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KAL858 가족회.진상규명위, 33주기 희생자 추모식 거행
- 김치관 기자
- 입력 2020.11.29 16:11
- 수정 2020.11.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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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KAL858기 가족들은 정부가 가족의 이런 아픔을 이해하고 이번에 시작되는 수색 인양을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이 아닌 오직 가족의 아픔을 풀어준다는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란다.”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강대길 천주교 예수회센터 214호에서 개최한 ‘제33주기 KAL858기 사건 희생자 추모식’은 “33년의 기다림, 지금 곧 찾으러 갑니다”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정부의 미얀마 현지 수색에 대한 기대감 속에 진행됐다.
가족회와 진상규명위는 임옥순 가족회 회장이 낭독한 성명서에서 “KAL858기 탑승자의 가족들은 고통과 기다림 속에 미얀마의 바다에 잠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수색 조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우리는 이 수색 조사가 적법하고 정의롭게 그리고 실수 없이 진행되어 진실이 인양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2007년 국가정보원 과거사위의 재조사 당시 KAL858기 추정 동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지만 해저 바위로 판명됐던 쓰라린 과거를 갖고 있기 때문.
이들은 “과거 정부와 달리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대응해 준 현 정부에 감사와 지지를 보내는 동시에 이 사건을 수색하고 진상을 밝히는 전 과정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며 만약 KAL858기 동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에도 “동체 수색과 인양.조사 작업을 계속”해달라고 요구했다.
진상규명위 소속 채희준 변호사는 경과보고에 나서 지난 1월 대구MBC가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858기 동체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는 보도부터 11월 25,26일 미얀마를 공식방문한 김건 외교부 차관보가 “KAL858기 동체 추정 물체가 미얀마 인근 해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 노력에 대해 미얀마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고, “미얀마측은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표명하였다”는 외교부의 발표까지를 개괄했다.
채 변호사는 “가족들은 KAL858기 추정 동체의 인양 조사에 대한 현 정부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를 믿고 있다”면서 “만 33년 115명의 희생자 가족 어느 누구도 단 한조각의 유품조차 찾지 못했다”며 “1987년에 발생한 KAL858기 사건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 1월말, MBC가 뉴스데스크에서 미얀마 앞바다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KAL858기 추정 동체를 촬영, 방송했다. 이로써 다시 한 번 이 사건이 전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 방송 이후,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즉각적인 인양과 조사를 요구했다.
- 2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설훈 의원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서 동체확인, 유해수색에 나서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 3월말, 외교부는 30년 경과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KAL838기 사건 관련 공문서 2천여 건을 공개했고, 이후 박강성주 박사가 이를 분석해 통일뉴스에 연재했다.
- 5월, MBC가 좀더 진전된 영상을 보도하면서 KAL858기 동체가 폭파된 것이 아니라 동체착륙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안에 유해와 유품이 남아있을 가능성 크다고 보도했다.
- 5월, 문재인 대통령 ‘정부 차원의 미얀마 현지조사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고, 양국 정부가 협의의 속도를 내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 8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관련 질의가 나왔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얀마 당국과 협의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가 터져 진전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미얀마 측과 협의해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11월 25,26일 외교부 차관보 미얀마 공식 방문해 “KAL858기 동체 추정 물체가 미얀마 인근 해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 노력에 대해 미얀마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였으며, 이에 대해 미얀마측은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표명하였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 승무원이었던 박창진 호루라기재단 집행위원장은 연대사에 나서 “용기냄의 힘듦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스텔라데이지호의 유가족 여러분들의 힘든 과정과 그 용기에 저는 큰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아직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고난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선한 영향력의 힘을 믿고 더 단단히 나아간다면 분명히 그 답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막내동생이 스텔라데이지호 2등항해사였던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제 4년째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싸우고 있”다며 “KAL858기는 33년째 싸우고 있다”고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KAL858기 실종자들을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 정부는 정확하게 KAL858기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소수인원만 참석한 추모식에 많은 정치인 등이 영상으로 격려사와 연대사를 보내왔다.
KAL858기 사건에 대한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는 강문대 변호사는 “이 정부 들어 청와대 사회조정 비서관으로 재임하던 중 KAL기 동체의 모습이 촬영되었고, 유족들께서 청와대로 와서 최소한 동체가 맞는지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다행히 대통령님도 같은 생각을 하셔서 정부내 진상조사단이 구성되는 결실을 맺게 됐다”고 경과를 전했다.
KAL858기 동체 추정 물체의 현지 조사를 위해 정부내 진상조사단이 구성된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관계자로부터 공식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강 변호사는 “내년 34주기에는 동체와 진상이 모두 수면 위로 떠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위로전문을 보내와 “유가족 여러분의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위로하고 “유해 수습과 동체 수색 등 충실한 재조사가 이뤄지도록 유가족 여러분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저와 민주당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정동영 전 의원은 “33년 세월, 그동안 가족들이 흘리신 눈물들을 다 모으면 강물이 되었을 시간”이라며 “이제 그 긴 가디림을 세월을 끝내가 영혼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라고 위로하고 “115분의 희생이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북한의 공작원에 의한 소행이 아니라 또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면 그것을 벗겨내고 밝혀낼 책임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설훈, 서동용,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진교 정의당 의원, 표창원 전 의원,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박강성주 박사, 이규연 JTBC PD 등이 영상으로 격려사와 연대사를 전했다.
추모식 참가자들은 33송이 장미를 헌화하고 고인들 한명 한명을 영상으로 회고했다.
추모식 사회를 맡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위원회’ 대표 김정대 신부는 “불행하게도 작년 추모식 이후 새로운 회장단이 선출되었는데 그 후에 다른 가족회가 만들어져서 가족회가 분리되었다. 그리고 추모식마저 함께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며 “가족호와 진상규명위원회는 오랫동안 KAL858기 사건에 진상규명 활동에 관심을 가져준 많은 시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하여 많은 가족회 회원들이 모일 수가 없는 상태”라며 “오늘 우리는 이 추모식을 영상으로 중계하는 가운데 조촐하게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모식은 가족회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