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무려 45일 만입니다.
22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추경안은 의원 179명이 본회의에 참석해, ‘찬성 140표, 반대 31표, 기권 8표’를 얻어 통과됐습니다.
추경안이 통과됐지만, 그 여파는 주말 내내 이어졌습니다. 추경안 표결을 앞둔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 남아 있던 국회의원이 146명에 불과해, 한때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299명 중 150명 이상), 출석 의원 과반 찬성)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자 표결은 2시간 30분 동안 지연됐고, 결국 11시 54분에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무조건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언론의 이상한 논리’
추경안 표결에서 의결정족수가 부족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언론은 참석하지 않은 민주당 의원 26명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작 ‘제 식구’ 26명은 추경표결 빠져… 與 “망신이다” (조선일보) 야당에 표 달라던 여당, 추경 표결 때 26명 해외·지방 갔다 (중앙일보) 친문 핵심 등 26명 표결 불참… 말발 안 먹히는 與지도부 (동아일보) [사설]120명 중 26명 추경 표결 불참… 민주, 여당 자격 있나 (동아일보)
추경안 표결에 불참한 의원을 보면 민주당 26명, 자유한국당 76명, 국민의당 10명, 바른정당 7명이었습니다. 압도적으로 자유한국당이 많지만, 모든 비난은 민주당을 향하고 있습니다.
표결에 불참한 의원을 퍼센트로 계산해보면, 민주당 21%, 자유한국당 71%, 국민의당 10%, 바른정당 35%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제일 높습니다.
민주당이 여당이고, 추경안을 통과시키려는 입장임을 감안한다면 21% 불참률은 높습니다. 그래서 비판을 받아도 마땅합니다. 그러나 비판의 강도가 자유한국당과 비교하면 거의 1:9 수준으로 모든 비난이 몰려있습니다.
특정 정파나 시민도 아닌, 언론이 무조건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이상한 잣대로 추경안 표결을 보도하는 태도는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쳐 보입니다.
‘표결 합의해 놓고 집단 퇴장한 자유한국당’
추경안 표결 정족수가 부족했던 이유를 보면 민주당 의원의 불참도 있지만, 표결 직전 퇴장한 자유한국당에 놀아난(?) 민주당의 안일한 자세도 한몫했습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제1야당이 국회의장의 중재를 받아들여 본회의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라 정족수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원래 자유한국당은 ’24일 월요일 본회의’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22일 새벽으로 바꿨고, 또다시 오전에 통과시키겠다고 합의했습니다. 본회의를 계속 연기한 자유한국당은 반대 토론만 진행하고 표결 직전에 퇴장해버렸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는 ‘22일 오전 9시 30분 본회의 개의’라는 의사일정에만 합의했을 뿐 표결까지 한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을 무조건 믿은 민주당도 문제이지만, 정치적 꼼수를 부린 자유한국당의 태도 또한 비판받을 일이었습니다.
‘의결정족수를 위해 대리 참석까지 했던 자유한국당(한나라당)’
2008년 9월 11일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려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족수가 채워지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추경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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