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3.68% 득표율로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됐습니다.
한국 헌정사 최초 30대 0선 당대표라는 타이틀은 모든 언론이 수백 건의 기사를 쏟아낼 만큼 톱뉴스였습니다.
30대 이 대표의 당선으로 보수가 바뀌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은 섣부르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을 이끌어갈 이 대표 앞에는 국민의당과의 합당과 내년도 대선 등 다양한 과제가 놓여 있습니다. 그가 헤쳐나가야 할 난관들이 무엇인지 정리해봤습니다.
① 내년 대선을 위한 윤석열 영입
이 대표에게 보수와 중도 지지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가장 많은 지지율을 받은 이유 중에는 보수 혁신에 대한 열망도 있지만, 윤 전 총장을 통한 정권교체도 내재돼 있습니다.
나경원 후보는 경선 일정을 늦춰서라도 윤 전 총장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대표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 대표는 TV토론 내내 아무리 윤 전 총장이라도 제 시간에 탑승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습니다. 당 대표 당선 이후에도 그 입장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윤 전 총장 영입에 관한 입장’을 묻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는 “정치지도자는 정치적 거취에 본인이 책임지고 판단해야 한다. 우리가 구애하거나 운동장 자체를 기울여서 특정 주자에게 유리하게 하는 모습은 많은 왜곡을 낳는다.”며 “먼저 만남을 청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총장이 독자출마를 생각한다면’이라는 질문에는 “8월 말은 돼야 경선 참여가 가능하다. 그때까지 버스에 탑승하지 않겠다면 그건 본인의 선택이다.”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예를 들면 재·보선때 (입당 거부) 선택을 내렸고, 그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지 않나. 윤 전 총장에게도 안 대표 사례가 타산지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의 생각대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 일정을 따른다면 문제는 없지만 제3지대에서 힘을 키우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다가 나중에 들어온다면 골치가 아파집니다.
자신의 입으로 했던 말이 있기 때문에 원칙을 고수하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당내 반발과 지지자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됩니다.
이 대표에게 닥친 첫 번째 과제도 윤석열이고 마지막 과제도 윤석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가 윤석열 전 총장을 어떻게 영입하고 대선 후보로 함께 갈 것인지에 따라 당대표 흔들기도 나올 수 있습니다.
② 강성 최고위원들 틈에 낀 젊은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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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
이준석 당대표와 함께 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이 선출됐습니다. 문제는 최고위원 대부분이 강성이라는 점입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종편에 출연해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깨조’(대가리가 깨져도 조국) 발언으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행정지도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선 시대 후궁’에 빗댄 막말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순신 장군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낫다고 하더라.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겼다”라며 세월호 막말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통합당(자유한국당)은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은 막말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언론인 출신이지만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막말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특히 부친상을 치르기 위해 귀국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씨에게 ‘병역비리 해소’를 요구한 것은 국민의힘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TK출신 친박 정치인이고, 김용태 최고위원은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로 강경보수에 속합니다.
국민의힘이 젊은 당대표로 바뀌었지만, 최고위원을 보면 과거 강경 보수, 태극기 부대 스타일의 인물들입니다.
이 대표는 ‘비빔밥론’을 말하며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하지만 최고위원들의 막말이 계속 터져 나올 경우 중도층이 실망하거나 마음이 돌아설 수도 있습니다.
③ 국민의당과의 통합, 홍준표 복당, 유승민계 꼬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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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이준석 신임 당대표 ⓒ국민의힘 |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과거 안 대표를 향한 막말과 급조된 당조직에 대한 지분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발언으로 껄끄러운 관계입니다.
이 대표는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뒤 먼저 문자로 만남을 청해 상계동 커피숖에서 안 대표와 만나면서 통합 의지는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공식 협상이 시작되고 통합 과정에서 잡음 내지 불협 화음이 발생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 대표가 안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고 통합 이후 당권을 주도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홍준표 의원의 복당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일단 홍 의원의 복당은 기정 사실화됐지만 당에 들어온 뒤 이 대표를 위협하는 세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는 유승민계라는 약점 아닌 약점이 있습니다. 그에게는 떳떳한 과거지만, 내년도 대선 관리는 물론이고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선출된 배경에는 당내보다는 당 외부에서의 여론과 민주당에 대한 반발 심리가 컸습니다. 이제 당 내부에서 이 대표의 역량을 보여줘야 합니다.
만약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의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거나 실험적인 정책들이 실패한다면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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