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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일 화요일

[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12

 


바다의 변조 – 환경에 대한 예측할 수 없는 영향
김종익 | 2020-12-01 14:50:4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12
바다의 변조 – 환경에 대한 예측할 수 없는 영향


모리 사야카 森さやか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
2011년부터 NHK 영어 방송 ‘NHK WORLD - JAPAN’에서 기상 앵커로 근무.
『토네이도의 불가사의』『날씨 구조』 등의 저서가 있다.


태양 고도가 낮아지는 12월은, 그림자가 한층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정오 무렵의 Tokyo Sky Tree의 그림자 길이는 6월이라면 약 150m인데 견주어, 12월, 특히 동지에는 1,000m를 넘어 7배나 길어진다. 그것은 태양의 남중고도[천체가 자오선을 통과할 때의 고도]가, 하지 무렵에 견주어 50도나 낮아져서, 햇빛이 비스듬하게 쏟아지기 때문이다. 한편, 겨울 시기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숨어버리는 북극권에서는, 진종일 태양이 뜨지 않는 ‘흑야’가 되어, 그림자는 고사하고, 모든 것이 어둠에 잠긴다. 그런데 이 칠흑이 분명한 북극권의 바닷속에도 온난화는 어떤 변화를 일으킨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바다 얼음이 얇아져 겨울 시기 북극해의 선박 운행이 증가한다. 그러면 선박의 조명이 바닷속을 비추고, 해양 생물에 조명 피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밝아지면 물고기들도 귀찮기 짝이 없을 것이다. 노르웨이의 실험에서는, 빛이 깊이 200m까지의 바닷속에 있는 생물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바닷속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바다에 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 늘어나고 따듯해지는 오스트레일리아 해류

디즈니 영화 『Finding Nemo』로 일약 지명도를 올린 해류를 아십니까? 생이별한 아들 열대어 니모를 살리기 위해, 아버지와 동료 물고기들이 Great Barrier Reef에서 시드니항으로 갈 때 탄 ‘동오스트레일리아 해류’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동쪽 해안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난류지만, 사실은 이 해역은 세계에서 가장 수온 상승이 현저한 곳 가운데 하나로 계산된다.

해류의 시점인 Great Barrier Reef 근해에서는, 예전부터 산호의 백화 현상이 우려되었는데, 올해 10월에 보고된 연구에서는, 한층 충격적인 실태가 밝혀졌다. 놀랍게도 과거 22년간 산호의 반이 사멸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애당초 산호초는 ‘바다의 열대 우림’으로 불리며, 전체 해양 생물의 1/4이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피해의 대형 원탁형과 가지 모양의 산호초는, 특히 많은 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으며, 산호의 사멸로 다수의 해양 생물이 희생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더해, 산호에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어, 산호초가 사멸함으로써 대기 속으로 이산화탄소가 방출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더욱이 동오스트레일리아 해류는, 남쪽 한계가 과거 50년에 350km나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추이에 편승해 해양 생물은 서식지를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드니 이남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해양 생물이, 남태즈메이니아Tasmania 섬 등에서도 발견된다. 상어 또한 그 가운데 한 종류로, 일찍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곳에도 행동 범위를 확대해, 올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상어로 인한 사망자 수가 7명이 되어, 1934년 이후 최다가 되었다. 만약 올해 니모 구출 작전이 이루어졌다면, 아버지와 동료들은 늘어난 해류를 타고 시드니를 통과한 나머지, 나쁜 상어에 잡아먹혔을 지도 모른다.

■ 2900년 만에 가장 뜨거운 대서양

최근 바다의 고온 상태는, 과거 예를 볼 수 없다. 올가을 발표된 매사추세츠 대학 애머스트 캠퍼스 등의 연구에 따르면, 요 몇 년 사이 대서양의 해수 온도는, 적어도 과거 2900년 동안 가장 높았다고 한다. 2900년 전이라면, 조몬縄文 시대 말기, 히미코卑弥呼보다도 진무천황神武天皇보다도 옛날의 이야기이다. 그만큼 거슬러 올라가도 전례가 없다는 것은, 일대 사건임이 틀림없다. 연구팀은 캐나다 최북단 지역의 호수에 묻혀 있는 호수 바닥 퇴적물 속의 Titan 농도를 측정하고, 거기서 과거 해면 온도를 추정했다. 대서양의 바다 표면 온도는 14세기부터 19세기의 소빙하기에 가장 낮아졌고, 그 후 서서히 상승, 최근 수십 년에 급격한 피크를 맞이했다고 한다.

이러한 장기적인 해수 온도 변화에 더해, 라니냐 현상의 영향도 어울려, 올해 대서양은 기록적인 허리케인이 폭발했다. 예년이라면 대서양의 허리케인 발생 수는 10개 정도지만, 올해는 10월 하순 시점에서 26개에 달해, 사상 최다 해이고 나중에 2개가 다가올 기세이다. 덕분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허리케인 명부는 이미 바닥이 나서, 대신해 이름에 그리스 문자가 등장하는 사상 두 번째의 진기한 사건이 되었다. 현시점에서 최신 허리케인은 ‘엡실론e psilon’으로, 좀 멋드러진 이름이 붙었다. 이 기록적인 허리케인들의 첫 번째 희생자는 미국으로, 올해는 이제까지 관측 사상 최다가 되는 10개의 허리케인이 상륙했다. 그 가운데 ‘로라’는 루지애나주의 관측 사상 최강 세력으로 상륙해, 올해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재해로서는 최고액인 140억 달러라는 경제 손실을 초래했다. 통계상, 아름다운 이름을 붙인 허리케인은 매우 난폭한 것이 많았다고 하는데, 인간 사회에도 통하는 것이 아닐까.

■ Dressing화 하는 바닷속

허리케인과 태풍은 성가시긴 하지만, 바다 표면 수온을 내리는 고마운 일면도 있다. 강풍이 해수를 휘저어, 바다 표면 밑의 차가운 물을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태풍 10호가 “이세만伊勢灣 태풍 같은 강도로 규슈에 접근한다”라고 떠들썩했지만, 예상보다 약했던 이유는 하나는, 다행스럽게도 며칠 전 같은 해역을 통과한 9호가 바다 표면 수온을 내렸던 데 있다. 그런데 앞으로 같은 사태가 벌어져도 수온이 내려가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 그런 연구가 이번에 발표되었다.

중국과학원과 미국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금 바닷속에서는 ‘成層化 ’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성층화’란 뭘까. 예를 들어 말하면 방치된 샐러드드레싱처럼, 가벼운 액체가 상층에, 무거운 액체가 하층에 머무는 상태이다. 하긴 바다도 상층에는 따듯하고 염분 농도가 적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이 떠오르고, 반대로 하층에는 차고 염분 농도가 높은 무거운 물이 가라앉는다. 그러나 온난화 영향으로, 바다 표면 수온이 상승하거나, 빙상 융해로 염분 농도가 변화된 덕분에, 이전보다도 표층의 물이 가볍게 되어, 층이 뚜렷이 갈라져 있다고 한다. 그 결과, 해수가 아래위로 뒤섞이기 어렵게 되어, 허리케인이 도래하더라도 바다 표면 수온이 내려가기 어렵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태풍의 강대화에 한몫하고 말 우려도 간직하고 있다. 비슷하게 비와호琵琶湖에서도 성층화는 일어나고 있으며, 겨울철의 기온 상승으로 호수 표면의 물이 가라앉지 않고,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심층에서 산소 부족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혈액처럼, 순환이 막히는 것은 좋지 않다.

■ ‘시답지 않’지만, 조금은 있을 수 있는 이야기

바다 표면 온도와 소금의 분포 변화가 해류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것은 이전부터도 지적되었다. IPCC(유엔 기후 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은 2013년, 북극해의 빙상 융해로 바닷속 염분 농도가 엷어지면, 바닷물의 상하 순환, 이른바 ‘열염 순환熱鹽循環Thermohaline Circulation’[열염 순환은 밀도차에 의한 해류의 순환을 말한다. 심층 순환 또는 대순환이라고도 한다. 그린란드 부근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대서양에서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가는 거대한 열염 순환 해류를 대양 대순환 해류라고도 부른다]이 약해지고, 종래에는 대서양의 해류 움직임도 약해지고 말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된다. 이 해류를 주제로 한 것이, 2004년의 할리우드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였다. 이야기는 남극 반도의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녹아 풀어져서,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변화함으로써, 대서양의 해류가 하룻밤 사이에 정지해 버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뉴욕 상공에서 마이너스 100℃의 대한파가 도래하고, 뭐든 순식간에 얼어붙는 가혹한 세계 속에서, 기상학자인 아버지가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찾아내는 이야기이다. “근사하지만, 시답잖은 과학 영화”라고 혹평을 받을 정도로 설정은 엉망진창이었지만, 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현실 세계에서도, 해류의 약화가 기후에 뭔가 변화를 주리라고 걱정이 된다.

■ 12장의 거대 패널로 지구를 식힌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바다와 기후의 온난화를 어떻게 억제해 가야 할까? 최근,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2060년까지 온실 효과 가스 실질 제로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까지 가솔린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하고, 이제까지 이상으로 온난화 대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이 실현된다고 해도, 바로 사태는 호전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가열되어 버렸다.

冬至의 Tokyo Sky Tree처럼, 그림자를 지구에 투영하면 어떨까. 이전에도 소개했듯이, 우주에 가림판을 띄워 태양광을 차단하는 구상이 기후 공학 분야에서는 모색되고 있다. 도쿄공업대학의 사토 이사오佐藤勳 선생에 따르면, 이론상으로는 312㎢의 우산 12개로, 지구를 식히는 효과가 있을 듯하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만약 안전이 담보되면, 인간의 이제까지의 청구서를 미래의 과학 기술로 치르는 것도 하나의 방책일지 모른다. (『世界』, 202012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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