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일간의 유해 발굴 종료, 기자회견과 봉안식 진행
-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 입력 2020.11.23 08:16
- 수정 2020.11.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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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40여 일간 진행되었던 한국전쟁민간인 희생사건 9차 유해 발굴이 종료되어 희생자 봉안식이 진행되었다. 이날 봉안식 전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이하 골령골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차원의 인권평화공원조성 추진단 구성, 골령골유해발굴조사단 구성을 촉구하였다.
기자회견은 골령골대책회의 대표단을 비롯하여 유족회 회원, 공동조사단, 성미산 학교 학생들이 참여했다. 인사말에 나선 전미경 유족회장은 유해 발굴에 대한 감사 인사와 더불어 “2021년에는 행자부와 대전시, 동구청 전부 일체가 되셔서 모든 유해가 발굴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하였다.
유해 발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성미산 학교 학생들은 발언을 통해 “여기 이곳에서 숨겨진 진실을 맞이하고 있다. 고통스러운 과거의 역사를 어떻게 현재화해야 하는지 두려운 진실을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대전 골령골의 수많은 죽음을 통해 알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를 숨기며 모른 채 지나가고 싶지 않다. 이곳이 역사의 진실을 배울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골령골대책회의 박규용 상임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 차원의 골령골 인권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추진단구성 △‘골령골유해발굴조사단(가칭)’ 구성 △대전시의 조례에 따른 인권평화공원 추진위 구성과 운영 △대전시청-구청 외 주민자치센터까지 진실규명신청서 접수창구 개설을 요구하며 골령골 인권평화공원 조성에 정부와 대전시의 책무를 촉구하였다.
기자회견에 이어 진행된 봉안식은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의 추모 종교의식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묵념, 경과보고, 진혼무, 제례, 추도사, 성미산학교 학생들의 추모공연, 내외빈 인사말, 유족 인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내외빈 인사말에는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장철민 국회의원, 박규용 골령골대책회의 상임대표, 박선주 공동조사단장이 나섰다. 전미경 유족회장은 감사 인사와 함께 “산내 골령골의 살처분”이라는 자작시를 읊으며 슬픔과 원통함을 전했다.
봉안식을 마친 뒤 250여 구의 유해를 담은 75개의 상자가 유족 및 참가자들의 운구로 5대의 리무진 운구차에 실려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향했다. 세종시 추모의 집은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이 있는 곳으로 골령골에 인권평화공원이 건립되기 전까지 유해들이 임시 봉안되는 장소다.
유해 발굴은 2021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며 유족회, 공동조사단, 골령골대책회의는 내년의 발굴은 기존과 다르게 대전 산내 골령골에 산재한 여러 학살지 구역을 동시에 발굴하여 유해 전부를 신속히 발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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