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김어준의 파파이스#61] 국정원 자살사건의 미스테리#2”에서 김어준 씨는 국정원 해킹사건 관련 자살한 것으로 보도된 임모과장이 사실은 자살을 가장한 연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방송 앞부분에서 김어준 씨는 국정원 직원의 마티즈 차량 녹색 번호판이 하얗게 보이는 경찰 실험을 정밀 분석한 결과 조작의 흔적이 역력하다면서 굳이 이렇게 애써 하얗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애쓰지 말고 근처 다른 화질 좋은 감시카메라의 영상을 공개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녹색이 하얗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몸부림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 정확하게 재현 실험을 하려면 모든 번호판이 흰색이로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 경찰이 공개한 흰색 표지판에 검은색 글씨 그리고 범퍼가드가 보이지 않는 영상이 나올 수 있는지 실험으로 보여주어야 하는데 경찰이 공개한 영상은 번호판과 글씨가 모두 다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었고 심지어 버스정류장의 녹색마저도 흰색으로 변색되어 나타는 것이었다. 다만 범퍼보호대는 또 선명히 보였다. 그래서 녹색을 흰색으로 의도적으로 보이게 조작한 실험이 아닌가 누구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이나 국정원에서 뭘 하나 공개하면 할수록 의혹이 더욱 늘어만 가는 형국이다.
이어 방송에서 김어준 씨는 지난 회에서는 자살극 유도를 통한 타살설 가능성을 지적했었는데 1주일 동안 추가로 확보한 여러 자료를 검토한 결과 해킹사건을 덮고 가기 위한 꼬리자르기식 타살이었다면 가족들이 지금처럼 그렇게 국정원에 협조적으로 나올 수가 없고 임모 과장의 부인의 신고 과정에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이 아주 많아 이젠 죽은 노숙자 등의 시신을 가져다 놓고 벌인 연극이 아닌가 강하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방송에서는 정청래 국회의원이 나와 직접 담당 경찰서를 방문하여 확보한 자료 등을 공개하였으며 그런 자료를 참조하여 김어준 씨는 이런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핵심 근거는 임모 과장 부인이 전화로도 신고할 수 있고 자신 집 3분 거리에 경찰서가 있는데 굳이 더 먼 용인 동백파출소에까지 직접 가서 실종신고를 했다는 점, 임모 과장은 국정원 직원이라 신분을 밝힐 수 없었을 것이기에 40대 무직 혹은 회사원 실종으로 신고했을 텐데 가출 5시간만에 실종신고를 했다고 해서 소방서에서 바로 출동한 점, 그 출동한 소방서가 담당 용인소방서가 아니라 최고 상급기관인 경기도 소방본부에서 직접 출동했다는 점, 사건현장에 소방관들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무전기를 끄고 기록에 남지 않는 휴대전화(소방관들 은어로 거미줄)로 계속 통화한 점, 국정원의 MDM시스템으로 국정원 직원들의 모든 휴대전화는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하기에 자살 사건 당시 임모 과장의 휴대전화가 켜져 있어 국정원이 얼마든지 직접 가서 일을 처리할 수 있었고 실제 국정원 요원이 현장에 출동했는데도 부인에게 시켜 실종신고를 하게 하고 소방서를 출동시키고 난리 법석을 피운 점 등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점들이 너무나 많은 사건이라는 것이 김어준 씨의 지적이었다.
특히 결정적으로는 임모 과장 부인이 경찰 112에 실종신고를 한지 3분만에 신고 취소 전화를 하고 다시 약 5분 뒤에 “경찰이 취소접수가 안 되었다고 한다. 꼭 취소해 달라”며 재차 신고 취소 전화를 112에 걸었다. 취소 접수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알려주는 경찰은 없다. 아마 실종신고를 하라고 부인에게 지시했던 국정원을 부인은 경찰이라고 지칭했을 것이다.
그 후 약 15분 뒤에 부인은 다시 112에 전화를 해서 실종신고를 또 다시 접수하면서 위치추적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이런 부인의 행동은 납득이 되지 않는 비정상이다. 특히 신고 접수를 국정원 본부에서 부인에게 지시했다고 이미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이 모든 납득이 안 되는 행동도 국정원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어준 씨는 소방관들과 달리 경찰들은 현장에서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얼굴 조회가 가능한 장비를 가지고 있어서 소방관보다 먼저 오면 안 될 상황이 아니었겠는가 생각이 든다며 바로 차량의 시신과 실제 임모 과장이 다른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국정원 직접 임모 과장이 자살하면서 삭제한 50여건의 문서를 복원했더니 국내사찰은 없고 대북사찰과 장비 실험 가동 등 전혀 문제가 없는 내용이었다고 최근 밝혔는데 그렇게 아무 문제가 없는 활동을 해놓고 왜 그것을 삭제하고 또 자살까지 하겠냐며 국정원 자체의 발표만 봐도 이번 자살 사건은 도대체 단 한 구석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김어준 씨는 강조하였다.
사실 임모 과장 장례식도 완전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발인 당시 언론에 공개된 영상 중에서 통곡하는 가족은 임모 과장 어머니가 유일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직접 보지는 못했을 것이기에 자살이라고 믿고서 그렇게 통곡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후 어머니에게도 사실을 알리면 아들에 대한 보호본능을 가지고 있는 어머니는 무덤까지 그 비밀을 가져갈 것은 자명하다.
국정원 조직운영을 놓고 봐도 죽은 것으로 알려진 요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기에 김어준 씨의 추론이 과도한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본지에서도 사건 초기부터 자살 위장설을 강하게 의심했었다. 국정원 직원의 얼굴은 비밀이기 때문에 절대로 공개하지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들 일부가 직접 시신 사진을 봤다고 하지만 그게 실제 임모 과장인지 무슨 수로 확인한단 말인가. 모든 게 다 비밀인 국정원 요원인데...
자살 위장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 국정원은 심각한 사기 저하에 빠질 것이다. 심리적 압박을 가해 자살을 유도했건, 자살극 연출로 타살을 했건 국정원 직원들은 그 사실을 알게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이 그런 조직에 몸을 바쳐 일하고 싶겠는가. 국가의 비밀을 다루는 비밀요원들이 조직을 믿지 못하는 순간 콩가루가 될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모사드 등 비밀정보기관에서는 요원들의 안전을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며 만약 자국 요원이 테러라도 당하면 끝끝내 찾아내어 100배로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국정원이 설마 해킹 사건을 덮기 위해 직원을 죽음으로 내몰기까지 했겠는가 싶다. 아무래도 자살극을 연출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한겨레TV의 추리는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대선 국정원 댓글 작업을 했던 여성 직원문제만 봐도 국정원은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유우성씨 간첩조작사건도 결국 한 국정원 간부의 자살기도로 수사를 더 이상 확대하지 못했고 대부분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난 것만 봐도 국정원이 명백하게 잘못한 직원들까지 보호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만 죽음으로 낸 몬다는 것이 좀 이상하지 않는가.
물론 범법행위를 한 직원까지 무조건 감싸는 것은 옳지 않다. 국정원이 직원들을 보호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런 범죄행위까지 감싸고 돈다면 국법질서가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해킹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극악한 독재정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실제 이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한 대부분의 나라가 독재정치로 국민들을 억압하고 있는 저질 나라들이었다. 그런 나라에 한국이 끼었다는 점에서 국정원은 정말 쪽팔리는 짓을 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젠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정말 요즘 우리 국정원이 하는 일을 보면 창피해서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아래 직원들을 희생양 삼아서 국면전환이나 꾀할 생각을 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국정원이 아예 정치에서 손을 떼고 진정한 국가 안보 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국정원 고위간부들이 결단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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