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부자 25명 소득세율 3.4%...중산층의 4분의 1 수준
미국의 저명한 탐사전문 언론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지난 8일(현지시간) 연방국세청(IRS) 납세 기록을 입수해 미국 최상위 부자 25명이 연방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고 부자 25명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총 4010억 달러(약 447조5165억 원)의 소득을 올렸는데 소득세 납부액은 소득의 3.4%인 136억 달러(약 15조1770억 원)에 그쳤다.
이는 연소득 7만 달러의 중산층이 소득의 14%를 소득세로 내고, 그 이상의 고액 연봉자들의 최고 세율은 37%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프로퍼블리카>는 미국 최고 부자 25명의 '초라한 세금 납부액'에 대해 "이는 모든 사람이 정당한 방식으로 부를 획득하고 부에 비례해 세금을 낸다는 미국 세금 제도의 신화를 무너뜨린다"며 "국세청 기록에 따르면 부자들은 완벽하게 법적으로 소득세를 납부할 수 있는데 이를 회피했고, 이들의 재산은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조스, 5년간 자산증가액의 0.98% 소득세...워런 버핏은 0.1% 소득세
특히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워런 버핏, 마이크 블룸버그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슈퍼 리치'들의 소득세 납부액은 충격적인 수준이었다.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의 자산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990억 달러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소득세는 9억7300만 달러로 자산 증가액의 0.98%에 그쳤다.
세계 2위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같은 기간 139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늘렸지만, 소득세는 3.27%인 4억5500만 달러만 냈다.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세금 회피에서 '귀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산이 243억 달러 늘어나는 동안 소득세를 2370만 달러 납부해 실질 세율은 0.1%에 불과했다.
블룸버그 통신 창업자이자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자산 증가액의 1.3%만 소득세로 납부했다.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컨은 각각 투자 손실과 대출이자 납부에 따른 세금 공제 등을 들어 소득세를 수년간 한 푼도 안낸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퍼플리카>는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일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밖의 조세 회피 전략을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주로 주식과 부동산 등의 형태로 재산을 갖고 있는데 이들 자산을 매각해 이익을 실현하지 않는 한 세금이 매겨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활용해 자산 가치는 계속 불리면서 세금은 매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이던 시절, 15년 동안이나 연방 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던 방식이기도 하다.
이 언론은 "앞으로 몇달간 입수한 국세청 자료를 이용해 이들 부자들이 세금을 회피하고 연방 감사관의 조사를 피하는지 자세히 조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프로퍼블리카>의 이 보도는 국세청 납세자료가 개인정보라는 차원에서 논란이 일고 있지만, 부유층의 극단적인 세금 회피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려는 '부자 증세'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에서 인하했던 법인세 증세와 함께 고소득자의 자본 소득에 대한 소득세 인상 등을 주장하고 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6110237334754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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