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이 끝내 추악한 마각을 드러냈다. 북측의 위성 발사를 빌미로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거듭되는 민주 침탈과 평화 파괴를 두 눈 멀쩡히 뜬 채 속수무책으로 보아야 하는 심정이 참담하다. 민족의 명절 설날에 들어야 하는 소식으로는 태어나고 나서 최악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우리는 왜 이토록 황당한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오늘의 이 사태를 ‘박근혜 정권의 무지와 무능’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는데,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박 정권은 결코 무지, 무능하지 않다. 나는 정작 무지 무능한 것은, 정동영을 포함한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라는 이름의 보수 야권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권은 애초부터 정통성이 없었다. 왜냐하면 부정선거로 권력을 훔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의 야권은 박 정권의 정통성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자 민중들이 이에 저항하여 박 정권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그때가 2013년 여름이었다. 그러나 때맞춰 터뜨린 통합진보당 ‘내란음모사건’으로 박 정권은 위기를 넘겼다. 이때도 역시 야당은 박 정권 손을 들어 주었다. 이것은 언론과 지식인들도 다르지 않았다.
박근혜는 이미 지난 1월 13일 개성공단을 대북제재용으로 이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사실 북측의 핵실험과 위성발사는 정확한 시점을 짚을 수 없었을 뿐이지, 예정되어 있던 것이나 다름없다. 박 정권은 언제나 ‘다가오고 있는 총선과 멀리 있지 않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내란음모 때 거둔 100%의 승리로 인해, 박 정권은 그 어떤 문제도 종북과 연결시키면 ‘필살의 무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놀랍게도 종북이라고만 하면 야당은 언제나 혀를 깨물어 ‘짖지 못하는 개’가 된 것처럼 잠잠했다. 이미 종북에 길들여진 야당은 종북이 아닌 다른 문제에도 영영 짖지 못하는 장애견이 되고 말았다.
‘남북관계를 최대한 긴장시키자’, 이것이 박 정권의 선거 전략이다. 이것은 그들의 장기집권 욕망과도 직결된다. 북이 위성을 발사하자 야당 대표라는 김종인은 ‘북의 궤멸’을 입에 올렸다. 그리고 야당 의원 전원이 ‘대북 규탄 결의안’에 찬표를 던졌다. 말 그대로 자기 스스로 ‘짖지 못하는 개’임을 고백한 것이다. 그리해 놓고 나서는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다니까 야당 시늉을 내기 위해 반대하는 척하는 멘트를 날리고 있다.
박 정권은 최소한 두 가지를 알고 있다. ‘북은 동족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야당은 ‘짖지 못하는 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금지된 장난을 최대한도로 하는 것이고, 여기에 ‘짖지 못하는 개’가 협조해 주기 때문에, 게다가 적지 않은 인구의 ‘짖지 못하는 개의 빠’들이 동조 아니면 침묵으로 변화해 주기 때문에, 자기들은 언제나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박 정권은 무지, 무능하지 않다. 무지, 무능한 것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다. 야당부터 갈아엎지 않고서는 정권교체 영영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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