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두 나라 간 외교문제만이 아니다. 일제에 강제로 끌려 간 할머니들의 인권 문제이며 동시에 일본의 전쟁범죄 문제다. 인류에 대한 범죄이며 한국민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다. 한·일 두 정부가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한.일 양국 정부는 이 문제를 단순한 양국 간 외교문제로 격하시켜, 할머니들에게 단 한 마디도 묻지 않은 채, 인류에 대한 전쟁범죄라는 사실을 덮어 버리고,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합의해 한국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무너뜨리고 말았다.
박근혜는 “협상이라는 것은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100% 만족하게 할 수는 없었다”면서 국민들이 대승적으로 이해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여전히 할머니들을 매춘부라 비하하고, 아베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의 공식 발언을 통해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은 없었다”는 종래의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한·일 합의에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일본 정부가 인정했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에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본 위정자들의 발언에 대해 항의조차 못 하고, “합의사항 이행에 저해가 되는 발언이나 언행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혼자말처럼 궁시렁대고만 있다. 양국 정부가 한국민을 상대로 공동으로 사기를 친 것인지,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사기를 당한 것인지조차도 알 도리가 없다.
대학생들만이 이 처참한 상황을 온 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한·일 간 합의가 이뤄진 후 지금까지 20일 넘게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지키며 길바닥 위에서 노숙하고 있다. 할머니들의 명예와 한국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일본의 전쟁범죄를 고발하고, 인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이들 젊은 대학생들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자랑스런 국민 아닌가.
걸핏하면 국민을 찾는 대통령이라면 재벌들이 벌이는 길거리 서명대를 찾을 것이 아니라 이들 대학생들을 먼저 찾았어야 한다. “미안하게 됐다. 소녀상을 철거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재협상하마.” 이런 따뜻한 위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정권에 충성스런 경찰은 오히려 이들 대학생들을 표적수사 중이라고 한다. 새누리당 김을동은 아베에 대해 “아베 특유의 이중적 DNA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맹비난했다고 한다.
아베가 이중적 DNA를 드러낸 것은 너희들이 노예적 DNA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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