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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2일 월요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父 “우리 애기를 내 손으로 서서히…” 절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父 “우리 애기를 내 손으로 서서히…” 절규“세월호부터 가습기 살균제까지.. 국가가 기업 이롭게 하려다 국민 죽인 사건”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의 아타 사프달 대표가 ‘살인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피해자와 유가족 등은 검찰 수사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회적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 사프달 대표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 모두를 대표해 사과한다”며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옥시 영국본사 수사 보류 논란…“CEO등 8명 고발, 다국적기업 단죄해야”>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유가족 연대)는 “옥시는 지난 5년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하다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야 기자회견 형식의 사과를 내놨다”며 “유가족 연대는 이 같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날 유가족 연대 최승운 대표는 “제 애기가 만 1살 먹고 병원에 입원해서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8개월 만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검찰 수사 면피용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옥시는)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서 ‘당신들이 당신 자식을 죽인 게 아니다, 죄송하다. 당신 자식을 죽인 건 우리다, 옥시다’라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서 눈물이 고인 채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면서 “저희가요. 애기 한번 잘 키워보려고 매일매일 가습기에다가.. 우리 애기들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서서히 죽였어요. 그거 아십니까. 단순한 사고가 아닙니다”라며 “여러분과 같이 저도 평범한 아빠였어요. 저희가 서서히 제 자식을 죽인 겁니다. 이런 상황을 아직도 인지를 못해요 저 옥시는.. ”이라고 절규했다.
그는 언론에 “진지하게 부탁한다”며 “악덕 살인기업이 대한민국에서 없어질 때까지 노력해주시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살인기업 처벌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폐암을 앓고 있는 윤정애 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윤씨는 “국민적 공분 속에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할인매장에서 (아직도)옥시 판촉행사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국민들에게 “옥시 제품이 포함된 판촉행사를 하는 대형할인점이 있다면 항의해주시고 그런 곳에서의 물품구매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며, 언론들에게 옥시 제품 광고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옥시 기자회견에 대한 피해자와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 윤정애 씨가 기자회견 중 흘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옥시가 5년 만에 뒤늦게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SNS상에서는 옥시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목소리뿐 아니라 ‘국가 책임론’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철승 변호사(법무법인 더펌)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쫓겨나지 않고, 가습기 세정제 참사에도 불구하고 제조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돈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1528명이며, 사망자는 23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옥시 제품으로 인한 사망자는 103명으로 집계, 이는 사망자의 70%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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