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 진천규의 통일대담] 북,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르다 | |||||||||||||||
기사입력: 2018/01/28 [00:4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북에 직접 가본 적도 없이 정확한 출처도 모르는 그런 기사들을 내는 언론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내가 직접 눈으로 본 북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지난 1월 27일, 대구에서는 “진천규, 황선의 통일이야기 <북한의 오늘과 2018년 전망>”이라는 강연이 있었다. 비영리단체 평화이음의 황선 남북교류협력위원장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 날 강연은 JTBC 뉴스룸과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진천규 재미교포 언론인 방북기가 주요 내용이었고 이야기 손님으로 대구에 사는 평양시민 김련희씨가 함께 했다.
‘진천규 황선의 통일이야기’는 먼저 진천규씨가 북의 모습들을 찍은 사진들을 소개하며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진천규씨는 2000년도에 방북했을 때와 현재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자동차가 예전에 비해 많아졌고 택시회사가 4개로 늘어난 만큼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그는 새로 건설된 미래과학자거리와 여명거리에 지어진 아파트들을 방문했는데 가구와 살림살이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는 그 곳에 입주하는 사람들이 김일성종합대학 교원, 그 아파트를 건설한 노동자들, 그 자리에 살았던 철거민들이라는 설명에 놀랐다고 한다. 특히 철거민들이 100% 다 입주를 했다는 사실은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북이 이번에 새로 내놓은 관광상품 중에 경비행기를 타고 평양시내를 돌아보는 것이 있어서 이용해 본 그는 “수도의 상공에 비행기를 띄워서 관광을 하는 나라가 과연 세계에 있을까 싶었다. 북에서는 성역이나 다름없는 금수산 기념궁전도 내려다보는 코스가 있었다.” 고 소감을 전했다.
진천규씨는 북의 배급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평양에는 교예단 공연이 매일 있는데, 예를 들어 1000명이 입장객이면 외국인 관광객은 1~2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머지 좌석은 쿠폰으로 주민들에게 배급하여 늘 자리가 꽉 차도록 해 공연 하는 사람도, 관객도 즐거울 수 있게 유도한다. 마식령 스키장도 마찬가지다. 관리인만 400명인데 손님이 없다고 놀리는 게 아니라 내국인들이 와서 스키수업을 받는 등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계속 순환을 시키고 있었다.”
황선위원장은 “우리 언론을 보면 북한 사람들이 맥주 한 잔을 마시려면 월급 몇 달치가 필요하다는 보도를 하는데, 북은 맥주도 쿠폰으로 준다.” 며 우리가 생각하는 가격의 개념과 북의 쿠폰제는 이런 차이가 있다며 덧붙여 주었다.
원산의 애육원(고아들을 국가가 직접 보육하는 곳)을 방문한 일화도 들려주었는데 교육, 놀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의료시설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했다. 치과치료를 받는 아이들을 위해 침대에 누우면 시선이 보이는 곳에 태블릿 PC를 설치하여 만화영화를 보여주는 등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이에 대해 김련희씨는 “애육원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라는 국가의 정책 때문에 예전부터 죽 있어왔던 것이다.” 라고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선수들이 공동훈련을 하기로 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스키주로가 10개이며 가장 긴 주로는 5킬로미터가 넘는 마식령 스키장은 동시에 350명이 숙박을 할 수 있으며 스키만 타는 내장객을 하루 20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국제적 수준의 스키장이라고 소개했다. 외국인과 내국인의 요금이 다르며 외국인 기준으로 스위트룸이 1박에 450달러, 스키장비를 빌리고 리프트를 이용하는 금액은 100달러라고 한다.
진천규씨는 “한국의 언론사들이 과연 마식령스키장에서 스키훈련이 가능할지, 리프트가 작동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기사가 나왔었는데 내가 눈으로 직접 본 바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출처도 알 수 없는 그런 식의 보도가 답답하다. 기자들이 너무 무책임하게 기사를 쓰는데,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 라고 하며 북은 무조건 못 살고 허름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황선위원장은 마식령스키장 건설에 어린이가 동원되었다며 아동착취의 현장에 우리 선수들을 보내 훈련을 시킬 수 없다는 종편의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마식령스키장 건설에 참여한 군인들의 노동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전시된 곳이 있다. 전 과정을 사진으로 남겨놓았는데 아이들이 동원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고 답했다.
이에 대해서는 김련희씨는 “마식령스키장 건설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북에서는 어린이들도 나라의 건축물은 결국 우리가 누리는 것이니까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봉사활동의 개념으로 참여를 하는데, 우리 딸도 예전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고 말했다. 그녀의 딸은 현재 북에서 요리사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질문순서가 되자 참가자들은 남북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겠는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한 세 사람의 발언을 싣는다.
먼저 진천규씨는 “북 당국자로부터 여종업원 12명의 부모들이 어떤 심정일지 알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아직 생사여부도 알 수 없는 12명의 여종업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핵 폐기, 제재, 이산가족, 이런 사안으로는 절대 북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이음의 황선위원장은 “미국에서는 올림픽이 끝나면 키리졸브 훈련을 바로 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평화올림픽의 분위기가 남북화해와 통일로 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 그러나 이 평화올림픽은 누구의 강압이나 제안이 아닌 우리민족의 역량으로 이루어진 장이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의지를 가지고 노력한다면 좋은 전망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평양시민 김련희씨는 “ 북에서는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남조선은 형제고 동포가 언젠가는 같이 살아야 할 가족이라고 교육받는다. 남조선의 풀 한 포기 자갈 하나 다치지 말고 통일을 해야 한다고 배운다. 가족이 함께 사는데 이런저런 계산을 할 필요가 있는가. 북맹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단절된 시간 동안 왜곡된 정보로 인해 북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와 적개심이 학습되어 있다.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이제 평창동계올림픽이 계기가 되어 남과 북이 끊어졌던 교류가 다시 시작된다면 북에 대해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바람을 밝혔다.
2018년 연초부터 남북관계의 물꼬가 열렸다. 하지만 이 물꼬가 더 큰 물줄기가 되기 위해서는 남과 북 모두, 있는 그대로 서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평창 올림픽에 북의 선수단을 비롯해 많은 북의 동포들이 남측에 온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민족의 동질성을 높이고, 남북의 차이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황선, 진천규 기자의 통일대담은 앞으로도 부산, 광주, 수원 등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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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7일 토요일
[황선, 진천규의 통일대담] 북,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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