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 ‘윤석열 X파일’ 공개에 ‘정치권이 밝혀야’ 촉구…‘물류센터 화재’ 쿠팡, 창업주 및 사측 대처에 높아지는 비판
- 노지민 기자 jmnoh@mediatoday.co.kr
- 승인 2021.06.21 08:48
경향신문은 이를 “윤 전 총장의 ‘전언 정치’와 ‘간보기 정치’ 등의 문제점”으로 규정하면서 “‘입’ 역할을 해온 참모의 거취가 불투명하게 정리되는 방식은 새 정치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 봤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X파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 출신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이 “국민의 선택을 받기 힘들겠다”고 언급하면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의혹과 논란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명백한 사실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한국일보 사설(윤석열 X파일 논란, 정치권이 실체 규명해야)은 현 상황을 “유력 대선 주자가 출마를 밝히기도 전에 의혹이 불거지고, 실체 없는 의혹이 정치권을 흔드는 기이한 대선 정국”이라 표현하면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은 암암리에 퍼지게 할 게 아니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민주당은 의혹의 근거를 갖고 있다면 공개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세계일보 사설(與 ‘윤석열 X파일’ 공개하고, 尹은 ‘전언정치’ 중단해야)은 여권을 향해 “뭔가 의혹이 있는 것처럼 X파일 운운하면서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전형적인 음모론이자 구시대의 협박정치가 아닐 수 없다”며 X파일 공개를 촉구했다. 대변인 사퇴로 드러난 혼선과 관련해서는 “이 대변인 돌연 사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적한 ‘아마추어티’와도 무관치 않다. 윤 전 총장 측의 전열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고 했다.
윤 총장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는 지금 최재형 감사원장이 야권의 ‘플랜B’로 꼽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 원장 본인도 18일 국회에서 “제 생각을 정리해서 조만간 (밝히겠다”고 말하기에 이르렀다.
경향신문 사설(최재형 감사원장의 대선출마 시사, 명분 없고 무책임하다)은 “최 원장은 월성 원전이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련 해직 교사 특혜 채용 의혹 등에 대한 감사 후 수사 의뢰를 하면서 여권과 부딪쳐왔고, 그때마다 ‘정치적 의도가 아니다’ ‘공정성의 문제’라고 말해왔다”며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라면 최 원장은 시기를 저울질할 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정치 논란을 빚은 감사들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서도 다시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 사설(윤석열 이어 최재형 대권 도전 시사, 당장 거취 정하라)도 “대선판에 코미디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감사 업무에서 즉각 손을 떼고 오늘이라도 당장 물러나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이어 “여권이 자초한 측면이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사정기관장들이 대선판에 기웃거리는 것 자체가 시쳇말로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현실”이라며 “그렇게 정치 경험이 전무한 공직자 출신이 반정부 이미지만으로 떠밀리듯 정치판에 나오다보니 좌충우돌하는 건 당연할 테다”라고 집권여당 책임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경선 연기를 둘러싼 내부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이낙연·정세균계 의원 66명이 경선 연기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 이래 2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오지 않았고, 22일 의원들 의견을 수렴할 의원총회가 열린다. 의총에서도 매듭짓지 못한 갈등은 대선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또다시 ‘180일 룰’에 갇혔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 당헌·당규는 대선일로부터 180일 전에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대선 120일 전’인 국민의힘보다 두달 정도 이른 시점이다. 한국일보는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일찍 후보를 선출하는 데는 경선 과정의 앙금을 털고 최종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원팀'이 돼 본선을 준비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며 “그러나 상대 당에 비해 후보가 검증대에 올라와 있는 시간이 길고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를 뺏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경선 연기론'은 매번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실제 2017년 대선 경선에서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후보는 경선 연기를 반대, 후발주자들은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여론조사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원칙론, 이낙연 전 대표 및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은 연기론을 주장하는 현 상황과 겹쳐보인다. 다만 경선 연기로 인한 결과는 매번 달랐다. 한국일보는 “그럼에도 민주당에서 경선 연기론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것은 '경선 흥행'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다. ‘이준석 돌풍’이 상징하는 세대·정치교체의 역동성이 국민의힘에 넘어가 있는 상황은 악조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완전히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을 치러야 하는 것도 한계로 거론된다”고 봤다.
불매운동 부른 쿠팡의 ‘물류센터 화재’ 대응…대형화재 예견된 구조·노동환경 지적도
지난 17일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쿠팡에 대한 불매·탈퇴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화재 발생 시점으로부터 5시간 만에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쿠팡 국내 법인 의장·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고, 정작 사과는 화재 발생 32시간이 흐른 뒤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나왔다는 점에서 안이한 대처라는 비판이 높다.
한겨레는 “김(범석)씨는 지난해에도 쿠팡 배송기사의 잇단 과로사 문제를 다루기 위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요청받았지만 불출석하며 그해 말 국내 법인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전력이 있다”며 “일부에선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해석했다. “내년에도 배송기사의 과로사 사건 등이 재발할 경우 형사 처벌받을 수 있는 여지를 김범석씨가 사전 차단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겨레는 “실제 국내에선 경영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경영상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등기임원을 맡지 않는 총수 일가가 적지 않다. 물론 현행 상법은 미등기임원이더라도 ‘업무집행 지시자’(사실상의 이사)로 보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이 있지만, 현실에선 적극 활용돼 처벌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지난 5월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한국시엑스오(CXO)가 기업집단 64곳을 포함한 국내 20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총수급 지배주주 200명 중 상장사의 등기임원이 아닌 경우는 54명에 이른다”고 했다.
특히 21일 현재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화재사고가 예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축구장 15개 넓이 물류센터를 잿더미로 부른 화마에 이를 진압하려던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 구조대장이 희생되기에 이르렀다. 인근 하천과 논밭 등은 화재로 인한 분진에 오염될 우려가 높다.
경향신문 사설(안전도 책임경영도 없는 ‘노동 막장’ 쿠팡)은 “현장 노동자들은 평소에도 화재 위험성을 지적해왔다고 한다. 물류센터 내부는 종이상자나 비닐 등이 많고 먼지가 쌓여 누전·합선 시 화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소방당국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해보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 멀티탭에서 불꽃이 일었다고 한다. 평소 우려해온 원인이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단체들은 건물 내부 통로에까지 화물이 쌓여 있고 스프링클러도 오작동이 많다는 이유로 평소에 꺼두는 등 위험 관리가 소홀했다고 주장한다.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안전관리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신문 사설(불나면 대형참사, 물류센터 안전 기준 높여라)은 “물류센터 안에 있던 1620만개 배송 상품과 포장재, 비닐 등이 불씨를 키웠고, 상품 분류와 이동을 위한 컨베이어벨트 등으로 건물 구조가 복잡해 화재 진압이 어려웠다. 이런 구조는 모든 물류센터의 특징”이라고 지적한 뒤 “정부는 쿠팡물류센터 화재를 거울 삼아 불에 잘 타는 물건이 많고 구조가 복잡한 물류센터 특성에 맞춰 기존 안전 대책과 점검 기준을 높여야 한다. 교육과 훈련도 강제해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들도 안전 관련 비용을 투자로 인식하고 규제 여부와 상관없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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