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단체대표자 공동기자회견
“북과 남의 노동자들이 진행하게 되는 통일축구경기는 결코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가 하는 승부경기가 아닙니다. 마음과 뜻을 합쳐 통일의 대문을 앞장에서 열어나가려는 우리 노동자들의 드높은 통일의지를 과시하는 민족적 단합과 화해를 위한 통일지향경기입니다.”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10일 남녘의 땅을 밟은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양대노총 위원장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손을 맞잡은 채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주영길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4층 아트홀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단체대표자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노동자들의 통일을 향한 의지를 과시했다.
이 자리에서 주영길 위원장은 “내일 여기 서울의 상암경기장에서 온 겨레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북남로동자통일축구대회가 진행되게 된다”며 “역사의 창조자, 시대의 개척자들인 북과 남의 우리 노동계급은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서 이루어지고 굳건히 다져진 연대단합의 위력을 남김없이 떨치며 역사의 새 시대를 열어놓은 판문점선언을 고수하고 이행해 나가는데서 선봉적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뜻하게 맞아준 양대노총에 깊은 사의”
“물러서지 않고 통일축구대회 개최에 노력”
“물러서지 않고 통일축구대회 개최에 노력”
이날 남북노동자단체 대표자 공동기자회견장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100석 가량 마련된 기자석에는 기자들이 빼곡하게 앉았다. 기자회견 시작 직전에는 스피커 앞에 설치해 놓은 방송사 마이크들이 우르르 떨어져 관계자들이 급하게 수습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후 3시가 조금 넘자, 주영길 위원장이 앞장서서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섰다. 그 뒤를 김주영·김명환 양대노총 위원장이 따라 들어왔고, 세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아 들어 보였다.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였다.
간단한 소개를 마치고 곧바로 기자회견이 시작됐다. 주 위원장은 먼저 양대노총 환영단의 환영식에 감사를 표하며 2015년 이후 3년 동안 열리지 못했던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 위원장은 “2015년 10월 평양에서 4번째로 개최되는 북남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성대히 진행한 뒤, 2016년 5·1절을 계기로 서울에서 통일축구대회를 개최하기로 발표했었다”며 “그러나 아쉽게도 서울에서의 통일축구대회는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남 사이의 왕래와 접촉은 완전히 차단됐으며, 적대와 불신의 골은 나날이 깊어만 갔다. 하지만 우린 결코 포기하거나 물러서지 않았으며, 오히려 통일축구대회를 반드시 개최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노력은 판문점북남수뇌상봉으로 북남관계가 극적으로 전환되면서 오늘 이렇게 현실로 이뤄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빌려 “북과 남이 자주 오가면 분리선은 낮아지고 아예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조선직총 대표단의 이번 길은 북과 남의 각계각층 사이의 접촉의 길을 넓히고 통일의 대로를 더욱 든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호지세(騎虎之勢)로 내달릴 출발”
주영길 위원장의 발언 뒤엔 곧바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주영 위원장은 “오늘 통일축구대회의 개최는 지난 시기 남북의 노동자가 함께 노력한 결실”이라며 “노동자가 앞장서서 통일시대를 열어내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실천의 결과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제 우리 남북 노동자 앞에 놓인 과제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의 중단 없는 이행일 것”이라며 “판문점선언이 열어놓은 새로운 평화번영의 시대,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실현하는 길에, 어제보다 더욱 힘 있게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것은 축구가 아닌,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정의한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남북의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민족애를 나누는 것이 바로 통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노동자가 함께 뜀박질한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흘릴 땀방울은 조국통일을 앞당기고 키워가는 숭고한 값진 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명환 위원장은 “오늘부터 진행되는 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역진불가능 한 조국의 평화와 번영, 통일시대를 위해 남북노동자들이 호랑이 등에 함께 올라 기호지세(騎虎之勢)로 내달릴 출발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은 별다른 질의응답 없이 종료됐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3개 단체 대표 발언 뒤 별도의 질의응답은 갖지 않을 예정”이라며 양해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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