가신 할머니들의 빈자리이자, 소녀상을 찾는 이들이 앉아 할머니들의 외침을 느껴보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할머니의 염원을 미래세대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서울광장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서경 작가의 말이다. 그의 설명은 서울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게 아니다. 호주 시드니에 새로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한 말이다.
한국땅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네 번째로, 북미권 밖에서는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6일 이 소녀상이 처음 세워진 곳은 호주 시드니 한인회관. 이날 낮 12시(현지 시각)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현장에서 대중에 공개됐다. 제막식이 종료된 뒤 평화의 소녀상은 호주 시드니 애시필드 연합교회 앞마당으로 옮겨졌다.
일본 우익인사 배회했지만...
이날 제막식은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아래 시소추)가 주최하고 FCWA(Friends of Comfort Women in Australia), KCC(Korean Cultural Centre inc), 호주 시드니한인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이솔 화장품, 성남시가 주관 및 후원했다.
행사에는 길원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이재명 성남시장, 린다버니 연방 하원 의원, 빌 크루즈 연합교회 목사, 백승국 한인회장,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김서경 작가, 캐롤 오헌 등이 참석했다.
제막식 현장에는 보안요원 2명이 있었다. 지난 5일 일본 측과 충돌을 우려한 시 정부의 우려에 따라 배치된 것이다. 행사 당일 일본 측 우익인사가 제막식 현장 주변을 배회했지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다.
길원옥 할머니의 무거운 목소리
개회사 및 시소추 활동보고 이후 길원옥 할머니가 단상에 올라섰다. 그녀는 "13살 때 (위안부로) 끌려갔다"라면서 "해방이 이뤄졌지만, 나는 아직 (해방을) 못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힘겨운 호흡으로 일본 정부의 사과를 강조했다.
길 할머니의 인사말 이후 무용 퍼포먼스가 진행된 뒤 평화의 소녀상 제막이 이뤄졌다. 길 할머니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평화의 소녀상에 다가갔다. 자신을 꼭 닮은 소녀상 옆에 앉은 길 할머니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거운 음색으로 답했다.
"…. 별반 좋지 않아요."
이날 제막식에는 길원옥 할머니 말고 또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족이 있었다. 얀 러프 오헌씨가 바로 그 주인공. 그녀의 딸이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그녀는 "어머니는 3개월 동안 당하셨다, 하지만 일본군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으셨다"라면서 "한국인들이 먼저 용기를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하는 걸 보고 어머니도 위안부 피해에 대해 알리기로 결심하셨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진심어린 사과 내놔야"
행사에는 길원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이재명 성남시장, 린다버니 연방 하원 의원, 빌 크루즈 연합교회 목사, 백승국 한인회장,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김서경 작가, 캐롤 오헌 등이 참석했다.
제막식 현장에는 보안요원 2명이 있었다. 지난 5일 일본 측과 충돌을 우려한 시 정부의 우려에 따라 배치된 것이다. 행사 당일 일본 측 우익인사가 제막식 현장 주변을 배회했지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진 않았다.
길원옥 할머니의 무거운 목소리
개회사 및 시소추 활동보고 이후 길원옥 할머니가 단상에 올라섰다. 그녀는 "13살 때 (위안부로) 끌려갔다"라면서 "해방이 이뤄졌지만, 나는 아직 (해방을) 못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힘겨운 호흡으로 일본 정부의 사과를 강조했다.
길 할머니의 인사말 이후 무용 퍼포먼스가 진행된 뒤 평화의 소녀상 제막이 이뤄졌다. 길 할머니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평화의 소녀상에 다가갔다. 자신을 꼭 닮은 소녀상 옆에 앉은 길 할머니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무거운 음색으로 답했다.
"…. 별반 좋지 않아요."
이날 제막식에는 길원옥 할머니 말고 또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족이 있었다. 얀 러프 오헌씨가 바로 그 주인공. 그녀의 딸이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그녀는 "어머니는 3개월 동안 당하셨다, 하지만 일본군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으셨다"라면서 "한국인들이 먼저 용기를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하는 걸 보고 어머니도 위안부 피해에 대해 알리기로 결심하셨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진심어린 사과 내놔야"
▲ 린다버니 연방 하원 의원 축사를 하고 있다. | |
ⓒ 백윤호 |
▲ 이재명 성남시장 인정과 사과를 강조했다. | |
ⓒ 백윤호 |
▲ 빌 크루즈 목사 소녀상 옆에 앉았다.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 |
ⓒ 백윤호 |
호주와 한국의 정치인뿐만 아니라 호주·한국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는 이들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축하했다. 린다버니 호주 연방하원의원은 "진실을 알려준 할머니께 감사드린다"라면서 "일본 정부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본 정부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라면서 "한국 정부도 이 자리에 참석했어야 했다"라고 비판했다.
빌 크루즈 연합교회 목사는 호주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을 자신의 교회로 옮길 수 있게 조치했다. 평화의 소녀상 건립 이전부터 장소 선정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합교회 빌 크루즈 목사가 선뜻 나선 것. 이날 그는 "계속 되는 고통을 없애려면 (일본 정부가) 미안하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라면서 "오늘 평화의 소녀상을 보니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길원옥 할머니가 '내가 아팠으니 이런 큰 아픔을 겪지 말라'고 하셨다"라면서 "하지만 12·28 한일협의라는, 피해자가 배제된 상태로 정부끼리 만나 결정된 협의가 도출됐다, 정의가 이뤄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제막식 행사 때는 색다른 공연도 펼쳐졌다. 호주 현지인들로 구성된 성가대 'Solidarity Choir'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그들은 한국어와 영어로 노래를 불렀다.
▲ Solidarity Choir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한국어와 영어로 불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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