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적폐청산 TF, 노무현 수사 개입·채동욱 사찰사건 등
국정원 국내정치개입 의혹 조사 나서며 ‘공범자들’에 사회적 주목
‘채동욱 혼외자식’ 조선일보·‘논두렁 시계’ SBS보도 진실 드러날까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2017년 07월 12일 수요일
문재인정부 국가정보원이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국정원의 국내정치 ‘도구’를 자처했던 언론계에 때 아닌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이 발표한 TF담당 진상조사 사안은 △대선개입 △극우단체 지원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조작 △NLL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최순실 측근의 인사 전횡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개입 △채동욱 검찰총장 사찰 △불법 해킹 의혹 등이다. 이 사안과 관련해 확인 없이 국정원발 기사를 쏟아냈던 언론들은 국정원의 여론조작 공범이라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특히 조선일보의 2013년 ‘채동욱 혼외자식 보도’와 SBS의 2009년 ‘논두렁 시계 보도’는 국정원과 언론간의 ‘유착’ 의혹 사례로 사회적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CBS와 JTBC에 출연해 자신과 관련한 조선일보의 사생활보도와 개인정보 수집 배경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으며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최근 ‘故 노무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관련 언론담당관들을 불러 조사에 나섰다.
▲ 2013년 9월6일 조선일보 1면. |
2013년 당시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곽상도 민정수석이 8월 중순 강효상 편집국장을 만나 채동욱 검찰총장 개인정보를 넘겼다”고 주장했으며 강효상 의원은 지난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곽 수석을 비롯해 청와대 인사로부터 혼외자 정보를 들은 바 없다. 채동욱 보도는 취재팀이 발로 뛰어서 보도한 결과물”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채동욱 특별취재팀 소속이었던 최재훈 조선일보 기자는 취재기를 통해 “강효상 편집국장은 고비 고비마다 굵직굵직한 정보를 취재팀에 건네주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국정원TF와 관련한 조선일보의 곤혹스러움은 지면으로 감지되고 있다. 국정원TF가 꾸려진 지난 6월20일부터 7월11일 현재까지 지면에 노출된 TF관련 기사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세계일보가 보도한 국가정보원 SNS장악대책 보고서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대선개입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내용도 조선일보 지면에선 찾기가 어렵다. 국정원TF는 국정원이 채동욱 관련 개인정보를 수집한 ‘진짜 동기’를 밝혀낼 계획이어서 조사결과에 따라 4년 전 조선일보 보도의 전말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 2009년 5월13일자 SBS 보도 화면 갈무리. |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2015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논두렁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국정원이 언론에 흘린 것”이라고 폭로했다. 당시 국정원장은 원세훈씨였다. SBS는 당시 정보의 입수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증명책임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소송상 불이익뿐 아니라 언론사의 생명인 신뢰도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정보기관의 허위사실 유포에 가담한 ‘공범자’인 셈이기 때문이다. 국정원TF의 ‘논두렁 시계 보도’ 관련 조사에 대해 SBS를 비롯한 지상파3사는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유 있는 침묵이다.
▲ 7월10일자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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