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하 ICBM)과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 2개가 실렸습니다.
우선 오후 2시경에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입니다.
“CIA <북 ICBM 마지막 고리 풀었다...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 (중앙일보 2020.11.18)
기사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ICBM이 대기권에 나갔다가 재진입을 하는 게 참 어려운 일로 이게 ICBM의 핵심이자 마지막 고리인데 북이 이 기술을 가졌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평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2017년 겨울에 북이 화성-15형을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지 2년 만에 미국이 언론에 공식적으로 그 성공을 인정한 셈입니다.
하긴 미국 입장에선 인정하기 힘든 사실이었을 겁니다.
이건 자신들이 북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자신들도 핵무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아픈 고백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미국이 그런대로 아픈 진실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나보다 하고 생각하던 참에 두 번째 기사가 떴습니다.
“미, 해상 요격 ICBM 격추 시험... 외신 <북 대응>” (연합뉴스 2020.11.18)
그동안은 지상에서 시험발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이지스함에서 발사해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기사에는 “국가 이름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북의 ICBM 위협에 대비한 것이라는 게 외신의 평가”라고 썼습니다.
결국 미국은 이 신나는 기사를 내보내자고 뼈 때리는 고백 기사를 먼저 내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과연 계속 신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보통 ICBM을 격추하는 방법은 3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나는 상승단계, 두 번째는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중간단계, 마지막은 대기권 안으로 들어와 목표를 향해 내리꽂히는 종말단계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단계가 다 어렵다고 합니다.
그 어려움을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총알로 총알 맞추기”라고 말합니다.
기사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요격 미사일 종류가 SM-3 블록2A라는 것인데 이는 중간단계 격추를 목표로 하는 미사일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 SM-3 블록2A 요격시험이 실패를 거듭했다는 점, 그래서 비공개로 전환했다는 점, 또 이번에 성공했다는데 정말 성공한 것인지 성공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성공했는지 등의 정보가 미흡한 점이 미심쩍습니다.
자기가 쏘고 자기가 맞추는 게 정말 제대로 된 시험인지도 의심스럽지만, 미국은 그동안 그런 시험에서도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북은 고정된 미사일 발사대가 아니라 트럭에 ICBM을 싣고 다니다가 알 수 없는 시간에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쏩니다.
이걸 맞출 수 있겠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리고 중간단계는 진짜 탄두와 가짜 탄두를 구별하기가 어려워서 요격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번 시험은 2년 전 발사된 화성-15형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을 텐데 지난 10월 열병식에 그것보다 훨씬 큰 “괴물”(멀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 “지구상에서 가장 큰 미사일”(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국장)이 등장했으니 미국 입장으로선 참으로 난처하게 됐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이 괴물 ICBM과 미국의 미니트맨3를 비교해놓은 그림이 있는데 길이와 직경을 비교해보면 24m-2.5m와 18m-1.7m로 차이가 현저합니다.
미국이 이번에 가상으로 쏘아 올려 격추시킨 것이 기껏해야 미니트맨3급일 텐데 ‘괴물’을 상대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아무튼 미국이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면 북의 미사일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입니다.
북이 정말 미사일을 쏠 나라라고 여기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이 정말로 평화를 지키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합니다.
북과 서로 평화를 약속하고 신뢰를 쌓으며 함께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빠른 평화의 지름길입니다.
또 이 미사일방어무기에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고 하는데 북미관계가 평화관계로 전환된다면 이 돈을 현재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미국 국민들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 요격해야 할 것은 북의 미사일이 아니라 자신들의 대북 적대정책입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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