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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30일 토요일

르몽드 “韓 총선 결과, 권위적인 박근혜 정부 심판”


“박근혜 대통 령, 남은 임기 제대로 마치려면 타협하는 법 배워야”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총선 이후 뒤바뀐 한국의 정치 지형을 보도하고, 총선 결과가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반대이므로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에 상주하는 필립 퐁스 특파원은 ‘민주적 각성이 한국 대통령을 힘 빠지게 하다’하는 제목의 기사에서 4.13 총선 결과를 두고 “16년 만에 벌어진 여당의 다수석 확보 실패는 선거 기간 동안 막대하게 그러나 어설프게 영향을 미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반대의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의외의 결과에 대해 퐁스 기자는 87년 체제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을 맞고 있는 한국의 민주화가 “성숙기”를 맞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였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은 정부 여당이 “깨어난 젊은 층들이 투표장으로 달려 나갈 수 있다는 점은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사는 한국에서 이명박 대통령 이후 자유에 대한 제약이 심각해지고 국제적인 평판도 악화되고 있다고 적었다. 그 사례로 프리덤하우스의 언론자유 지수가 떨어진 점, 한국의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대한 유엔 조사관의 우려, 통합진보당 해체, 테러방지법 통과 강행, 명예훼손 소송 남용 등을 들었다.
정부는 북한의 존재 때문에 일정 정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이번 선거에서 북풍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박 대통령이 제대로 임기를 마치기 위해 정치적 상대방과 타협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르몽드> 기사 전문이다.
번역 및 감수 : Sang-Phil JEONG
기사 바로가기 ☞ http://bit.ly/1SAeCPt
En Corée du Sud, un sursaut démocratique affaiblit la présidente Park
민주적 각성이 한국 대통령을 힘 빠지게 하다

LE MONDE | 26.04.2016 à 12h05 • Mis à jour le 26.04.2016 à 12h14 |
Par Philippe Pons (Tokyo, correspondant)
필립 퐁스 (도쿄, 특파원)

  
  
▲ La présidente Park Geun-hye. BAEK SEUNG-RYUL/AP박근혜 대통령.
La Corée du Sud a connu, au cours de ces trente dernières années, une transformation étonnante en passant à partir de 1988 de la férule des dictatures militaires à la démocratie. En même temps, elle accomplissait des progrès non moins remarquables en matière de développement économique, ce que devait consacrer, en 2010, la tenue du G20 à Séoul. Le dynamisme économique et la vitalité de la société civile d’un pays à la pointe des innovations technologiques tranchaient cependant avec une classe politique qui n’apparaissait guère à la hauteur de ceux qu’elle représentait en raison d’un clientélisme et d’un régionalisme aussi indéracinables l’un que l’autre.
한국은 1988년 이후 최근 30년 동안 군사독재 치하에서 민주화로 놀랄만한 변화를 이루어냈다. 동시에 한국은 2010년 G20 정상회담을 서울에서 개최할 정도로 경제발전 측면에서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위치한 이 나라의 경제적 역동성과 시민 사회의 활력은 그러나 수준 미달의 정치 현실로 빛을 잃는다. 그것은 서로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인기 영합주의와 지역주의 때문이다.

Brouillonne, la vie parlementaire favorisait un mode de pouvoir évinçant le compromis : le gagnant aux élections « raflant toute la mise » (l’appareil d’Etat, la justice, la télévision publique…). La défaite aussi cuisante qu’inattendue du parti gouvernemental ­Saenuri, aux élections législatives du 13 avril, témoigne d’un sursaut de l’opinion. La jeune démocratie sud-coréenne semble entrer dans une phase de maturité. La perte de la majorité du parti au pouvoir, pour la première fois en seize ans, est aussi un désaveu de la présidente Park Geun-hye qui avait fortement, et maladroitement, pesé dans la campagne.
다소 혼란스러운 의회제도는 타협의 여지를 없애버리는 집권 방식이어서 선거에서 이긴 쪽이 ‘싹쓸이'(행정부, 입법부, 공영방송 등)하게 돼 있다. 지난 4월 13일 선거에서 예상치 못했던 새누리당의 쓰라린 패배는 여론이 각성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청년기의 한국 민주화가 성숙기에 접어드는 듯하다. 16년 만에 벌어진 여당의 다수석 확보 실패는 선거 기간 동안 막대하게 그러나 어설프게 영향을 미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반대의 의미이기도 하다.

Le parti Saenuri aurait dû être servi par une opposition divisée, longtemps peu crédible, le matraquage des médias conservateurs et un électorat vieillissant enclin au conservatisme. C’était sans compter le réveil des jeunes générations qui ont voté massivement. Plusieurs facteurs peuvent expliquer le revers du parti au pouvoir : la progression des inégalités sociales, le chômage des jeunes, l’opposition à une législation sur le travail facilitant les licenciements… Mais cette défaite tient aussi au rejet par la majorité des méthodes autoritaires et des mesures liberticides prises depuis l’arrivée au pouvoir de Mme Park.
새누리당은 오랫동안 신뢰를 받지 못하고 둘로 나뉜 상대 진영, 보수 매체들의 집중적 선전, 보수 성향이 짙은 고령 유권자들 등에 의해 이겨야 했었다. 그러나 깨어난 젊은 층들이 투표장으로 달려나갈 수 있다는 점은 계산에 넣지 않았다. 집권당의 패배를 설명해주는 요인은 여럿 있다. 사회적 불평등 심화, 청년 실업,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노동법 개정에 대한 반대… 그러나 이번 패배는 역시 박 대통령 집권 이후 나타난 권위적이고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와 방식에 대한 거부의 뜻을 담고 있다.

Restrictions des libertés publiques
공공의 자유에 대한 제약

Les restrictions à la liberté d’opinion ont été amorcées par son prédécesseur, Lee Myung-bak (2008-2013) : en 2010, l’ONG Freedom House, qui surveille l’évolution des pratiques démocratiques dans 195 pays, avait rétrogradé la Corée du Sud, estimant que la presse en Corée du Sud était devenue « partiellement libre ». Quatre ans plus tard, Economist Intelligence Unit estimait qu’elle n’était plus une « démocratie complète » mais une « démocratie imparfaite », bien que demeurant l’une des plus avancées en Asie. Dans ses conclusions, en janvier 2016, le rapporteur spécial des Nations unies sur les libertés de rassemblement pacifique et d’association soulignait une « dégradation régulière » de celles-ci et une « tendance de la justice à les restreindre plus qu’à les promouvoir ».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전임자인 이명박 대통령(2008~2013년) 시절 시작됐다. 세계 195개국의 민주주의 실천 발전 정도를 감시하는 국제 NGO인 프리덤하우스는 2010년 한국의 언론 환경이 “부분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4년 뒤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 중 하나이긴 하지만 더 이상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불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평가했다. 2016년 1월 한국을 방문한 평화적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유엔 특별조사관은 한국에서 이 자유가 “꾸준히 후퇴”하고 있으며 “법적으로 자유를 허용하기보다는 제한하려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Fille du général-président Park Chung-hee (1963-1979), qui, après avoir pris le pouvoir à la faveur d’un putsch militaire (en 1961), mit le pays sur la voie du développement économique en réprimant brutalement toute opposition, Mme Park a eu tendance à rester sourde aux opinions divergentes des siennes et a fortiori aux critiques, s’entourant de conseillers appartenant à ce que les Coréens appellent l’« ancien régime ».
196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해 반대세력을 무력으로 누르고 한국을 경제발전의 길로 들어서게 한 박정희 대통령(1963~1979년)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이 “구체제”라고 부르는 참모들에 둘러싸여 자신의 뜻에 반하는 여론이나 비판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는 성향을 보였다.

De l’immixtion des services de renseignement dans l’élection présidentielle en 2012 – pour discréditer l’adversaire de Mme Park – à l’adoption en force, en mars, de mesures antiterroristes, destinées certes à faire face au risque du djihadisme mais qui, s’ajoutant à la loi sur la sécurité nationale datant de la guerre froide, renforcent le pouvoir desdits services, en passant par l’interdiction, en 2014, du Parti progressiste unifié, accusé d’être pro-nord-coréen, et un recours systématique à la loi sur la diffamation pour museler les critiques, la ­Corée du Sud a dérivé vers une démocratie de moins en moins libérale.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이 -박 대통령의 상대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개입한 것에서부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사실상 냉전 이후로 있어왔던 국가보안법에 확장판일 뿐인 테러방지법이 지난 3월 기어이 직권상정으로 통과된 것까지 한국의 민주주의는 점점 더 자유를 옥죄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014년에는 친북성향이라는 혐의로 통합진보당을 해체했는가 하면,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툭하면 명예훼손죄를 이용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Les autorités arguent de la menace du Nord pour justifier la limitation des libertés. Mais, menacée, la Corée du Sud l’a toujours été. Cette fois d’ailleurs, le « vent du nord », comme disent les Coréens pour désigner l’utilisation de la menace nordiste à des fins de politique intérieure, n’a pas eu d’effet. L’annonce à grand fracas, la veille des élections, de l’arrivée d’un groupe de treize réfugiés du Nord et de la défection, antérieure, d’un officier de renseignement, qui visait selon les opposants à détourner l’attention des questions économiques pour la focaliser sur la sécurité, a laissé l’électorat indifférent.
집권 당국은 북한의 위협이 있기 때문에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은 언제나 위협에 노출돼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북풍’이 먹히지 않았다. 내부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북한발 위협을 사용하는 것을 한국인들은 북풍이라고 부른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국정원은 사전에 근무지를 이탈한 13명의 북한 주민들이 입국했다고 떠들썩하게 발표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경제에 맞춰진 선거의 초점을 안보 문제로 돌리려는 것이라며 반발했고, 유권자들은 탈북자 소식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Compromis nécessaires
타협이 필요해졌다

La position de Mme Park a été fragilisée dans les couches conservatrices, par le naufrage, en avril 2014, du ferry Sewol (304 morts, essentiellement des lycéens). La gestion désastreuse de ce drame, qui avait révélé la collusion de l’Etat et du secteur privé, a porté un coup fatal à la présidente. Et, par la suite, elle s’est progressivement enferrée dans l’autoritarisme. En imposant pour les législatives du 13 avril des candidats qui lui étaient inféodés, elle s’était mis à dos une partie des membres de son propre camp, qui, aujourd’hui, la ­jugent responsable de la défaite du parti ­Saenuri. Ce dernier est désormais en seconde position à l’Assemblée (à un siège près), derrière le parti social-libéral Minjoo.
2014년 4월 벌어진 세월호 침몰 사건(사망자 304명의 대부분이 고교생이던)으로 인해 보수층에서 박 대통령의 입지가 약해져 있었다. 이 비극을 대하는 처참한 수준의 부실 관리는 정부 기관과 민간 부문의 공모 관계를 까발렸고,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입혔다. 이후 대통령은 점차 권위주의에 기대게 됐다. 그는 4.13 총선에서 자신에게 복종하는 후보자를 밀어붙이고, 자신의 소속 정당 일부 후보자들에게 등을 돌렸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패배가 대통령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사회-자유 계열인 더민주당의 뒤를 이어 원내 제2당(1석 차이)으로 주저앉았다.

Mme Park va devoir apprendre à faire des compromis si elle veut terminer son mandat – qui s’achève début 2018 et n’est pas renouvelable – en conservant le pouvoir important que la Constitution confère à la présidence. Il va lui falloir infléchir sa position sur les questions intérieures mais aussi réorienter sa diplomatie : tant sa position conciliante (et impopulaire) vis-à-vis du Japon sur les questions des « femmes de réconfort » que la voie de la confrontation avec le Nord qu’elle a choisie sont contestées par une opposition désormais majoritaire.
박 대통령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주요 권력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임기-2018년 초에 끝나고 재임은 불가능하다-를 마치기 위해 타협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국내 정치와 외교 문제에 있어 자신의 입장에 변화를 줘야 할 것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에 보인 타협적인(그리고 민심을 잃은) 입장만큼이나 북한과 각을 세우기로 한 그의 선택 역시 이제 다수당이 된 상대진영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뉴스프로 (TheNewsPro)  |  balnews21@gmail.com


2016년 4월 29일 금요일

다급한 미국, 제2의 페리 프로세스까지 거론 그러나!

다급한 미국, 제2의 페리 프로세스까지 거론 그러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4/29 [15:3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무엄한 비난을 회고록에 담아 세계의 비난의 샀던 로버츠 전 미 국방장관,  이를 페리와 같은 대북특사로 보내 제2의 페리프로세로 한반도 핵위기를 넘겨야하다는 미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 자주시보


우리 언론에서는 별로 보도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중앙일보나 라디오코리아 등에서 널리 소개하는 등 해외한인언론들이 관심을 보인 '제2의 페리 프로세스' 추진 필요성을 독촉한 미 한반도전문가들의 진단과 관련된 연합뉴스의 보도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는 북의 핵억지력에 미국 정세전문가들이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가를 뚜렷히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다.

라면사재기 사태까지 벌어졌던 90년대 초 영변핵위기 당시에도 한반도 사람들은 태평스럽게 지내다가 미주의 친척들이 빨리 한국에서 나오라는 등의 전화가 빗발쳐서야 라면사재기를 하는 등 난리가 난 적이 있다. 한반도 전쟁은 결국 북과 미국의 대결이고 한국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미국에서 전쟁을 결정하면 무조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미주동포들이 느끼는 한반도 위기의 체감도가 더 직접적이었던 것이다.

그런 미주 동포들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다시 걱정하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나라 밖에선 “한반도에서 화약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우려가 들려온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페리 프로세스’의 주역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이제는 코리아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했다"-26일(현지시간) 미주 중앙일보 이하경 칼럼 중에서

이 보도와 함께 연합뉴스에 27일 [미 전문가 "임기말 오바마, 제2의 '페리 프로세스' 검토하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했는데 브래드 글로서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사무국장이 27일 CSIS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차기 행정부에 대북정책과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대북 정책 재검토 과정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면서 제2의 페리 프로세스를 언급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다.

페리 프러세스는 98년 금창리사태로 북미전쟁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페리 미 국무장관이 직접 평양을 방문하여 북과의 포괄적인 관계개선에 합의하면서 발표한 북미관계개선 계획으로 이에 따라 이후 올브라이트의 방북까지 성사되었으며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까지도 추진되었었다.
이후 부시정권의 등장으로 이는 백지화되면서 북의 본격적인 핵보유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는데 어쨌든 당시에는 북미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제2의 페리프로세스도 지명도가 높은 로버트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과 같은 인물을 북에 보내 북과 포괄적 관계개선에 대해 합의하여 폭발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북의 핵무력 강화를 일단 멈추게하고 그 구체적 추진은 차기 행정부로 넘기자는 것이라고 미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제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끄는 북의 대미정책 담당자들은 이미 미국과 대화도 할 만큼 했고 합의서도 수없이 작성했지만 얼마 못 가 다 백지화되어 결국 미국이 근본적으로 한반도 핵문제를 풀 의지가 없다는 점만 확인했다며 더는 비핵화를 주제로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대못을 박은 상황이다.

물론 북미평화협정을 맺을 수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핵 포기를 조건으로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최근 북 외무성이 북 언론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이번 리수용 외무상 방미단이 다시 세계 언론과의 대담에서 분명히 밝혔다.

북미평화협정은 한국전쟁을 종국적으로 끝내는 협정으로 크게 3가지의 내용을 담게 된다.
첫째 명시적인 전쟁 종결 선언으로 평시관계 회복, 
둘째 양국관계의 정상화로 정상적인 교류협력 시작,
셋째 전쟁 중에 일어났던 인적 물적 피해에 대한 배상금 지급이다

북은 지금까지 미국에게 전쟁배상금으로 2009에는 북만 65조달러 남북 통틀어 107조 달러, 지난해 2016년 1월엔 노동신문을 통해 남북을 합쳐 116조 달러 전쟁배상금을 계산하여 발표하였다. 북은 이렇게 물가상승분을 반영하여 때때로 미국으로부터 받아내야할 한국전쟁 배상금을 공개해오고 있다.

북은 이제 미국이 이런 배상금을 지불하고 평화협정을 맺어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핵은 전세계 모든 핵무기가 없어지게 되면 그때 가서 폐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이 완전히 굴복하는 평화협정인데 그것도 미국이 제안한다고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태도를 봐서 평화협정을 맺을 것인지 아닌지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북미평화협정에 북은 급할 것이 전혀없다는 것이다.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감히 누구도 북을 건들 수 없게 만들어 안정적인 경제발전도 추진하겠다는 핵-경제 병진노선을 항시적으로 틀어쥐고 가겠다는 의지이다. 그렇게 해서 오히려 평화협정을 맺지 않으면 미국이 불안해서 다리뻗고 잠을 잘 수 없게 만들겠다는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미전략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페리 프로세스를 아직도 머리에 담아두고서 대북정책을 고민하고 있다니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여전히 현실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인테넷을 보면 이번 리수용 외무상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케리 미 국무장관이 철통같은 경호를 받으며 공항에서부터 철저한 비공개로 리수용 외무상을 직접 영접하고 호텔로 바로 함께 가 막후 협상을 진행했다고 한다. 실제 리수용 외무상은 정식 게이트로 나오지 않고 수행원들만 나와 기다리던 기자들이 허탕을 쳤었다.

물론 협상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일 것이다. 이것만 봐도 미국의 대북정책담당자들의 제안이 북에 씨도 먹히지 않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

어쨌든 이로써 분명해진 사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연초부터 가한 드센 물리적 조치에 미국이 무척 당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상이 되지 않으면 군사적 대결밖에 남을 것이 없기에 한반도에 화약내가 점점 짙어진다는 해외동포들의 우려는 쉽게 흘려들을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2016년 4월 28일 목요일

현대인들은 자본의 논리에 길들여져 있다

가난이 개인만의 잘못이라고요?
현대인들은 자본의 논리에 길들여져 있다
김용택 | 2016-04-29 08:57:31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149억 5,400만 원이다. 시간당 745만 원을 번 셈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월 소정근로시간인 월소정근로시간인 209시간 일을 했을 때 노동자들이 받는 최저임금은 126만 270원으로 시급으로 계산하면 6,030원이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1,515,240원이다. 연봉이 149억 5,400만 원과 1,515,240원 받는 사람. 시간당 745만 원을 받는 사람과 6,030원을 받는 사람… 사람의 능력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 정도 차이가 날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현대인들은 자본의 논리에 길들여져 있다
옛날 사람들은 양반과 노예는 피가 다르고 뼈가 다르게 태어난다고 믿었다. 요즈음 이런 소릴 하면 미친 사람 취급 받는다. 그런데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못 배우고 못났으니 천대받고 가난하게 사는 것은 당연하다고 믿고 있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위의 사례에서 본 삼성전자 부회장과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의 차이 어떻게 나타났을까? 이런 현상도 당연한 일일까?
삼성그룹 이건희회장 13조 2870억 원이다. 이건희회장의 나이가 74세다. 우리나라에 1조원 이상의 부자들만 35명이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큰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 이건희회장은 태어나자마자 돈을 벌기 시작했다 치더라도 일 년에 무려 180,000,000,000원씩 번 셈이다. 물론 이재에 밝은 사람이니 돈 있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쉽도록 되어 있다 하더라도 1조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35명이나 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1조 원 이상 부자가 35명인 나라에 1000명 중 165명은 연 소득이 1,068만 원(월 89만 원)이 안 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게 뭐냐’고 물어보면 ‘가난’이 제일 무섭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가난보다 더 무서운 게 있다. 가난을 극복하려면 자신이 왜 가난한지 극복할 대안을 찾아볼 수도 있지만, 자신의 가난이 못 배우고 못난 탓이라고 신앙처럼 믿고 있는 사람들은 대안이 없다. ‘못 배우고 못났으니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 혹은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는 운명론을 믿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난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가난이 자신의 팔자라느니 못 배우고 못났으니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말은 자본이 만든 이데올로기다. 정말 못 배우고 못났으니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을까?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책임을 정부가 제대로 이행했었다고 해도 이런 양극화와 현상이 나타날까? 양극화니 빈부격차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형상이요, 구조적인 모순이다.
가난이 개인에게 책임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개인이 남의 빚보증을 섰다가 재산을 날린 사람도 있고 투자를 잘못하거나 도박이나 낭비벽이 심해 패가망신한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악착같이 열심히 살아도 가난을 면치 못하고 허덕이는 사람은 왜일까? 농민들을 보자. 그들이 세상 사람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부지런히 일한다. 그런데 그들이 가난한 이유는 무엇일까? 농민이 가난한 이유는 한마디로 말하면 정부의 농업정책 때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FTA로 수입농산물이 밀려와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데 그들이 어떻게 가난을 면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 2016년 한 해 동안 나라 살림살이 할 돈이 386조 4천억 원이다. 이 돈으로 공무원 월급도 주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임금이니 무기를 구입하고 교육을 위해 학교를 짓고 도로를 만들고, 나랏빚도 갚고 한다. 보건, 복지, 노동, 산업, 문화, 환경… 등에 얼마를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유리할 수도 있고 농민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재벌이 유리한 정책을 펴면 월급을 받고 사는 노동자들이 불리하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아는 상식이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똑같이 세금을 내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빈부격차가 늘어나고 돈이 많은 사람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할 사람들이 있지만,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그렇다, 간접세라는 세금은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 똑같이 세금을 낸다면 믿어질까?
실제로 소주 한 병에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소주의 세금은 530원이다. 소주 한 병의 출고가격이 1,000원이면 제조원가는 470원으로 주세 338원(주세율 72%), 교육세 101원(주세의 30%), 부가세 91원 등 세금은 모두 530원인 셈이다. 연봉이 1억인 사람과 연봉이 1,000만 원인 사람이 똑같은 세금을 내면 어떻게 될까? 연간 주세는 약 2조 ,5000억 원. 여기에 교육세와 부가세를 합하면 4조 원에 이른다.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어디 소주가격뿐일까? 우리나라는 소주에 붙는 세금처럼 간접세가 직접세의 4배다. 아침에 마시는 차 한 잔, 점심때에 먹는 된장찌개, 아메리카노, 스파게티… 에는 모두 10%의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4,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부가가치세와 담배소비세, 교육세, 폐기물 부담금, 국민건강진흥기금(준조세)을 합쳐 총 ,2772원이 붙는다. 영화를 봐도 버스비를 내도 따라 붙는 게 간접세다. 간접세의 비율이 직접세 대비 52.1%다.
교사들이 정치를 말하면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맡겨두고 아이들이나 열심히 가르치라’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정치는 정치인들만 하는 것일까? 자본주의에서는 사는 사람들… 정치란 밥을 먹는 것도 정치요. 길을 걷는 것도 정치다. 시장에 가서 반찬거리 하나를 사는 것도 정치요,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것도 정치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하는 공부도 것도 정치요. 젖먹이가 우유를 먹는 것도 정치다. 정치가 없이는 그 누구도 한순간도 꼼짝하지 못한다. 세금에서 법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는가? 가난을 운명이라고 신앙처럼 믿고 사는 사람들… 그들의 믿음이 바뀌지 않는 한 민주주의도 경제 민주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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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고아들을 위한 원산초등학원과 중등학원도 준공

북, 고아들을 위한 원산초등학원과 중등학원도 준공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4/29 [01:38]  최종편집: ⓒ 자주시보

부모 없는 애어린 아이들을 위한 애육원과 육아원을 전국적으로 새로 건설하여 거의 다 준공을 완료하자마자 북에서 그 다음 연령대의 부모없는 아이들을 위한 초등학원과 중등학원도 새로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북 보도가 나왔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통일방송에서 소개한 28일 북 중앙텔레비젼은 같은 날 강원도 원산에서 새로 건설한 원산초등학원과 원산중등학원 준공식을 진행했다며 "원산초등학원과 중등학원의 준공으로  부모없는 아이들을 위해 늘 마음 쓰시던 위대한 수령님들의 평생 소원을 또 하나 풀어드릴 수 있게 되었으며 강원땅에 원아들이 부르는 '세상에 부럼 없어라' 노래 소리가 더 높이 더 우렁차게 울려퍼지게 되었다."고 보도한 것을 보니 고아들만을 위한 초등, 중등 학교를 새로 건설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군인건설자들이 수행했으며 준공식에는 원아들은 물론 그 군인건설자들과 원산시 책임일꾼 등이 참여하였고 준공테이프는 이 학원의 주인공들인 원아들이 가위를 직접 들고 끊었다.

보도를 보면 준공식에서 연설자는 "이세상 천만부모의 정을 다 합쳐도  비기지 못할 위대한 사랑으로 원아들을 한품에 안아 따뜻하게 보살펴주시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원아들과 강원땅 인민들에게 안겨주신 또 하나의 은정어린 선물"이라며 "가장 숭고한 후대관 미래관을 지니시고 그 실현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시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높이 모신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후대들에 대한 사랑의 힘 후대들에 대한 헌신으로 당의 후대중시 사상을 빛나게 구현해 나갈데 대해서 강조하였다"고 한다.

마지막 순서로 원아들과 관계자들이 학원을 둘러보았는데 보도는 "원산초등학교 중등학원에는 교실들과 실험실습실들, 체육관, 야외수영장, 기숙사, 식당을 비롯하여 원아들의 교육교양과 지능개발, 체력단련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조건과 환경이 최상의 조건에서 훌륭히꾸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북이 고아들만 애육원부터 중등학원을 졸업하고 군대와 대학, 사회로 진출하기 전까지 따로 학교를 다니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식이 원아들에게 더 긍정적인지 아닌지는 남과 북이 교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부모가 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마음의 그늘을 최대한 없애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북의 영화를 보면 이런 고아원에서 자라나 입대한 병사들이 더욱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이 각별한 것으로 묘사되고 있고 지도자를 더욱 육친적으로 친부모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다.

다음은 관련 보도 사진들이다.

▲ 원산초등학원과 중등학원 준공식   보도 화면들, 체육시설과 실험실습실, 식당 등이 매우 현대적이고 야외잔디구장과 실내농구장도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  ©자주시보

'실패한' 박근혜, '나쁜' 대통령도 될 텐가?


[기자의 눈] 세월호 진상 규명이 '세금' 아낄 일인가
전홍기혜
기자
| 2016.04.28 14:57:45
26일 청와대에 갔었다. 취임 첫해 편집국장.보도국장 오찬 간담회 이후 3년 만에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났다. 박 대통령은 여전했다. 어색한 웃음, 딱딱한 말투, 이런저런 그래서 등 군더더기가 많이 들어간 만연체 화법, 무엇보다 총선 이전과 달라진 게 없는 강경한 내용.

지난 4.13 총선은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여당 지지자나, 야당 지지자나, 무당파나,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일반적인 예측과 너무나 벗어났기 때문에 충격적인 결과였다. 한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아버지 박정희가 심판받은 선거"로 평가했다. 아버지의 노선을 충실히 따랐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였던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원내 2당으로 전락했다. 더 이상 '박정희 스타일'로 대한민국을 통치하지 말라는 민심의 명령인 셈이다. 김태형 심리학 박사는 지지자들이 갖고 있던 "박근혜에 대한 심리적 애착관계"가 대통령이 된 이후 실정으로 끊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오직 한 사람,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듯하다. 박 대통령은 4.13총선 결과에 대해 두 시간이 넘는 간담회에서 단 한 마디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었다. 심지어 두 번이나 거듭 물었는데도 흔들림이 없었다. 박 대통령이 보기에 이번 총선은 19대 국회에 대한 심판이었을 따름이며, 이는 본인이 총선 전 직접 '빨간 옷' 입고 당부했던 말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이 대통령 중심제라는데, 정작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을 통과시켜 국회가 만든 법을 무력화시키는 등 '삼권분립'의 원칙까지 깨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둘렀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권한 없음'을 탓하다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제 국가이지, 왕정 국가가 아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뿐 아니라 행정도 끊임없는 협의와 합의가 필요한 과정이다. 국회에서 서로 다른 지지자들을 대표하는 여당과 야당의 의견 대립과 이를 조정하는 정치 과정을 박 대통령은 '싸움질', '국정 발목잡기'로만 인식하고 있다. 대통령의 지시 하나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치 질서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1년 10개월 남았다. 차기 대선을 기준으로 하면 1년 8개월이다. 지난 임기 때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던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에 많은 성과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특히 6월 20대 국회가 시작되면 여소야대 국면을 본격적으로 맞게 된다. 총선 이전처럼 대통령이 '오더'를 내리면 여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원하는 법을 통과시킬 수 없게 된다. 야당과 어떤 식으로든 '협치'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런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준비하고 있을까? 아닌 것 같다. 박 대통령이 26일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꼼수'로 1당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인 유승민 등 탈당파의 복당을 거부하고 나선 것을 보면 안다. 앞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불가피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총선 결과로 반쯤 결론이 내려진 '실패한 대통령'이 최종 결론이 될 가능성은 짙어 보인다. 박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다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지지층의 와해와 탈출이 진행될 것이다. 게다가 이번 선거를 통해 새누리당은 차기 대권주자들이 날아가면서 새로운 구심점조차 없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박 대통령에게 해야만 하는, 또 할 수 있는 일을 알려 드리고 싶다. 노동 개혁(악)이니, 구조조정이니,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의지만 보이면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이다. 바로 박 대통령 임기에 일어난 가장 비극적인 일인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 문제다. 세월호 참사는 '내 아이였다면', '내 동생(내 언니 오빠)이었다면', '나였다면'이라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비극에 공감하는 문제다.  

박 대통령 머릿속엔 '사고'이기 때문에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있는 듯하다. 그러니 박 대통령은 26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임기 보장과 추가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던 것 같다. 사고의 발생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지만, 사고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충분히 지금과 다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정치적이며 행정적인 일'들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한 번만 만나서 얘기를 들어 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해왔다. 여당의 세월호 특위 활동에 대한 노골적인 방해 공작에 대해서도 눈감아 줬다. 해양수산부를 포함한 공무원들의 태업도 방관했다. 여당과 공무원은 '대통령의 의중'을 살펴 움직이는 집단이다. 국가적 재난에 대한 진상 규명과 국민의 안전을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국민의 세금을 안 쓰면, 세금은 어디에 써야 하는 돈인지 잘 모르겠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7시간'을 포함해,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숱한 의혹들을 차기 정부의 과제로 넘기고 싶은 것인가? 박 대통령이 끝내 '실패한 대통령'에 '나쁜 대통령'이라는 결론까지 내리게 되지 않기를, 마지막 바람이다.   

이씨가 장악한 한국 돈, 제일 비싼 건 '이씨 며느리'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

이런 평범한 진리가 보편화된 것은 그다지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세계인들에게 자유와 인권과 민주주의의 나라라고 평가받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불과 150년 전에는 흑인 노예가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을 하는 나라였다. 신대륙에 정착하려는 백인이 당면한 문제는 노동력 부족이었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담배가 주요 생산물이었던 남부에서는 이 노동력 부족의 문제를 흑인 노예로 해결했다. 아프리카에서 총칼로 흑인들을 잡아 노예선에 태우고 쇠사슬을 묶어 짐짝처럼 차곡차곡 쌓아 그들의 땅으로 데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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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세기 영국의 흑인 노예선 설계도 당시 최고의 상품인 인간을 최소공간에 최대로 넣는 방법을 보여주는 유명한 설계도다. 배 안에 시체를 넣는 곳도 보인다. 많은 흑인이 운송 도중에 죽었음을 알려준다.
ⓒ 미국사 다이제스트.가람기획

해리엇 터브먼의 생애

그들은 백인들의 총칼과 폭력 속에 두려움에 떨면서 농장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 노예의 자식들도 부모의 삶을 이어받아 똑같은 노예의 삶을 살았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진리를 가슴에 품고 스스로 자유를 찾고 동료 흑인들의 자유까지 찾으려 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이 바로 해리엇 터브먼(1820~1913)이다. 

그녀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백인들에 의해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흑인 노예선에 실려왔던 사람들이었다. 당시 미국 사회는 농업 중심의 남부와 공업 중심의 북부로 나누어져 있었다. 남부와 북부 모두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으나 남부에서는 흑인 노예들을 아무런 임금 없이 짐승처럼 대했다. 하지만 북부의 공장주들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남부의 흑인 노예들에게 약간의 임금과 자유를 보장했다.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흑인 노예의 입장에서 북부는 천국이었다.

그렇게 노예 신분에서 해방된 흑인들은 남부의 흑인 노예들을 북부의 자유지대로 탈출시키는 이른바 '지하철도(Underground Railroad)'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활동했고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해리엇 터브먼이었다. 비밀 지하조직으로 운영되다 보니 경로와 조직원들은 모두 철도 용어에서 따온 은어로 불렀고 안내자는 '차장'으로, 은신처는 '역'으로, 그곳 책임자는 '역장'으로 불렀다. 또, 돈을 지원하는 사람은 '주주'로, 탈주 중인 노예는 '승객'이나 '화물'로 명명했다. 

남북전쟁이 끝난 1865년 비로소 운행이 종료된 이 지하철도는 최대 10만 명 정도의 흑인 노예를 탈출시켜 그들에게 자유의 새 삶을 선사했다. 그녀는 이 지하철도 조직에서 '차장'으로 활동하며 힘들게 모은 돈을 털어 흑인 노예들이 자유를 찾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1861년 미국 북부와 남부 사이에는 전쟁이 터졌고 그녀는 흑인 해방을 위해 북군에 종군했다. 그녀는 북부 연합군의 일원으로 요리사로 간호사로 또는 무장정찰병으로 스파이로 맹활약하였다. 4년에 걸친 전쟁으로 북부는 승리를 거두었다. 형식적으로 흑인들은 자유를 얻었지만 뿌리 깊은 차별과 멸시는 지속되었다. 

미국은 오랫동안 '동등하게 대우하지만 분리한다'는 애매한 정책으로 여전히 흑인들을 차별하였고 그 차별과 그에 따른 흑백 갈등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녀는 남북전쟁 이후에도 "죽을 때까지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라는 말을 하며 흑인 인권과 여성 참정권 운동을 계속했고 죽어서 미국 전역에서 우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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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달러 가상 이미지 여성단체가 해리엇 터브먼을 모델로 만든 가상 20달러 이미지
ⓒ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20달러 새 지폐의 모델이 된 노예출신 흑인여성인권운동가

그 해리엇 터브먼이 미국의 20달러 지폐의 모델이 되었다. 미국 재무부는 20일 20달러 지폐 앞면 모델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7대)에서 노예 출신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1822∼1913·사진)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150명의 흑인 노예를 소유했던 잭슨 전 대통령은 지폐 뒷면에 들어간다. 

잭슨 전 대통령은 원주민 인디언들을 강제로 이주시킨 정책으로 최근 들어 많은 비판을 받는 인물이며 중앙은행과 지폐 사용을 반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에 대해 "터브먼이 잭슨을 내쫓았다"고 표현했다. 미국 지폐모델로 여성이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흑인 노예해방에 앞장선 흑인 여성운동가를 모델로 그려 넣는다는 것 자체가 미국 사회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무부의 발표 이후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정치적 결벽증'의 사례라고 비판하고 있고, 잭슨 전 대통령의 고향 테네시주의 라마르 알렉산더 상원의원도 비판 성명을 냈다. 하지만 이러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 재무부는 2020년에 새 지폐 도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0년은 미국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헌법 개정안이 비준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5만 원권의 모델 신사임당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앞서 여성이 화폐 모델로 통용되고 있다. 5만 원권의 신사임당이 그 주인공인데 신사임당은 조선시대 현모양처의 상징이자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 제3공화국이 그녀의 아들인 이이와 시댁 친족인 이순신을 국가 영웅으로 추앙하면서, 신사임당 역시 다시 부덕(婦德)의 상징이 되었다. 이로 인해 국사·국어·미술 교과서에 시와 작품이 실리고 위인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2007년 당시 여성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양성평등을 기치로 내세워 신사임당을 5만 원권 지폐 주인공으로 도안하였다. 신사임당이 5만 원권의 모델로 결정되자 여성 단체를 포함하여 많은 시민단체와 학계가 비판을 했다.

역사적으로 많은 여성이 있음에도 역사적 인물로서 신사임당은 유교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이상적인 여성의 전형이며 이를 여성의 대표 인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당시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개인의 성취가 공동체의 발전과 타인의 삶에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이유로 유관순 열사를 추천하기도 했다. 미래 이프지 김신명숙 이사는 "오늘날 신사임당이 대변하는 '현모양처'의 이데올로기는 일본 식민통치의 잔재"라면서 "화폐 모델 선정만큼은 절대로 여론조사에 의존해선 안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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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만원권 지폐 신사임당이 도안된 한국은행 5만원권
ⓒ 한국은행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사임당이 들어간 5만원 권 화폐는 발행되었고 지금도 통용되고 그 가운데 상당량은 시장에서 오고 가는 것이 아니고 부자들의 금고 속에 보관되고 있다. 신사임당의 여성 대표성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의 화폐 모델을 보면 인물 선정의 편협함에 너무 화가 난다. 액면가액 순으로 신사임당, 세종대왕, 이이, 이황, 이순신까지 모두 조선시대 사람이다. 또한 모두 성씨가 '이씨'이며 신사임당도 '이씨' 집안 며느리다. 그리고 신사임당과 이이는 모자가 함께 후세의 화폐 모델로 기용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신사임당은 과연 화폐 모델의 선정기준에 맞는가?

한국은행에 따르면 화폐 모델은 업적이 위대해 국민에게 존경받아야 하고, 역사적 검증을 거쳐 논란의 소지가 없을 뿐 아니라 도안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5만 원권 도입 당시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반 국민이 가장 많이 추천한 유관순이 5만 원권에 못 실린 점을 아쉬워했다. 반대자들은 그가 요절했기 때문에 큰 업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 반대자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신사임당은 48년의 생애 동안 과연 어떤 업적이 있었는가? 남편과 10년간 별거생활을 하며 남편의 외도에도 꿋꿋하게 견디며 아들과 딸들을 훌륭하게 교육한 것이 화폐에 실릴 만큼 업적이 위대하고 국민에게 존경받을 일인가?

역사적 인물에는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고 존경과 비판이 상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역사적 인물을 한 국가 경제의 얼굴이라고 하는 화폐 모델로 선정하는 경우에는 그 논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논란의 소지를 없애려고 지금까지의 인물을 그대로 두거나 일반 국민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유관순 열사를 두고 신사임당 같은 조선시대의 평범한 여성을 5만 권으로 도입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바꿀 수 있으면 바꿔야 한다

2030년이 되어 한 미국인이 한국에 여행을 와서 해리엇 터브먼이 도안된 미국의 20달러 지폐를 가지고 우리나라 한 청소년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고등학생이 질문한다.

"아저씨, 그 지폐의 모델은 어떤 인물인가요?"
"응, 흑인 노예가 있던 시절 노예해방운동을 하던 흑인 여성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야."

이번에는 미국인이 우리나라 신사임당이 도안된 5만 원권 지폐를 들고 고등학생에게 묻는다.

"이 지폐에 있는 이 인물은 어떤 사람이니?"
"신사임당이라는 여성인물인데요.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서 시, 서, 화에 능하고... 그리고..."

물론 과장된 이야기고 만든 이야기이다. 하지만 지폐에 실릴 역사적 인물은 한 문장으로 설명이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과 한국의 여류문인화가 신사임당 중에 어떤 인물이 그 나라의 역사를 잘 표현해주는가? 그리고 여성독립운동가 유관순과 여류문인화가 신사임당 중에 어떤 인물이 우리나라의 역사를 잘 표현하는가?

그리고 한가지 더! 대한민국 역사 인물 가운데 존경받는 인물은 "이씨"성을 가진 인물 밖에 없는가?

36년 만에 열리는 조선노동당 7차대회의 의미와 전망

36년 만에 열리는 조선노동당 7차대회의 의미와 전망<연재> 정창현의 ‘색다른 북한이야기’ (5)
정창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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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28  10: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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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5월 6일 노동당 7차 당대회를 연다. 그동안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로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연기설까지 나왔지만 예정대로 개최되는 셈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당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경축행사와 함께 당대회를 소집하는 대신, 이를 분리해 70주년 경축행사를 마친 후 올해 5월 초 당대회를 열겠다고 공고한 바 있다.
통상 당대회 준비에 6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고, 태양절이 끼어있는 4월을 피하기 위해 5월 초로 날짜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당대회
  
▲  1980년 제6차 당대회 기간에는 100만여 명이 참여하는 군중 시위와 5만여명이 참여하는 집단체조 등 대규모 행사가 열렸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화됐다.[자료사진 - 통일뉴스]
따라서 이번 7차 당대회는 1980년 6차 당대회와 달리 외부 초청인사 없이 진행된 1970년 5차 당대회처럼 향후 정책전망을 내놓는 내부 행사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 제6차 당대회 기간에 100만여 명이 참여하는 군중 시위와 5만여명이 참여하는 집단체조 등 대규모 행사가 열리고, 많은 외빈 초청이 이뤄졌던 것은 노동당 창건 35주년 축하행사와 당대회가 동시에 치러졌기 때문이었다. 당대회 일정도 5일간 진행된 6차 당대회보다 짧아져 3일 정도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2월 말부터 ‘70일전투’를 진행했다. 북한은 70일전투를 “모든 전선, 모든 초소에서 새로운 기적과 더 높은 비약을 일으켜 강성국가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거창한 투쟁”으로 규정하고,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 사회주의문명국 건설에서 새로운 혁신과 성과를 내는 것을 주요 과업으로 내세웠다.
당초 설정한 ‘점령 목표’들을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일단 70일전투가 성공적으로 종료된 것으로 총화(결산)한 후에 당대회를 열 것이다.
각 도,직할시 당대표자회에서 선출된 3,200여 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7차 당대회가 개최되면 첫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1980년부터 올해까지의 성과를 검토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담아 ‘사업총화보고’를 할 것이다. 6차 당대회 때 당시 김일성 주석은 5시간에 걸쳐 ‘사업총화보고’를 했다.
당대회의 핵심은 ‘사업총화보고’
과거 선례를 따른다면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제1비서는 정치, 경제, 대남․대외분야에서 지난 36년 간의 성과를 총화하고, 새로운 노선과 정책방향을 내놓게 된다.
우선 정치분야에서는 “내외 적대세력들의 끈질긴 정치군사적 압력과 위협 공갈, 가혹한 경제봉쇄와 제재책동을 단호히 짓부셔 버리면서 정치군사강국, 핵강국, 우주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섰다”며 이를 “경제강국의 도약대를 확고히 마련한 자랑찬 승리”로 총화하고 “주체혁명위업, 선군혁명위업수행의 새로운 앞길”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제1비서를 중심으로 하는 유일영도체제의 확립과 강화, 군민일치의 일심단결, 인민대중제일주의,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 등이 강조될 것이다.
특히 조선노동당이 김일성, 김정일의 당이며, 이전 수령이 제시한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길”을 따라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완성하자고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2년 4월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을 ‘김일성, 김정일의 당'이라고 규정했고, ‘김일성-김정일 주의'를 유일한 지도사상으로 하며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다시 한 번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될 것이다.
또한 인민대중제일주의도 여러 차례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주의’의 근본이념이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0돌 열병식 연설에서 김 제1위원장은 무려 90여 회나 ‘인민’을 언급하면서 ‘인민제일주의’를 강조했고, ‘인민중시, 군대중시, 청년중시’라는 3대 전략을 제시했다. 그리고 올해 신년사에서는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며 ‘김정은식 애민정치’를 정식화한 바 있다.
새로운 경제계획 나올지 주목
  
▲ 제7차 조선노동당대회에서 새로운 경제계획이 나올 지 주목된다. 사진은 김정은 제1비서가 당대회를 앞두고 완공된 백두산영웅청년3호 발전소를 현지지도하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경제분야에서는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이라는 국가목표를 재확인하고, 경제 건설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제1비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이번 당대회에서 “우리 혁명의 최후승리를 앞당겨나가기 위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놓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휘황한 설계도’가 외부에서 예상하는 구체적인 경제계획 발표가 아니고, ‘새 세기 산업혁명’을 달성하자는 수준의 추상적인 목표에 그칠 수도 있다.
북한은 김정은 제1비서가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은 곧 사회주의강성국가이라는 독창적인 혁명공식”을 내놓았으며, 이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시한 “사상중시, 총대중시, 과학기술중시노선을 지식경제시대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보다 구체화된 강성국가건설전략으로 심화”시킨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역시 관심의 초점은 이번 당대회에서 4, 5차 당대회처럼 6개년 또는 7개년 인민경제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을지, 아니면 6차 당대회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 10대 전망목표'를 제시한 것처럼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전망목표’를 추상적으로 제시할지 여부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돼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제목표를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새로운 경제개혁 조치는 거론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 제1비서는 2012년부터 꾸준히 경제관리방법의 개선을 강조하고 있고, 2014년 5월 30일에는 직접 당, 국가, 군대기관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확립할 데 대하여」에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경제관리 개선의 핵심개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새로운 경제관리방법이 순차적으로, 점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단계이고, 내부 반발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당대회에서 새로운 방침을 내놓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회주의 강성국가건설 위업을 성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서는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는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확립”해야 하고, “경제관리방법을 개선하는 것은 현 시기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당의 전략적 노선을 관철하여 부강조국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절실한 요구”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할 수는 있다.
‘대외 경제개방’과 관련해서도 이미 북한이 13개 직할시․도와 220개 시․군에 자체 ‘개발구’ 개발권을 부여했고, 중앙과 지방급 경제특구를 발표했지만 대북 경제제재 상황에서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에서 특별한 언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연합제’ 통일방안 구체화될까?
대외분야에서는 ‘미국의 고립압살 책동에도 우리식 사회주의체제를 고수, 발전시켰다’고 평가하며, 핵 보유의 불가피성을 거론하고 평화와 자주권 수호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제1비서는 2012년 첫 공개연설에서 “강성국가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총적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에 있어서 평화는 더없이 귀중하다”라며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우리에게는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이 더 귀중하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특히 북한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이 “핵무력을 강화발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 큰 힘을 넣어 우리 인민들이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는 강성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전략적 노선”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병진노선을 유지하면서 대외관계의 기조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대미협상을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기보다는 자주권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겠다며 평화협정 체결을 거론할 수도 있다.
대남분야에서는 2012년 김정은 제1비서의 첫 공개연설에서 언급한 기조가 그대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김정은 제1비서는 “진정으로 나라의 통일을 원하고 민족의 평화번영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손잡고 나갈 것이며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실현하기 위하여 책임적이고도 인내성 있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제1비서가 “북남공동선언을 존중하고 리행하는 것은 북남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전제”라고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에 “공동선언들을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할 것을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특별한 대화제의를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설방안’을 대체하는 새로운 통일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북한은 1990년대 들어 “북과 남이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공존, 공영, 공리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변화했고, 남한 당국을 대화의 상대로 공식 인정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제시했다. 남북이 서로 다른 정부와 제도를 유지하면서 각각 정치, 군사, 외교권을 비롯한 현재의 기능과 권한을 지니되 그 위에 민족통일기구를 설치하여 하나의 연방국가를 이루는 형태의 통일방안이다. 당시 남쪽에서 제안한 연합제는 남북이 대외적으로 각각 주권을 유지하는 독립국으로 서로 다른 체제와 정부를 유지하며 통일 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국가연합의 형태였다.
결국 남과 북은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여기서 공통점은 ‘평화공존’의 단계를 둔다는 점이다. 두 방안 모두 2체제 2정부를 유지하면서 두 정부 사이에 협력체제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때부터 북한은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통일방안을 내부적으로 ‘연방연합제’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7월 7일 최고 수준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성명’ 발표를 통해 “북과 남은 연방연합제 방식의 통일방안을 구체화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공존, 공영, 공리를 적극 도모해나가야 한다”며 ‘연방연합제’ 개념을 제시했다.
따라서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이 언급한 우리민족끼리(이 용어는 1948년 김구가 남북협상에 나서면서 처음 사용했고, 남북연석회의 호소문에 포함돼 있다) 정신에 기초한 ‘연방연합제 방식의 통일방안’을 좀더 구체화 한 통일 세부안을 내놓을 지 주목되는 것이다.
당 규약 개정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 북한은 병진노선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핵무력 건설'에 대해 이번 당대회에서 '승리적 총화'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달 초 김정은 제1비서가 핵무기연구부문 과학자, 기술자를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한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이 언급한 ‘연방연합제’ 통일방안과 관련해 더 주목할 대목은 당 규약에 명시된 ‘남조선혁명’에 대한 규정의 수정여부다. 2012년 4월 개정된 ‘조선노동당 규약’ 서문에는 “조선로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북반부에서 사회주의강성국가를 건설하며 전국적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데 있으며 최종목적은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데 있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 규정은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채택한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완수”한다는 구절을 기본적으로 계승한 것이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 마지막날 당 강령과 규약을 개정하고 이를 승인할 것이다. 북한은 이미 2010년 3차 당대표자회와 2012년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규약의 일부 조항을 개정했지만 김정은 제1비서의 후계자 등장과 공식 취임을 위한 제한된 범위의 개정에 그쳤다. 따라서 ‘임시 전당대회’ 성격인 당대표자회가 아닌 이번 당대회에서 당규약 개정이 대폭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당 조직기구의 변화 가능성이다. 다른 조직들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신설된 조직이다. 당시 개정된 당 규약에 따라 당중앙위원회 정치위원회를 정치국으로 변경하고 그 안에 상무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당중앙위원회 전원(전체)회의가 개최되지 않는 기간 당중앙위원회의 명의로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한다.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김정일 후계체제의 확립을 원활하게 하려는 목적에서 신설된 기구였다. 그러나 1997년 김정일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에 공식 취임한 후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정치국회의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한번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식적으로 보면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결의로 당의 모든 결정이 처리됐을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시대에 들어와서는 정치국회의, 정치국확대회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이 정상적으로 열려 당의 ‘집단적 협의, 결정구조’가 복원됐다. 이러한 조건에서 김일성시대에 당의 모든 사업을 일상적으로 조직․지도하는 최고기구로서 ‘정치위원회’가 있었던 것처럼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폐지하고 정치국을 당의 최고지도기구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가 ‘총비서’직에 취임하거나 다른 직책을 신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2012년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제1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1비서’ 직책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
두 번째가 바로 앞서 언급한 당의 최고목적을 규정한 대목의 수정여부다.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아 쉽지 않을 수도 있다. 2000년 8월 방북한 남쪽 언론사 사장단과의 면담 때 김정일 위원장도 “노동당 규약도 고정 불변의 것은 아닙니다.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라면서도 당 규약상의 ‘남한 혁명론’ 부분 수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토로한 바 있다.
“과거에도 규약은 고쳤으나 45년도에 만들어진 강령은 안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 강령은 해방직후 40년대 것이어서 과격적 전투적 표현이 많이 있습니다. 당간부들 가운데는 주석님과 함께 일하신 분들도 많고 연로한 분도 많습니다. 그래서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바꾸면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숱하게 물러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숙청한다고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2000년 첫 정상회담이후 16년이 흘렀고, 김정은 제1비서 등장과 함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남북의 공존과 공영에 기초한 ‘연방연합제’를 공식 천명한 만큼 김정은 제1비서가 당 규약상의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 완수”란 구절을 수정할 것인지, 수정할 경우 어떻게 변화될지 관심거리일 수밖에 없다.
이외에 2012년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문화 한데 이어 노동당 규약에도 핵보유국을 명시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당대표자회에서 당 규약에 지도사상으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이번 당대회에서 지도사상을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대교체의 폭은 어느 정도?
  
▲ 제7차 조선노동당대회를 앞두고 각 시도별 당대표회가 열려 김정은 제1비서를 대표로 추대했다. 사진은 19~20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평양시대표회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개정된 당 규약이 통과되면 이에 따라 당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새로 선출되고, 곧바로 중앙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를 열어 중앙지도기관 인선에 들어간다. 비서국과 비서국 산하 전문부서의 간부들이 어느 정도 교체될 지가 관심거리다.
현재 정치국 위원들은 2013년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선출된 후 2015년 2월 당 정치국확대회의에서 일부 보선된 간부들이기 때문에 이번 당대회에서 보직 변경에 따른 일부 변경이 있을 뿐 파격적인 세대교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이명수 총참모장, 김영철 비서 등이 그대로 보직을 유지할 경우 새로 정치국 위원 또는 후보위원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이며, 일부 신진인사가 비서국 비서로 발탁될 경우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제1비서가 신년사 등을 통해 ‘청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60대 이상 간부들을 30~40대의 젊은층으로 교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정치국 인사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 전통적인 노(老)․장(長)․청(靑) 조화 원칙에 따라 간부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20여 명의 당중앙위원회 위원과 100여 명의 후보위원들은 상당한 세대교체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신임 당중앙위원회 부장, 부부장급, 내각 상(장관급)과 부상급(차관급)에 40~50대 신진인사들이 발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당과 내각, 국가기구에 새로 승진할 40~50대 신진인사들을 김일성고급당학교와 인민경제대학 등에 입학시켜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대다수는 빨치산 3세거나 김정일시대에 당과 내각에 발탁돼 활동했던 전문 관료들의 2세일 것이다.
당대회 이후 국면 전환 시도할 가능성
이상의 전망은 통상적인 범위에서의 관측일 뿐이다. 이번 7차 노동당대회가 36년 만에 열리고, 김정은 체제 출범이후 첫 당대회라는 점에서 예상을 벗어나 파격적 정책 발표와 인선이 단행될 수도 있다.
북한은 이번 당대회가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높이 받들어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에서 전례 없는 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역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는 정치 행사가 될 것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김정은체제가 안정성을 확보하고, ‘자강력 제일주의'를 중심으로 굳건히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 내부적으로는 비상체제로 운영되던 당과 국가기구를 김일성시대의 운영구조로 확고하게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강성국가 건설에 일대 앙양을 일으키기 위한 전략적 대강(요지)을 제시할 것”이라 밝혔다. 이 ‘전략적 대강’이 어느 정도로 구체성을 띨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이다.
다만 “전당과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길을 따라 힘차게 나아가자”, “전당이 군중속에 들어가자”, “당사업전반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히 구현하자”,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와의 투쟁을 계속 강도높이 벌려 종지부를 찍자”, “당위원회의 집체적 지도를 강화하자”, “사상을 혁명의 원동력으로 삼고 5대교양에 화력을 집중하여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사상의 강자들로 키우라”, “세계와 경쟁하라, 세계에 도전하라, 세계를 앞서나가라”, “분조관리제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철저히 실현하라”, “주체사상을 구현한 우리 식 경제관리방법을 전면적으로 확립하라”,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에서 자강력제일주의를 높이 들고나가자”, “전민과학기술 인재화, 과학기술강국화를 하루빨리 실현해나가자”, “당이 제시한 4대전략적로선과 3대과업을 철저히 관철하라” 등의 구호 속에서 북한의 지향을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지도사상으로 내세운 ‘김일성-김정일주의’에 기초해 김정은 제1비서의 유일영도체제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면서 ‘‘인민 중시’를 내세워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척결에 강도를 높이고, ‘세계적 추세’에 맞는 경제개혁에 나서는 한편 대외관계 개선을 위한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총선역풍 맞은 정권의 북풍공작

총선역풍 맞은 정권의 북풍공작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6/04/28 [01:12]  최종편집: ⓒ 자주시보

이 가운데 한 가지 주목되는 지점은 정권의 ‘북풍공작 실패’입니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선거 전후 집요하게 북풍공작에 매달렸지만, 국민들로부터 도리어 역풍을 맞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4월 14일, <노컷뉴스>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이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서 참패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 관리 실패와 총선 직전 탈북자 집단입국을 통한 북풍 시도에 대한 여론의 반발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풍이란 보수세력이 선거 승리를 위해 안보위기를 조장하고 야당을 안보논리로 공격해서 국민들의 투표심리를 보수적으로 견인하려는 일련의 정치군사적 공작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이번 총선에서 북풍공작에 집요하게 매달렸습니다. 물론 지금 한반도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북한의 핵개발이 맞물려 군사적 충돌위기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행동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아래 추진되는 ‘한미연합작전’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단순히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끌려가는 수준을 뛰어넘어 그 자신이 대북적대정책의 전면에 나서서 한반도 위기를 부채질하는데 앞장섰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집요한 북풍몰이

총선정국이 시작되자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북풍몰이’에 매달렸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월 2일, 개성공단을 정상화하자는 주장을 두고 “정신나간 사람들”이라는 막말까지 했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4월 5일에는 전주를 방문해 "문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개성공단 재개하겠다고 하는데 그 발언은 북한에 항복하자는 말과 똑같다"며 색깔론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성립 자체가 될 수 없는 것이,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3년에도 개성공단이 가동중단될 뻔하다가 재개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재개할 때에는 아무런 말 한 마디 못하다가, 야당이 개성공단 재개를 말하니 “북한에 항복” 운운하며 색깔론을 폈던 것입니다.

여기에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살포도 이어졌습니다.

3월 26일, 탈북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김포와 파주에서 또다시 8만장을 살포하며 향후 "3개월간 북핵실험 규탄, 핵 폐기 요구 전단 1천만장 보낼 계획"을 공공연하게 밝혔습니다. 총선 선거운동기간이었던 4월 1일에는 인천시 강화군에서 대북전단 20만 장과 1달러 지폐 2천 장, USB와 DVD 5백 장 등을 풍선 10개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렸습니다. 이들은 4월 3일에도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전단 30만 장을 살포하였습니다. 


탈북자들의 대북전단은 북한의 격한 반발을 불러 휴전선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입니다. 지난 2014년 10월 10일, 북한은 휴전선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간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고사총을 사격하여 그 총탄이 남측 접경지역에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남북간 교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전단살포가 총선 전에 집중되었던 것입니다.

최근 탈북자들이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의 시위에 금품을 받고 동원되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때마침 탈북자들이 총선을 앞두고 맹렬하게 대북전단을 살포했습니다. 국내 탈북자들을 책임지는 기관은 바로 국가정보원입니다. 탈북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국정원은 탈북자의 대북전단 살포도 직접 책임져야 합니다.

4월 8일에는 급기야 청와대와 국정원이 개입된 기획탈북 작품이 나왔습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 해외식당에서 근무하는 남자 지배인 1명과 여자 종업원 12명 등 13명이 집단 탈출해 7일 서울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변인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한두 명이 개별 탈북한 사례는 있지만,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의 해외식당에 파견되는 직원들은 대체로 중산층에 속하고 성분이 좋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언론은 북한 해외식당들이 최근 유엔의 대북제재와 박근혜 정부의 독자제재에 따라 한국인 손님이 끊기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 분석하기 바빴습니다. 


그러나 이 집단탈북은 국가정보원이 개입된 기획탈북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이 1박 2일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이례적으로 정부가 입국 하루 만에 사진까지 내놓으며 탈북사실을 긴급 브리핑하였습니다. 탈북자는 누구나 입국하면 ‘합동심문센터’에서 6개월에 걸친 국정원의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입국한지 하루 만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것은 국가정보원의 암묵적 동의 내지는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한결같은 견해입니다. <한겨레>는 4월 11일, 복수의 정부관계자 발언을 근거로, 이것이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총선을 이틀 남긴 4월 11일에는 <연합뉴스>가 탈북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북한 정찰총국 출신의 북한군 대좌를 주장하는 인물이 탈북해서 대한민국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 정찰총국 출신임을 주장하는 그 인물은 이미 1년 전인 2015년에 입국했던 인물임이 드러났습니다. <SBS>는 군 관계자에게 “갑자기 군이 민감한 시기에 왜 이러냐. 군이 선거 이틀 앞두고 정치하냐”라고 물으니 그 관계자가 “우린들 그런 말 하고 싶어서 했겠느냐”라고 대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아프리카 한 국가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도 가족들을 데리고 망명해 입국한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를 두고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북한 지도부가 불안하다는 인식을 줌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 이외의 다른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도 종북몰이에 나서며 북풍에 편승하였습니다.

새누리당은 야당에 종북공세를 가했습니다. 새누리당 배승희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은 4월 4일 논평을 통해 "민중연합당 후보들은 통진당 경력을 숨겨 국민을 속이고 국회로의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총선에 출마한 민중연합당 후보들을 향해 "통합진보당 활동 경력을 밝히고 후보를 사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종북세력과 연대하려 한다는 주장도 줄을 이었습니다. <경향신문>은 김무성 대표가 4월 10일, 울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더민주 후보를 사퇴시키고 통합진보당 출신을 출마시키며 또다시 종북세력과 손잡고 연대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아울러 김무성 대표는 더민주 남인순 후보(서울 송파병)에 대해 “운동권 출신의 격렬한 반국가단체에서 일했던 사람”이라 하는 등 운동권 출신 야당 후보들도 겨냥했다고 합니다.

새누리당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4월 11일, 선거 막판이 되자 이제 대놓고 “대한민국 경제를 흔들고 안보를 위태롭게 했던 야당에 대한 심판”을 하자고 색깔론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야당이 총선에서 이길 경우 북한에 끌려다니게 돼 안보 위기를 가져온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역풍을 맞은 북풍공작

그러나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북풍공작은 철저하게 실패하였습니다.

애당초 북풍공작은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을 덮고 박근혜 정권의 정책파탄을 가리기 위해 추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총선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이 우려했던 과반미달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대참패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비례의석을 포함해서도 122석에 그쳐 제1당의 지위마저 123석의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수도권에서 35석에 그치는 최악의 참패를 경험하였으며 대구에서 4석, 부산에서 6석, 울산에서 3석, 경남에서 4석 등 영남지역에서도 야당과 무소속 당선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는 새누리당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결과입니다.

새누리당의 북풍공작이 역풍을 맞았다는 것은 세대별 투표율을 보아도 드러납니다. 


출구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한 것은 기성세대의 투표율이 지난 총선과 비슷했던 데 비해 젊은 층의 투표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던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KBS>는 출구조사 결과 이번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은 49.4%로 19대 총선에 비해 무려 36.5% 포인트가 올랐으며 30대 투표율도 49.5%로 14.3% 포인트가 올랐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40대 투표율은 53.4%로 도리어 1.3%가 줄어들었으며 50대와 60대 투표율은 각각 65.0%와 70.6%로 19대 총선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의 북풍공작은 보수적 투표층을 결집하기는커녕 반대표만 불러모은 것입니다. 퇴출되어 마땅한 저급한 북풍공작에 반감을 품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아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였다고 보아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북풍공작은 왜 실패하였을까요?

실패요인 : 1. 대북우월의식의 붕괴

보수진영의 북풍대결구도는 북한정권 붕괴론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 때 국민여론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대북정책에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최근 한반도 정국은 오히려 우리 국민들의 대북우월의식이 붕괴되고 있다고 판단될 법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가안보태세에 있어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1월 6일, 수소폭탄 시험을 주장하였고 2월 7일에는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자력으로 우주궤도에 진입시켰습니다. 3월 8일에는 소형핵탄두를 언론에 공개하였고 3월 15일에는 ICBM의 대기권 재돌입 기술을 보여주었습니다. 3월 24일에는 대출력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시험해 고체연료 ICBM의 가능성을 보였으며 4월 15일에는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였고 4월 25일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였습니다. 


북한의 전략무기가 쉴 틈을 주지 않고 공개되는 긴장국면에서 박근혜 정부는 “북한은 실패,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말만 반복하였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수소폭탄 시험도 실패하였고 인공위성 발사도 실패,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도 실패, 대기권 재돌입 기술도 실패, 중거리 미사일도 실패, SLBM도 실패한 듯 하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종일관 “확고한 안보태세를 위해 미국과 협의”하겠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북한이 어쩌다가 한 번 중대 시험을 했다면 국민들은 정부의 “실패” 분석을 당연히 신뢰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올해 들어 북한이 연이어 시도한 7가지 시험을 모두 실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동맹국이라는 미국에서는 2월 7일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으로 규정하였고 북한의 미사일을 실질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SLBM 발사는 “나름대로 성공적”이라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국민들은 이제 “북한이 한번만 더 도발하면 뼈저린 후회를 하게 해주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말을 믿기 어렵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전략무기 뿐 아니라 대북대응전술에서도 북한에게 끌려다녔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북한의 수소폭탄 시험 주장에 대해 황당하게도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수소폭탄을 터트리고 있는데 고작 확성기를 트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장담하였던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가 아닙니다. 군과 보수세력은 “확성기야말로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아킬레스건”이라고 떠들었지만, 북한은 ‘사운드 마스킹 이팩트(sound masking effect)’로 대응해 대북방송을 무력화시켰다고 합니다. 북한도 확성기를 함께 틀어 남측의 확성기 소리를 모두 묻어버린 것입니다. 이러니 국민들 가운데 누가 “도발하면 뼈저린 후회”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박근혜 정부는 이처럼 국민적 신뢰를 다 까먹었으면서도 막상 총선이 시작되자 “북한”이 어쩌고 하면서 또 “북한장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을 경험한 우리 국민들은 “북한이 쳐들어온다”는 말만 들어도 덜덜 떠는 어린이가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은 무조건 총 들고 싸우자는 공허한 구호보다 한반도 핵문제와 남북관계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법을 원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작더라도 확실하게 해내고, 반면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밑도 끝도 없이 북한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다가 도리어 국민들에게 심판받고 말았습니다.

실패요인 : 2. 대북제재결의안의 무용론

정치외교적 대결에서도 박근혜 정부는 북한을 압도하지 못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박근혜 정부는 “대북제재야말로 북한이 가장 아파하는 약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70년째 미국의 경제제재 속에 살아온 나라입니다. 북한은 지난 3차례의 핵시험과 인공위성 발사 때에도 유엔의 경제제재를 경험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면 북한이 곧 난리날 것처럼 부산을 피웠지만 북한의 지난 3차례 핵시험 때에도 중국은 대북제재에 찬성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이것을 모르시겠습니까? 북한은 올해 수소폭탄 시험을 주장하고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할 때에도 당연히 유엔의 제재를 예상했을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대북제재야말로 북한을 무릎 꿇릴 최후의 수단인 듯 선전하였지만, 지금 상황은 그와 다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4월 13일, <연합뉴스>는 '사상 최강'으로 불리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북한의 1분기 교역액이 1조 3758억원(약 12억 320만 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12.7%나 증가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대북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14.7%, 10.8%로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대북제재에 합의한 이후인 3월 교역액도 4억 9176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0%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중국은 대북제재 이전의 수치가 들어갔다고 하였지만 1월의 수소폭탄 시험, 2월의 인공위성 발사에도 불구하고 북-중 교역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였던 것입니다. 항목별로 살펴보아도 3월 간 북한의 석탄수출이 1억 600만 달러로 30%나 늘어났다고 합니다. 중국은 3월 1일부터 북한과의 석탄거래를 중단한다고 하였지만 이를 어긴 것입니다.

결국 박근혜 정권이 중국 내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북사건을 기획하게 된 것도 대북제재 결의안이 아무 소용없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당시 언론은 종업원 집단탈북 사건에 대해 일제히 “대북제재의 성과”라고 논평하였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견인한 결과, 북한이 외화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급기야 해외 식당 종업원들이 집단탈북하기에 이르렀다는 주장했습니다.

실패 요인 : 3. 박근혜 대북정책의 역효과

박근혜 정부는 남북간 대결에 있어서도 북한을 응징하기는커녕 도리어 온갖 피해만 입고 말았습니다. 북한은 2월 11일,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중단’을 결정했을 때에도 이미 개성공단 가동중단의 경우의 수를 내다보고 대책을 마련해 둔 것으로 보입니다.

2월 11일, 박근혜 정부는 공단중단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48시간의 시간을 주면서 2월 13일까지 자재와 제품을 반출하라고 한 것입니다. 아마 박근혜 정권은 개성공단을 중단하면 개성공단에 목을 매던 북한관리들이 깜짝 놀라서 달려나와 남측당국자들의 바지를 붙잡고 매달릴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정반대로 초강경으로 나와버렸습니다. 북한은 곧바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에서 “남측의 일방적 계약파기로 인한 개성공단 폐쇄”를 선언하며 당일 오후 5시 30분에 공단을 곧바로 폐쇄해버렸습니다. 개성공단 관계자들은 북측관리가 매달리기는커녕 사실상 빈손으로 나와야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어설픈 가동중단 선언에 따라 공단에서 추방당한 입주업체의 피해액만 8152억원에 달했습니다. 북한이 아니라 개성공단의 124개 입주업체와 수천개의 협력업체가 제대로 응징당한 꼴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어설픈 응징을 보는 우리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뒤늦게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개성공단 관련기업에 금융지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뒷북치는 일입니까.

그런 가운데 3월 30일, 개성공단 기업 근로자가 음독자살을 시도하는 가슴아픈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언론은 개성공단 근로자협의회에 따르면 개성공단 기업인 한 분이 3월 29일 개성공단에서 나온 후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 자살을 시도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박근혜 정부가 불과 2년 전에는 “통일대박”을 외쳤다는데 있습니다. “통일대박”이 불과 2년만에 “전쟁위기”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러니 어느 국민이 박근혜 정권의 북풍에 분노하지 않겠습니까.

보론 : 적대적 공생론은 없다.

또한 한국사회 일각에서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황을 두고 남한과 북한당국이 모두 이 긴장국면을 체제유지에 활용하고 있다는 이른바 ‘적대적 공생’론이 있었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박근혜 정권과 북한정권은 그냥 ‘적대적 대결관계’일 뿐 공생관계일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남북갈등을 총선에 이용해보려 하였지만 도리어 국민적 역풍을 맞고 말았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이번 총선에서 역풍을 맞은 결과 차후 미국의 전폭적 신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박근혜 정권과 북한 정권이 적대적으로 공생한다는 주장은 오바마 정권과 북한정권이 적대적으로 공생한다는 주장과 같으며 시선을 달리한다면 박근혜 정권을 반대하는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등도 박근혜 정권과 적대적으로 공생한다는 주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황당무계한 주장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치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휴전선 너머의 북한 때문이 아니라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광화문과 용산기지에 들어앉아 있는 미국 때문입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의 보수세력을 애지중지하고 있으니 그들이 정치무대에서 퇴출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박근혜 정권과 북한당국이 역설적으로 공생한다는 적대적 공생론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정치세력들은 일단 배척한 다음, 그들이 서로 같은 편일 것이라고 마음대로 상상하는 극단적 주관주의입니다. 적대적 공생론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으며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근거도 없습니다. 진보를 자처하는 진영이 이러한 비과학적인 공상에 갇혀있다면 폭넓은 국민들의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어설픈 북풍공작은 구태정치의 표본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습니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낡은 과거로의 회귀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진보진영도 박근혜 정권의 색깔론 역풍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진보진영 내에 보수의 ‘종북’공세에 편승해 누구를 배척하는 또 하나의 색깔론을 배제하여야 합니다. 국민들은 막연한 구호와 선동이 아닌, 한반도 핵문제와 남북관계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원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동북아 환경에 맞는 과감한 대안체제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입니다. 남북관계도 지난 시기의 햇볕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한 진일보된 통일정책, 교류협력을 넘어 통일경제로 나아가는 적극적인 대북정책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