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오전 7시 40분께 경기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육군 모부대 소속 장병들이 수색작전을 하던 중 폭발물이 터져 김아무개·하아무개 하사 등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쳐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훈련중인 장병들. | |
ⓒ 연합뉴스 |
[기사 보강 : 9일 오후 7시 28분]
최근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중 폭발해 국군에 피해를 입힌 지뢰가 북한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제의 지뢰는 국군 수색로에 매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이 맡고 있는 DMZ 경계가 사실상 뚫려 있다는 이야기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9일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소재 육군 1사단 수색대대에서 DMZ 수색작전 중 폭발된 지뢰는 우리 측 M14 대인지뢰가 아닌 북측의 목함지뢰"라면서 "유실이 아닌 매설된 것이며, UN군 사령부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뢰 폭발 직후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던 사고 경위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군은 "최근 폭우로 (우리 쪽) 지뢰가 유실돼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 9일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갈무리. 김 의원은 이 글에서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소재 육군 1사단 수색대대에서 DMZ 수색작전 중 폭발된 지뢰는 우리 측지뢰가 아닌 북측의 목함지뢰"라고 밝혔다. | |
ⓒ 김광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김 의원은 "어떻게 병사들이 자주 다니는 국군 수색로에 북측의 지뢰가 매설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라면서 "DMZ 내 정상적인 경계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유실이 아닌 매설에 의한 것이라면 경계가 완전히 뚫려있는 상황이고 지뢰가 한 개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라면서 "지뢰가 더 매설돼 있는지도 조사하고, 군은 이런 상황을 언제 인지한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DMZ 상황이 어찌돌아가는 것인지 (궁금하다)"라면서 "국방부가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사실 규명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DMZ 경계 실패 의미... 더 매설된 지뢰 있는지 수색해야"
▲ 2010년 8월 인천 강화 교동도에서 발견된 북한 목함지뢰 사진. | |
ⓒ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제공 |
지뢰 전문가들은 사건 초기부터 이번에 터진 지뢰가 북한제 목함지뢰일 것이라고 예견해왔다. 한 발의 지뢰 폭발로 두 명의 부사관이 무릎 아래까지 손상될 만큼 다쳤는데 현재 운용되고 있는 지뢰 중 이렇게 폭발력이 큰 것은 목함지뢰뿐이라는 것이다.
한국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은 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쓰는 M14 대인지뢰는 밟으면 발목 아래 뼈가 잘게 으스러진다"라면서 "뼈가 으스러진 상태로 두면 불수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발목을 절단하는 게 이 지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M14 대인지뢰를 밟아서는 광범위한 하퇴부 손상이 생길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이번 사건을 두고 "해당지역 경계작전의 실패를 의미할 수 있다"라는 분석도 내놨다. 국군은 DMZ 수색 정찰할 때 정해진 루트를 따라 움직이는데, 그 지역에서 목함지뢰에 당했다면 침투해서 지뢰를 묻어놓고 간 것을 몰랐다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는 "해당 수색로에 지뢰를 한 개만 매설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추가 수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6월 북한군이 전 전선의 군사분계선(MDL) 부근에서 수상한 작업을 하는 것을 포착하고 해당 부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몇 년간 국군은 최전방 감시 태세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지난 2012년에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전사가 우리 군 소초(GP) 문을 두드리는 '노크 귀순' 사건이 있었고, 올해 6월에는 탈북 병사가 GP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대기했다가 귀순 의사를 밝히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