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주민이었던 김련희 씨가 탈북브로커에게 속아 한국땅을 밟게 된 이후 줄기찬 송환요구를 벌이고 있습니다. 김련희 씨가 한국에 들어오게 된 사유도 탈북브로커의 사실상 사기납치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사례가 없다며 김련희 씨의 송환에 부정적입니다. 그런데,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간 사례가 없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으로 되돌아가고픈 탈북자들
북한으로 송환을 요구하는 김련희 씨의 사례는 처음이 아닙니다. 김련희 씨 이전에 여러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갈 생각을 밝혔으며, 또 일부는 실제로 북한으로 되돌아가기도 하였습니다.
<시사저널>은 제1085호(2010년 8월10일자) 커버스토리에 ‘탈북자 2백여 명 북한으로 다시 넘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2012년 6월
28일, 서울에 거주하던 탈북여성 박인숙씨는 중국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가 북한방송에서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당시 박 씨는
“쇠고랑을 채워도 할 말이 없는 나를 극진히 대해줄 때 고마움에 눈물을 쏟고 말았다”고 말했고, 북한에서 어머니를 기다렸던 아들
김진명 씨(41)는 “(박 씨 탈북 뒤에도) 나라에서는 나를 학업에 전심할 수 있게 해줬다”고 주장했습니다.
2012년 7월
22일,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은 “제주도에 정착했던 탈북 여성 3명이 5월 재입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최근 5년 내 탈북했으며 각각 20대 후반, 30대 중반, 40대 초반”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박 전 의원은 동아일보 기사에서
“올해 재입북 탈북자 수가 1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탈북자
가운데 한국을 떠나려는 사람의 비중은 매우 높습니다. 2006년 7월 17일, <월간중앙> 8월호가 국내거주 탈북자
2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놀랍게도 전체 응답자의 54.6%나 되는 응답자가 ‘처벌이 없으면 북한으로
돌아가는 생각도 한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열악한 탈북자인권
김련희 씨와 몇몇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돌아가려는, 또는 이미 간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론 그들의 처지와 조건은 천차만별이겠습니다만, 가족과
떨어져서 남한에서 홀로 사느니 가족과 함께 북한에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조국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하는 김련희 ©이성원 후원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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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왜 한국을
떠나려 하는 것일까요?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있습니다만, 한국사회의 차별과 냉대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무한경쟁이 선언된 한국사회는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이들에게도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절망의 정서가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탈북자들은 어떠할까요?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아무리 고등교육을 받았다 하더라도 남측에서 경력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97%의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무주택자로 셋방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44%에 달하는 탈북자가 한국사회 내에 친구가 없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2012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탈북자 1만9386명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는 무려 46.7%인 904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또한 탈북자들은 행여나 취업을 하더라도 취업자의 월평균 근로소득이 121만3000원에 불과해 일반 상용근로자
월평균 소득인 301만9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범죄에 노출되는 탈북자
게다가 탈북자들은 한국사회의 실정에 어둡고, 또한 자본주의 경제생활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기를 비롯한 범죄에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이 2007년에 내놓은 ‘북한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상황에 어두운 탈북자들의 상황을 이용한 탈북자
대상 범죄는 23.4%나 된다고 합니다. 일부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한국의 일반 범죄 발생율(2005년 법무부
집계)에 비해서 5배나 높았습니다.
강력범죄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정착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중상류 생활을 기대하면서 한국에 들어왔지만 중상류생활은 고사하고 하층민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자포자기식의 범죄가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탈북자들의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탈북자들이
범죄의 구렁텅이 빠져드는 것입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10년 동안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8,835명 가운데
20%에 달하는 1,687명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강력 범죄자는 살인 5명, 폭력 603명, 강간 12명 등
899명으로 전체의 53.2%를 차지했습니다.
김련희 씨의
경우는 국가정보원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려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는 북한으로 추방당하기 위해 몇몇 탈북자들의 신원을 수집해
경찰에 자수하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국가정보원은 ‘추방’은 고사하고 그를 ‘탈북자간첩’으로 포장해 간첩 실적쌓기에 활용하고
구속시킨 것입니다.
이들이 자의건
타의건 범죄에 노출되어 경찰서를 들락거릴 때, 자신이 생활하는 한국사회에 뿌듯한 애정을 느낄까요? 아니면 환멸을 느낄까요?
경찰청의 조사결과 탈북자들의 자살률은 지난 2008년 10.4%, 2009년 16.3%로 일반 국민 평균 자살률 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젊은이들도 한국사회를 두고 ‘헬조선’이라 개탄하는데, 탈북자들의 절망은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차별과 냉대 속에서 절망의 정서가 싹트게 되지 않을까요?
자유송환이 답이다.
이제 탈북자를
보는 시각은 달라져야 합니다. 이른바 '귀순용사'라 부르던 80년대 냉전식 사고방식을 뛰어넘어, 진정 탈북자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원하는 탈북자들에 한해서는, 이른바 '자유송환제도'를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입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최소한 10년 이상 살아본 생생한 경험을 가진 자들로, 한국사회의 그
어떤 북한전문가보다 북한사회를 잘 알 것입니다. 그런 이들이 정말로 자의에 의해 스스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다면, 그런 분들에
한해서 돌려보내드리는 것이 탈북자문제의 효과적인 해법이 아닐까요?
무엇보다도 탈북자
문제의 궁극적 해결방안은 남북한 자유왕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남북한을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다면, 거기에 어떻게
탈북브로커가 개입할 수 있을까요? 남한사람은 북한을 가서 북한을 직접 경험하고, 북한사람도 남한으로 초청해 한국사회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이어져야 탈북자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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