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 정부 들어 최저치로 나왔습니다. 집권 4년차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40%선이 무너졌습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한 2020년 12월 1주차 보고서를 보면 긍정 평가는 37.4%, 부정평가는 57.3%로 나타났습니다. 긍정과 부정 평가의 차이는 19.9%P로 오차범위 밖입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로 나오면서 “레임덕이 시작됐다.”, “집토끼들이 떠났다”는 주장들이 제기됐습니다. 여론조사 보고서를 보면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나옵니다. 여론조사가 잘못됐다고 보기보다는 지금 문 대통령이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그의 지지율이 계속 40~50%를 유지하며 끝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의 삶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기에 당연히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을 겁니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은?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지지율이 하락합니다. 대통령마다 지지율이 반토막 나거나 레임덕을 유발하는 사건들이 분명 존재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차남 김현철이 ‘소통령’이라 불리며 기업인들에게 수십억 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태정 법무부 장관이 연루된 ‘옷 로비 사건’으로 국정조사와 특검이 벌어지면서 레임덕이 시작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년차부터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낮았습니다. 탄핵 역풍으로 지지율이 한 때는 60%까지 올랐지만, 언론과 야당의 공격과 부동산 폭등은 임기 내내 그를 괴롭혔습니다.
이명박씨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시작된 ‘촛불집회’로 지지율이 떨어졌고, 2012년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 구속으로 20%까지 추락했습니다. 박근혜씨는 세월호 사건에도 30%를 유지하다가 최순실 사태로 역대 대통령 최저인 4%까지 떨어지다가 탄핵으로 물러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조국 대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추미애-윤석열 사태가 길어지면서 지지율은 점점 내려갔습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낮은 이유도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명령과 징계위 등의 사건이 계속 이어지면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배경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검찰개혁’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다른 방식의 문재인 대통령만의 검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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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재단 |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검찰 개혁’을 강조했습니다. 검사들과의 대화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실패하면서도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유지했습니다.그에 반해 문재인 대통령은 법적인 중립은 유지하되 검찰에 대한 견제와 통제의 손길은 놓지 않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끊임없이 검찰 권력을 견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참여정부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켰지만 개혁은 실패로 돌아갔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이어졌던 경험때문입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으로 지지자를 결집시켜 검찰개혁의 원동력으로 삼으려고 했고, 실제로 지지율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윤 총장의 버티기와 공수처 설치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국민들의 피로감과 지지율 하락이라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문 대통령이 국정 과제로 삼은 검찰개혁은 올바르게 가는 전략입니다. 그러나 검찰 개혁을 위해 검찰을 견제하고 통제하기 위한 전술은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손자병법을 보면 “전술 없는 전략은 아득한 승리이고, 전략 없는 전술은 소란스러운 패배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략을 수정할 필요는 없지만, 전술은 바꾸거나 방식을 달리해야 합니다.
국민들은 참여정부 시절에는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잘 몰랐습니다. 노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문재인 정부가 완성하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개혁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 과정에서 검찰과 기득권 세력, 언론 등이 얼마큼 반발할지 경험했기에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위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혼자서만 걸어간다면 검찰개혁은 또다시 실패할 수 있습니다.
1987년 직선제 개헌도 2016년 박근혜 탄핵도 모두가 국민들이 동의하고 참여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를 쥐고 흔들었던 검찰의 적폐는 단순히 선거로 인물이 바뀌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힘듭니다.
추미애 장관에게 맡겨 놓고 윤석열 총장이 물러난다고 검찰개혁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문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서 나서야 할 시간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함께 가야 검찰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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