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박빙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이로 승기 잡아... 당선자 확정 지연에 미국 사회 불안감 고조
개표 초기 예상외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가던 일부 경합주에서 다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역전하거나 바짝 추격했다. 따라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의 개표가 지연되면 법적 소송 등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승패의 핵심이 되는 북부 3개 경합주인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이른바 ‘러스트벨트’ 지역의 싸움이 치열했다. 이들 3개 주는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갔지만, 위스콘신과 미시간은 현재 바이든 후보가 역전한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위스콘신은 현재 98% 개표에 바이든 후보가 49.4%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8%)을 불과 0.6%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박빙의 표차를 보이자 재검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시간도 97% 개표에 바이든 후보가 49.8%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8.6%)을 1.29%포인트 차이로 역전했다. 개표 후반에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한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가 개표되면서 CNN방송 등 일부 매체는 바이든의 승리를 확정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는 85% 개표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51.8% 득표율로 46.9%의 바이든 후보를 4.9%포인트 앞서고 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리 숫자까지 앞서갔지만, 간격이 좁혀지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아직 승패의 최종 확정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경합 지역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개표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바이든 후보는 네바다(86% 개표 기준 0.6%포인트)와 애리조나(86% 개표 기준 3.4%포인트)에서 앞서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95% 개표기준 1.4%포인트)와 조지아(94% 개표 기준 1.2%포인트)에서 리드하는 상황이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현재 선거인단을 253명,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AP통신과 폭스뉴스 등은 애리조나(11명)에서 바이든 승리를 확정했다. 따라서 현재 우위를 보이는 네바다(6명)만 승리한다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당선을 확정할 수 있다고 일부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매우 이상하다” 불복 예고 vs. 바이든, “모든 투표 집계돼야” 반격
270명은 선거인단(538명) 과반이자 대통령 당선을 확정하는 ‘매직 넘버’다. 하지만 현재 이들 경합 지역의 개표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초접전이 계속되고 있어 어느 쪽도 당선 확정을 섣불리 선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재검표 요구와 함께 사전투표 개표 중단 등을 요구하는 소송에 돌입함에 따라 상당 기간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는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에 도달하기에 충분한 주들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진행 중인 개표가 끝나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모든 투표는 반드시 집계돼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어젯밤 나는 대부분 민주당이 운영하거나 지배한 많은 핵심 주에서 확고한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면서 “그 이후 놀랄 만한 투표용지 더미가 개표되면서 이 우위는 하나하나씩 마법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매우 이상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그것은 역사적으로 완전하게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면서 “어떻게 우편투표 더미가 개표될 때마다 득표율에서 그렇게 압도적이고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느냐”며 강한 불만과 의구심을 표시했다. 또 이어진 트윗에서 ”내가 대승한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을 예고한 상태라 바이든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더라도 이에 승복할 공산은 거의 없다고 선거분석가들은 전망했다. 따라서 미 대선 당선자 확정이 지연됨에 따라 미국 사회가 다시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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