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관계 대회전의 징후인가?
<분석과전망>군사충돌 위험성, 지뢰폭발사건과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
팽팽하게 긴장되어있는 한반도 정세가 폭발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 사건을 그 결정적 계기로 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강화되는 한미합동군사 훈련 역시 한반도 위기 정세의 한 복판을 구성하고 있다.
지뢰폭발사건
4일 발생한 지뢰폭발사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도발로 규정했다.
"김정은 지시에 의한 도발로 인식한다"
한 장관이 12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서 한 말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에게 과녁을 정확히 맞추고 있는 셈이다.
한 장관은 도발의 목적에 대해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천안함 사건을 언급하면서 "과거 도발 주체를 알 수 없는 도발을 하면서 누가 했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그런 의도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것이다.
지뢰폭발사건에 대한 한 장관은 북한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심리전 확대 재개가 먼저 나왔다.
한 장관은 국회에 나와 전방 4곳에서 확성기 방송을 하고 있다며 "전면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성능을 강화한 이동식 확성기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날로그 방식인 기존 이동식 확성기와 달리 신형 이동식 확성기는 디지털 방식이라 음향 출력이 훨씬 뛰어나다.
한 장관은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심리전 확대는 아울러 음향 뿐만 아니라 영상까지도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철거했던 전광판을 다시 설치해 가동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군 당국은 대북 사이버전 또한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한층 확대되고 강화되는 심리전이다. 그동안 남북관계를 긴장케 했던 반북단체들이 벌이는 대북전단살포와는 격도 급도 다르다.
한 장관은 비무장지대(DMZ)의 작전을 공세적으로 바꾸는 조치도 취했다.
"적이 도발해오면 GP장 판단 하에 주저함 없이 자신감을 갖고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라"
10일 지뢰폭발 사고가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소초(GP)를 방문한 한 장관은 그렇게 지시를 내렸다.
‘주저함 없이’라는 표현이 단연 돋보인다. 북한군이 MDL(군사분계선)을 넘을 경우 기존 작전 개념은 저지를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경고방송’ 후 ‘경고사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 장관의 이 지시는 비무장지대(DMZ) 수색·정찰작전 개념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경고방송도 경고사격도 필요 없이 즉, 주저함이 없이 바로 조준사격하라는 것이었다.
한 장관은 이를 DMZ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격멸작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격멸작전은 조준사격을 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DMZ 수색·정찰 작전 횟수는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되며 수색·정찰 장소와 시간은 북한군이 알 수 없도록 불규칙적으로 운영되게 된다.
지뢰폭발사건을 계기로 취해지는 우리정부의 이러한 심리전 확대와 DMZ 군사작전 변화가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은 거의 필연이다.
정부가 2010년 5·24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침을 발표했을 때 북한은 방송 시설에 대한 '조준사격' 위협을 했었다. 북한의 조준타격 위협은 반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에 대한 것으로도 이어졌다. 반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행위는 지난해 실제로 타격을 받기도 했었다.
북한의 확성기 타격과 관련 군 당국은 북한군 특수부대 요원이 몰래 숨어들어와 확성기를 향해 RPG-7 대전차로켓포 등을 쏘게 될 것이라고 상정까지 해두고 있는 상태다.
현재 군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전방지역에 이미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A급)가 발령시켜놓고 있는 이유다.
미국의 한미합동군사훈련 강화
지뢰폭발사건을 계기로 남북 간의 무력충돌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에서 간과해서는 않되는 것이 있다. 미국의 군사훈련이 날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미국이 한국에서 12일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을 벌였다. 경기도 포천 육군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다. 군 당국 발표에 따르면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은 최신 무기를 동원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다지는 훈련이다.
이달 말까지 총 4차례 진행 된다. 횟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다. 통합화력 격멸훈련은 1977년 6월부터 시작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다. 그런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실시된 횟수는 7차례에 불과하다.
훈련 규모 역시 역대 최대다. 한미 양국 군의 47개 부대 병력 2천여명이 참가하며 우리 군의K-2 전차, K-21 장갑차, 수리온 헬기, FA-50 전투기, 다연장로켓(MLRS) 등 최신무기와 주한미군의 브래들리 장갑차, 팔라딘 자주포, 아파치 헬기, A-10 폭격기가 투입되는 것이다.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은 17일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 실시로 한층 더 강화되게 된다.
‘무자비한 불소나기’ 그리고 미국의 적대정책 전환에 대한 공격
북한은 가만 있지 않았다.
"미제와 괴뢰 호전광들이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도발행위에 미쳐 날뛰고 있다"
'2015 통합화력 격멸훈련'에 대해 북한이 하고 있는 말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미제와 남조선 괴뢰 호전광들 최전연 일대에서 도발적인 북침전쟁연습에 광분'이라는 논평에서 그렇게 한미양국을 비난했다.
UFG에 대한 비난은 한층 더 강했다.
북한은 1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서는 "미국과 괴뢰역적패당은 이번 연습에 참가하는 모든 침략무력뿐 아니라 백악관과 청와대를 포함한 침략과 도발의 본거지들이 우리 혁명무력의 강위력한 최첨단 초정밀 화력타격수단들의 조준경 안에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조평통은 ‘무자비한 소나기’를 언급했다. "1950년대와는 달리 지금 우리에게는 미국이 원하는 그 어떤 전쟁방식에도 다 상대해줄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이 있다"면서 "만일 미국과 괴뢰패당이 기어이 선불질을 한다면 빈말을 모르는 백두산 혁명강군은 무자비한 소나기로 도발자·침략자들에게 선군조선의 본때를 단호히 보여줄 것"이라고 한 것이다.
북한은 외무성도 내세웠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를 요구하며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이익까지 위협당하면서 미국의 대조선정책 전환을 무한정 기다리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핵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고 한 것이다.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에 대해 선제적인 조치로 맞선다는 것을 의미해준다.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4차핵시험과 연동되는 대목이다.
북한의 대응은 현재까지는 일단 말에 그쳐있다. 하지만 우리정부의 강경대응 그리고 미국의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물리적으로 반응을 하게 된다면 군사충돌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되고 만다.
특히 지뢰폭발사건과 관련해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응이 없지만 이에 대한 대응은 곧바로 군사충돌의 불씨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단순히 긴장이 아니라 전쟁전야의 위기와 흡사한 정세다. 아울러 북미대결전의 전반 정세는 지금의 한반도 위기가 이후 어떻게 변화하든 전반적으로는 북미관계의 대회전의 내용으로 될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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