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문준용 의혹 조작 사건’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7월 3일 김관영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장은 “당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에 관한 종합 결론은 ‘이유미의 단독 범행'”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단장은 안철수 전 후보 연루에 대해서도 “이씨는 제보 조작 문제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에 사전이나 사후 보고한 적이 없다”라며 이씨가 안 전 후보에게 대선 전후로 문자 메시지를 3차례 보낸 적이 있으나 안 전 대표는 회신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관영 조사단장에 따르면 안철수 전 후보는 6월 25일 오전 7시 3분에 “의원님 이유미입니다. 어제 이준서 위원과 면담하셨다고 들었다. 제발 고소 일괄 취소 부탁드립니다. 이 일로 구속까지 된다고 하니 저는 정말 미치도록 두렵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으나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안 전 대표는 같은 날 오전 9시 47분에 이용주 의원으로부터 증거 조작 사실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에 이유미씨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크게 놀랐다”고 답했습니다.
‘5월 1일 이유미씨를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 김관영 진상조사 단장은 “이씨와 안 전 대표는 지난 1년간 서로 연락을 취한 적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유미씨와 안철수 전 후보는 불과 두 달 전인 5월 1일 만난 적이 있습니다.
5월 1일 안철수 후보는 ‘안철수의 온국민멘토단’ 임명식을 개최합니다. 당시 대표멘토 중에는 이유미씨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유미씨는 참석한 대표 멘토 중의 대표로 안 후보에게 직접 정책제안서를 전달했습니다. 이씨는 안 후보에게 손수 만든 선거 어깨띠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이유미씨는 안철수 전 후보의 제자이자, 캠프 측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보도자료에서 이유미씨를 ‘워킹맘’으로 소개했고, 이씨도 임명식에서 자신을 ‘워킹맘’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은 안 후보가 이유미씨가 보낸 문자메시지도 읽지 않았고, 답장도 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증거조작 기자회견 4일 전에 안철수 후보와 이유미씨가 공식 행사장에서 만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속이려고 해서 속았을 뿐이다’
국민의당 진상조사 발표에서 기자들은 왜 검증이 부실했는지를 재차 물었습니다. 조작 가능성이 충분히 제기될 만큼 증거가 허술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이 자신 있게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은 ‘회계 분식이 터지고 나면 회계사가 왜 몰랐을까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그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문제가 핫했고, 대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검증이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회계 분식(증거조작) 등의 불법적인 사례를 회계사(국민의당)가 속을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에 불과합니다. 또한, 충분한 검증을 하지 않았음에도 대선에 이기기 위해 무리하게 발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미를 배척해놓고 제보는 믿었다?’
국민의당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은 ‘이유미씨가 캠프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이씨의 독특한 성격, 2012년 안 좋게 비쳐진 모습 등 때문에 캠프에서 잘 받아주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캠프 내부에서 문제가 있는 인물로 낙인이 찍혀 받아주지 않을 정도의 사람이 대선을 뒤흔들 제보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국민의당은 5월 4일 받은 조작된 증거를 5월 5일 발표합니다.
국민의당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제보자의 신뢰성이나 증거 검증 절차가 필요 없다는 구시대 정치 스타일을 보여줬습니다. 새정치가 아닌 구태의연한 정치 방식으로 당을 운영하는 국민의당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입니다.
국민의당 김관영 진상조사단장은 “진상조사단은 조사결과를 조작하거나 어떠한 것도 은폐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은 말 그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였고, 그 결과를 국민들께 양심을 걸고 내어놓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국민의당이 ‘문준용 의혹 조작 증거’를 내놓았을 때의 자신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신뢰를 잃은 정당이 ‘양심’을 운운한다고 해도 믿어줄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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