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롯해 약 2000명의 시민들이 자유한국당 해산을 외치며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였다.
416연대는 4일 광화문 ‘기억과 빛’ 옆 광장에서 ‘자유한국당 해산! 황교안·나경원 처벌! 다시,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번 촛불문화제는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1차 집회다.
이날 광장에 모인 2000명(집회측 추산)의 시민들은 ‘민주주의 침탈하는 자한당을 해체하라’, ‘세월호 범죄자 황교안을 수사하라’, ‘황교안 비호하는 자한당을 해체하라’,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범죄자를 처벌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세월호 유가족은 노란 옷을 입고 무대 앞 쪽에 자리 잡았다.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집회에는 해가 저물어 가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젊은 커플부터 중년부부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이 참여했다. 자녀들과 함께 온 30·40대 부부, 친구들과 무리를 이룬 청년들도 보였다.
이들 손에는 ‘자유한국당 해산하라’, ‘황교안 나경원 처벌하라’ 등 문구가 양면에 새겨진 피켓이 들려있었다. 하늘이 짙어지는 7시경에는 촛불이 광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유가족·시민들이 진상규명 외친 광장, 자유한국당이 더럽히지 못하게 막아야”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우선 자유한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농성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여기 세월호광장은 유족들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목숨 걸고 단식을 하고, 시민들이 5년간 눈, 비, 먼지 맞으며 유가족 곁에서 참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을 외친 곳”이라며 “세월호 1주기 때 위로와 사죄가 아닌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뿌리며 유가족을 모멸한 자들이 세월호 광장에 천막당사를 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304명을 40m 물밑으로 수장한 후 청와대 기록물을 봉인하고, 악랄하고 지긋지긋하게 진상규명을 방해한 범죄자 집단”이라며 “저들이 광장을 더럽힐 수 없도록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는 탑승자를 구하지 않았으며 생존자는 스스로 탈출했다”며 “우리는 304명의 고귀한 목숨을 죽음으로 몰고 간 범인 알고 있다. 국민 모두가 목격자, 증인, 피해자”라고 했다.
세월호 유가족 “더 좋은 세상 위해 앞장서겠다”
장 위원장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자유한국당 해산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특권층을 보호하려 유가족을 탄압한 황교안을 처벌하고 특권층을 해체해 적폐청산을 이뤄야 한다”며 “자유한국당 해체에 유가족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6반이었던 고 신호성 군 어머니 정부자씨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식 이름을 걸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학여행에 가기 싫다는 아이를 설득해 보냈는데 대한민국이 이럴 줄 정말 몰랐다"며 "알면 알수록 나라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1% 기득권의 노예가 아닌 대한민국의 주인이라는 걸 자식을 잃고 이렇게 알게 됐다”며 “자식이 돌아오지는 않지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또한 “다시 촛불로 저들을 몰아내고, 사람다운 대한민국으로 만들어보자”고 호소했다.
정씨는 “참사 당시 전원구조 오보를 보고 자식이 죽어가는 화면을 보며 감사해했다. 이런 미친 나라가 어디있나”라고 외치는 대목에서는 절규하듯 말들을 토해냈다. 광장은 숙연해졌고 시민들은 눈물을 흘렸다.
416연대는 4일 광화문 ‘기억과 빛’ 옆 광장에서 ‘자유한국당 해산! 황교안·나경원 처벌! 다시,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번 촛불문화제는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1차 집회다.ⓒ416연대
“적폐세력 자유한국당 처벌해 참사 반복되는 악순환 끊어야”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적폐세력이 처벌받지 않고 참사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자유한국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적폐세력을 처벌하지 않으면 사회 곳곳에 똬리 틀며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유엔이 얘기하고 있다”며 전두환 사면복권 언급했다.
박 대표는 “전두환이 대표적이다. 사면복권을 해줬으나 국민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만원 같은 괴물이 북한군 개입설을 퍼트리고 김진태와 이종명 등이 동조하고 있다. 가짜뉴스에 동조하는 세력이 생기고 이를 자유한국당이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는 세월호 참사도 북한이 했다고 할 것”이라며 “지금도 유가족에 대해 망언을 쏟아내는 자유한국당을 꼭 해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처벌이 쉽지는 않다. 공소시효 내에 수사를 하고 기소도 해야 한다”며 “국민고발인 운동을 하려고 한다. 대표 고발인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재난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대단히 미흡했다”며 “말단 공무원만 처벌해 같은 유형의 참사 반복되는 걸 지난 5년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조위는 조사는 할 수 있지만 수사를 할 수 없다. 황교안의 세월호 수사방해도 확인을 못하고 있다”며 특별 수사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 공동대표는 황교안 대표에 대해 “황교안은 박근혜 정권 법무부 장관 당시 세월호 수사 방해한 것도 모자라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을 때는 기록물을 봉인해버렸다”며 “기록물에 세월호 관련 황교안의 범죄사실로 들어있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민주주의 위기봉착’과 ‘저항권’인데 도대체 어떻게 공부했는지 기가 차다”며 “개념조작의 달인”이라고 말했다.
“국민 허리 휘게 하는 자유한국당 해산해야”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자유한국당의 모순되는 정책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은 지난 정부까지 자행된 불공정와 불평등에 맞서 공정하고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려 하고 있다”며 “저소득층 소득을 올리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교육·주거·의료·통신 비용으로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최저임금을 올려서 나라가 망했다는 가짜뉴스를 퍼트리면서도, 소상공인을 위해 카드수수료 낮추려고 하면 벌떼처럼 나와 막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외에도 전월세 상한제와 의료 건전성 강화, 통신비 인하, 금융기관 예대 마진 인하 정책을 자유한국당이 막고 있다며 “허리 펴고 살 수 없는 세상을 살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 소장은 민주자유한국당부터 이어져 온 적폐세력을 이번에는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민정당 해체을 외쳤었는데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거쳐 자한당 해체까지 외치고 있다”며 “국민을 짓밟은 집단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만큼은 자유한국당을 반드시 해체하자”며 “다음 집회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모일 수 있도록 다시 힘 모으자”고 했다.
안 소장은 “살다살다 이렇게 나쁜 사람만 모인 집단은 처음 봤다”며 “518과 세월호를 모욕하는 집단을 몰아내지 못하면 어찌 떳떳하게 살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한국당 해산’ 청와대 국민청원 추천수는 이날 오후 9시 30분 기준으로 177만 7000명을 넘어섰다.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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